지난 8월,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텍사스 해안을 초토화시켰다. 또 9월에는 태풍 어마(Irma)는 카리브해의 여러 국가를 거쳐 플로리다를 휩쓸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물로 가득한 거리와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로 가득한 체육관 등의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 주었다.
하지만 그렉 애봇(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는 그런 참혹한 장면들은 향후 수 년간 지속될 경제적 고난의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우리는 이제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보편적인 것이 될 것 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 지역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의 자연재해를 통해 배울 것이 있다면, 재해 복구의 열쇠는 바로 얼마나 신속히 전력을 복구해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을 강타했을 때, 뉴욕은 해수에 의해 침수되어 뉴욕 맨해튼과 해변가 마을에 전력이 끊기면서 복구에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고, 허리케인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전력망을 포함해 여러 인프라가 입은 피해 때문에, 샌디로 인한 장기적인 경제적 손실이 두 배가 되었다는 추측도 있다.

허리케인 샌디때문에 맨해튼 일부 지역이 수 일 간 정전을 겪어야 했다. (사진: Getty Images)
문제는 여러 지자체들이 자연재해를 대비하는 방법에 있다. 일반적인 재해 대책은 갈 곳을 잃은 피난민에 대피소를 마련하거나, 고장난 전력망을 수리하는 등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는, 주로 피해 복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력망이나 수도 등 기본적인 그리드의 회복력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즉, 재해 대비라는 측면에서, 재해가 발생해도 우회 회로에서 전력을 공급하거나 신속히 복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 진 것이다.
그리드 회복력이 중요하다
엘리엇 아시마코풀로스(Eliot Assimakopoulos) GE그리드솔루션(GE Grid Solutions)의 마이크로 그리드 세일즈 리더는 이러한 접근법을 ‘회복력 마스터 플랜(Master Resiliency Planning)’이라고 부른다. 전력 시스템을 예로 들자면, 자가 회복 그리드(Self-healing Grid)는 회복력 마스터 플랜 중 하나의 솔루션으로, 전력망에서 고장난 부분을 인지하여 격리시킨 뒤 다른 부분에서 전력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다.
GE는 자가 복구 그리드 솔루션을 2004년부터 보스턴 지역 전력회사인 NSTAR에 제공하고 있다. NSTAR는 보스턴과 중부, 남부와 동남부 메사추세츠 주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이 지역은 기상 악화로 인해 빈번히 정전을 경험하는 지역이다. NSTAR에 제공하는 GE의 솔루션은 수 천 개의 센서와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스마트 스위치’를 사용하며, 필요에 따라 전기를 다른 곳으로 우회할 수 있어 정전을 최소화하고 정전이 발생한 경우에도 최대한 빨리 복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GE 솔루션의 효과는 2011년 열대성 태풍 아이린(Irene)이 강타했을 때 확인할 수 있었다. NSTAR가 공급하는 전력망에서 506,000 여건의 전력 차단이 발생했으나 거의 절반이 1시간 이내에 복구되었다.
아시마코풀로스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아이린이 이 지역을 강타한 뒤 전력망을 복구하는 데 평균 1주일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NSTAR의 거대한 전력망은 3일 내에 대부분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샌디가 강타했을 때도 메사추세츠에서 다시 한 번 그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약 40만 명의 고객이 정전을 겪었지만, 274,000여명이 하루 만에 다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GE는 이 기술을 배전 자동화(Distribution Automation)라고 부르는데, 규모가 큰 시스템이 전력을 분배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 그리드처럼 회복력이 강한 그리드 시스템은 배전 자동화와 반대 방향에서 전력 복구를 지원한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기존 그리드와 통합되거나 소규모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전력 시스템이다. GE는 2016년 아메레스코(Ameresco)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메인(Maine) 주 키터리(Kittery)의 포츠머스 해군 조선소(Portsmouth Naval Shipyard)에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곳 조선소에 설치된 마이크로 그리드는 500 킬로와트(kW) 배터리와 4 메가와트(MW) 예비 발전기, 10 메가와트 열병합 발전소를 사용하며,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경우에도 문제없이 조선소의 주요 작업의 지속적인 가동이 가능했다.
아메레스코(Ameresco)는 뉴욕주 에너지연구개발국(NYSERDA)이 주최하는 뉴욕 프라이즈(New York Prize)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뉴욕주 내 11개 도시에서의 마이크로 그리드 실현 가능성 계획 구축을 지원했다. 그 11개 지역 중 한 곳이 브롱스(Bronx)의 헌츠 포인트(Hunts Point) 시장이다.
헌츠 포인트 시장은 세계 최대 식품 유통처 중 한 곳으로, 뉴욕시로 공급되는 식품의 60%, 육류의 50%가 거쳐가는 곳이다.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허리케인 샌디가 강타했을 때 이곳 역시 재해 대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전력이 끊길 경우 수 톤에 달하는 식품은 모두 상할 것이고 뉴욕 내 식품 유통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며, 따라서 수 백만의 사람들이 음식을 구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 그리드를 적용한 뒤 헌츠 포인트 시장은 대규모 정전사태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계속 할 수 있었다.

허리케인 샌디가 강타한 뒤 헌츠 포인트 시장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었다면 뉴욕의 식품 유통에 큰 차질이 발생했을 것이다. 잠재적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GE는 헌츠 포인트에의 효율적인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비상 상황에도 평상시처럼 운영될 수 있도록 회복력이 강한 시스템을 구축한 수많은 사례 중 일부이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에너지 생산 및 활용 방식을 현대화함으로써 기존 전력 인프라의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이 개념은 생산성은 제고시키되 환경적 영향은 최소화하고자 하는 GE의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아시마코풀로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의 전력 활용은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GE에서 구축하고자 하는 마이크로 그리드 플랜을 통해 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전력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효율적인 분산 발전과 마이크로 그리드를 배치하게 되면, 헌츠 포인트 근처 주택을 포함한 지역 사회도 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즉, 정전시에는 헌츠 포인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NYSERDA는 뉴욕 프라이즈 프로그램을 2단계로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그 중 4건은 GE가 설계를 지원한다. 이미 제안 되었던 마이크로 그리드 운영 계획에 대해, 보다 상세한 설계 계획이 구축될 예정이며, 2018년에는 여름에는 2단계가 완료되고 연말에 최종 우승팀이 선정될 예정이다.
결국 전력 설비의 회복(Resilience)은 것은 정전 사태가 예측되는 경우에도 지역에서 평상시처럼 비즈니스가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신속히 복구될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을 만드는 것이 바로 GE의 임무입니다.” 아시마코풀로스는 이렇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