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이디어는 날마다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은 혁신을 통해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창의력이 촉발되어 새롭고 역동적인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과거의 비즈니스는 새롭게 구성된다. 지금 우리는 이런 변화의 정점에 서 있다. 가상현실 기술(Virtual Reality, VR)은 그런 변화를 이끌고 있는 첨단 기술 중 하나이다.
가상현실은 많은 이들의 편견과는 달리, 단순히 특정 산업이나 과학 연구에만 영향을 주는 기술이 아니다. 이 기술은 우리 사회의 모든 곳, 즉 수술 준비부터 우주여행까지 크고 작은 일상을 변화시킨다.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을 용기 있게 시도하면,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할 아이디어와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가상현실은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산업 현장을 혁신적으로 바꾸게 된다. 가상현실 기술을 개발중인 전문가들을 만나 새롭게 그려질 미래의 몇몇 산업 현장을 그려보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끼고
NASA 프로젝트 사이드킥이 수행되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 저작권: NASA)
머릿속을 보여주는 기술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미래의 의사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인체를 관찰할 수 있다. 의료 영상을 3차원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 덕분이다.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모든 데이터를 몰입형(immersive)으로 실감나게 볼 수 있습니다.” GE글로벌리서치에서 바이오메디컬 영상분석을 담당하는 산딥 굽타(Sandeep Gupta)의 말이다. 그는 의사가 가상현실 기술로 환자의 뇌를 볼 수 있는 초기 단계 테스트를 몇몇 병원과 함께 진행 중이다.
가상현실 기술은 환자의 치료 성과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의료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스탠포드 대학교 의료센터 연구진은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으로 수술 준비 시간을 40% 단축시키고, 수술 정확도를 10%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 작업자에게 새로운 능력을
공장이나 석유 및 가스 산업 현장에서 숙련기술자들은 가상현실 기술 덕분에,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줄 수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는다. 스마트 장갑, 헬멧, 안경, 시계 등 산업용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근로자들은 산업인터넷과 연결된 센서를 통해 기기와 소통하며,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심지어 일어날 수 있는 문제까지 예측 할 수 있다.
“인간의 실수가 단순히 이익과 손실 정도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오가는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는 것을 목격해왔습니다. 앞으로 4D 기술은 신입 직원 교육부터 최첨단 기계의 조립까지 모든 산업 현장 프로세스를 현격히 개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크리(Daqri) 사의 앤디 로워리(Andy Lowery)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대크리 사는 산업 어플리케이션용 스마트 헬멧을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워커 임파워러(Worker Empowerer)” 즉 작업자에게 능력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별명을 가진 이 헬멧에는 카메라와 센서, 투명한 챙이 붙어 있다. 이 투명 챙은 작업자의 시야에 보이는 물체 위에 데이터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가상현실과 산업인터넷이 적용된 산업용 웨어러블 기기가 미래의 산업을 새롭게 쓰는 것이다.
협업은 우주에서도 계속된다
우주야말로 가상현실 기술의 진정한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곳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는 우주 비행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홀로렌즈(HoloLens)를 사용하여 지상 통제팀과 복합현실(Mixed-Reality) 상호작용을 테스트 중이다.
우주비행사들은 휴스턴(NASA존슨우주센터)에서 음성으로 내리는 명령에 의존하는 대신, 이제 전문가 가이드를 참조하여, 우주에서 직접 수리 방법을 찾고 특정 실험 수행방법을 알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의사 소통으로 인한 오류 발생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렇게 가상현실이 적용된 기기는 비행사와 상호작용하고 있는 물체 위로, 동영상 홀로그램 일러스트레이션을 보여줄 수 있다. 덕분에 소통이 지연되어 머나먼 우주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어지고 있다.
“홀로렌즈를 포함해 가상현실 및 복합현실 기기는 향후 탐험을 도와줄 최첨단 기기이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매우 중요한 과학 실험을 진행하는 연구진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능력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워싱턴 소재 미국 항공우주국 ISS 프로그램의 샘 사이메미(Sam Scimemi) 이사는 말한다.
천문학적인 거리와 극한의 운영 환경을 고려한다면, 우주는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되는 최전선이 될 것이다.
현장 밖에서도 직업 훈련을
일찍이 가상현실이 게임 산업에서 이룬 성공을 떠올려 본다면, 회사의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 기술이 가장 크게 주목을 받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가령 인턴 실습 프로그램에 가상현실을 적용하면, 산업 기업은 업무 재배치에 따른 비용 추가나 실패에 대한 염려 없이 신입 직원들에게 자신이 앞으로 일하게 될 작업 현장을 가상으로 미리 경험하게 해줄 수 있다.
보쉬(Bosch) 사의 엔지니어들은 자동차 기술자에게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의 수리 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가상현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기술자를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교육함으로써, 보쉬는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바로 기업의 이익으로 직결된다. 보쉬는 오는 2017년까지 GDI 기술에서 5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의 직업 훈련 방식은 천편일률적이었습니다. 영영 변하지 않을 것 같았죠.” 훈련 교육의 미래는 무엇이며, 어떤 도구를 활용해 교육생에게 다가가야 할까요?” 보쉬의 롭 대로(Rob Darrow) 전략 프로젝트 매니저의 말이다. ”
가상현실은 우리가 이제까지 절대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곳, 즉 미래로 데려가는 능력이 있다. 이 기술이 어떻게 산업 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 삶을 개선시킬지는 아직 모른다. 우리는 이제 그 첫걸음을 디뎠다. 미래는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