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발달 덕분에 사람들은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걸까? 가끔은 항공기의 디자인이 너무 인위적이고 딱딱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오곤 한다. 새처럼 날개를 펄럭이며 아름답게 공기 속을 가르는 항공기는 만들 수 없는 것일까?
그런데 첨단기술과 신소재의 발전 덕분에 이런 바람이 이뤄질 날도 머지 않은 듯하다. 미래의 항공기들은 마치 새의 날개 같은 날개를 가지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때가 되면 항공기 승객들은 새를 타고 날아가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FlexSys
여행 중 항공기 날개 근처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면 항공기 날개가 그냥 고정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이착륙시에 상당히 변화가 심하다. 항공기의 원리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런 광경도 충분히 흥미롭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미래에는 비틀리고 구부러진 형상의 항공기 날개가 자연스레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눈에 익숙한 항공기 날개의 플랩(Flap)이 그때엔 투박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미래의 항공기 날개는 형태가 수시로 변하는 표면으로 바뀔 것이다. 플랩과 날개 사이의 틈은 메워지며 개방형 이음부 구조를 갖게 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무게와 항력이 줄어들고, 동시에 공기역학적 성능과 연료 효율이 좋아진다.
ACTE 프로젝트, 항공기 날개 기술의 혁신
적응형 트레일링 에지(Adaptive Compliant Trailing Edge, ACTE) 프로젝트라는 아이디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공군연구소에서 드디어 실제 실험 단계에 접어들었다. 두 기관은 플렉스포일(FlexFoil)이라 불리는 항공기 날개의 합동 시험을 진행했다.
몇 차례 실험실 테스트와 시뮬레이션 끝에, 18피트(약 5.5m) 길이의 플렉스포일 2개를 걸프스트림3(Gulfstream III) 비즈니스 제트 항공기에 장착했다. 현재는 이 플렉스포일이 실제로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처럼 작동하는지 비행 테스트 중이다.
미국 공군연구소 프로그램 매니저 피트 플릭 씨는 이런 기술 혁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설계 및 풍동 시험을 여러 차례 거듭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선했습니다. 이 기술이 항공기 효율성을 극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최종 시험에서 항공업계에 증명해야 합니다.”(링크)
광범위한 풍동 시험을 마친 후, ACTE 프로젝트의 첫 비행 시험은 날개의 설정을 고정한 후 진행되었다. 후속 테스트에서는 다양한 설정 값을 통해 실제 비행 환경에서 유연한 표면이 어떤 유용성을 가지는지 증명하게 될 것이다.
적응형 트레일링 에지의 개발사인 플렉시스(FlexSys)는 ‘적응형 트레일링 에지를 기존 항공기에 장착하면 최대 5%의 연료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처음부터 설계에 반영된다면 항공기 당 최대 12%의 연료 소모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시험 진행 결과 이착륙시 발생 소음도 40% 감소했다.
이 새로운 날개는 철, 복합소재, 티타늄 등의 전통적인 소재와 엑추에이터를 사용하는데, 부품의 윤활이 필요 없다. 플렉시스는 하나로 연결된 새로운 형상의 트레일링 에지가 최대 40도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제 항공기가 지상 이동 중에 NASA 파일럿들은 새로운 형상의 트레일링 에지를 20도까지 움직여 보였다. NASA의 발표에 따르면 첫 시험 비행 중에는 적응형 트레일링 에지 설정값이 고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후속 시험 비행에서는 플렉스포일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실제 비행 환경에서 각도가 변함에 따라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본다고 한다.
피트 플릭 씨는 “플렉스포일 기술은 오랜 숙원 사업이던 가변 날개의 공기역학적 장점을 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항공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어가 복합하지 않을 것이며 큰 구조적 변경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적응형 트레일링 에지는 향후 항공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날개의 무게가 줄어든 덕분에 항공기의 성능 향상이 가능해진 데에 더불어 엔지니어들은 플렉스포일 기술을 활용하여 날개 설계에 있어 더 큰 혁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NASA의 ACTE 프로젝트 매니저 토마스 릭니 씨는 “첫 비행은 우리 계획대로 되었습니다. 실험에서는 이 기술의 핵심적 요소들을 입증했죠. 이 기술은 미래 항공기를 더 가볍고 효율적이며 조용하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연간 수억 달러의 연료비가 절감될 것입니다.”라고 신기술의 이점을 설명한다. 이 적응형 트레일링 에지 기술은 앞으로 항공기뿐 아니라 헬리콥터의 로터, 의료장비, 산업 기계 등 더 넓은 분야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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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항공은 엔진만이 아니라 민간기 또는 군용기의 구조적인 서브시스템 설계, 개발, 생산 분야에서도 업계의 선두 기업이다. 최근에는 A350 XWB 항공기의 날개에 첨단 소재를 제공하여 아름답게 만든 바도 있다. (링크) 그 뿐만 아니라, 연료탱크, 전자제어시스템, 항공기내 전기시스템 등에도 최고의 기술 파트너로 함께 해왔다. GE항공이 기여하는 항공기의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