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매년 정례적으로 유망기술 리스트를 발표한다. 올해의 리스트에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기술은 물론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기술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 목록에 포함된 유망기술들은 미래가 아니라 바로 올해부터 개인, 기업 그리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GE리포트는 세계경제포럼 홍보팀 올리버 캔(Oliver Cann) 이사의 해설을 통해 10가지 유망기술을 독자에게 소개한다. 이하는 올리버 캔 이사의 소개를 정리한 내용이다.

그래핀 소재의 튜브. (사진 저작권: 게티 이미지)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지역사회 전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사회 의식(Socially Aware)이 있는 인공지능, 차세대 태양광발전 패널 등을 포함한 이런 획기적 기술들은 우리 인류에게 시급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도전과제를 해결할 때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기술은 사회 및 경제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규범과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공유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이 규범과 프로토콜은 기술이 인간을 위해 역할을 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의 번영에 공헌하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제레미 저건스(Jeremy Jurgens) 세계경제포럼 최고 정보 및 인터랙션 책임자(CIIO)의 말이다.
세계경제포럼의 유망기술 메타-협의회(Meta-Council)에서 편찬하고,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과 협업으로 발표한 2016년 세계 10대 유망기술 리스트는 생활을 향상시키고, 산업을 변화시키고 지구를 보호할 과학기술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유망기술에 대한 탐색 활동은 급진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기술의 개발 현황을 놓치지 않고 파악하는 데에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이런 파괴적 기술에 시의적절하게 대비할 수 있는 전문적인 분석이 가능해 집니다. 만약 우리가 이런 기술의 혜택은 누리고 위험은 회피하고자 한다면, 글로벌 공동체가 협력해서 공동 원칙에 동의해야 합니다.” IBM 최고혁신책임자이자 유망기술 메타-협의회 의장 버나드 메이어슨(Dr. Bernard Meyerson) 박사의 말이다.
유망기술 평가 과정에서 협의회 회원들이 사용한 기준 중 하나는, 각 기술이 2016년에 티핑 포인트를 맞이할 가능성이었다. 따라서 리스트에는 지난 몇 년 동안 알려져 있었으나 오늘날에 와서야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올해의 10대 유망기술을 하나씩 살펴보자.
1.나노 센서와 나노 사물인터넷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 기술로 300억 개의 기기가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인체 안에서 순환하거나 건축 자재에 내장할 수 있는 나노 센서는 오늘날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 사물인터넷과 나노 기술이 일단 연결된다면, 나노 사물인터넷은 향후 의학, 건축, 농업, 약물제조 등의 분야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2. 차세대 배터리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일이 큰 장애물이다. 최근 나트륨, 알루미늄, 아연 성분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규모 전력망이 구현되어 지역 전체에 깨끗하고 신뢰성 높은 에너지 자원을 24시간 내내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3. 블록체인
전자화폐 비트코인(Bitcoin)은 상당 부분은 분산형 전자장부로 구성되어 있다. 2015년 한해만 해도, 10억 달러 이상의 벤처자금이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되었다. 블록체인은 향후 시장과 정부가 작동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그 잠재력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이 이제 막 드러나는 중이다.
4. 2D 소재
그래핀(Graphene)은 원자 한 개 두께로 이루어진 얇은 막으로, 이런 특징을 가진 물질 중 아마 가장 널리 알려진 존재일 것이다. 그래핀 이외에도 평면 2차원 구조를 가진 물질은 또 있다. 2D 소재의 생산비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2차원 구조를 갖는 소재는 공기나 물의 여과 필터부터 차세대의 웨어러블 기기, 배터리 등에 이르는 다양한 용도에 적용이 시작되고 있다.
5. 자율주행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는 아직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전히 합법화되지는 못 했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고 환경오염을 줄이며 경제를 부흥시키고, 노인층 및 다른 사회 계층에게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은 크다. 현재 핵심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완전한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 역시 급격히 커지고 있다.
6. 인체 장기 칩 (Organs-on-chips)
살아있는 신체 장기에서 일부 세포를 떼어내어 소형 외장 메모리(USB) 크기의 칩 위에 배양함으로써, 해당 장기의 특성을 복제하게 된다. 이 칩 덕분에 연구원들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생물학적 메커니즘 양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의학 연구 및 신약 개발의 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erovskite Solar Cells)
이 새로운 태양광발전용 물질은, 전통적인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3가지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제작하기 쉽고, 사실상 어디에든 사용될 수 있으며, 더욱 효율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8. 개방형 인공지능(AI) 생태계
자연어 처리와 사회인식 알고리즘 기술 발전과 함께, 전례 없는 데이터 가용성이 결합되어 나타난, 스마트 디지털 비서는 사람의 재무상태와 건강을 파악하는 일부터 입을 옷을 골라주는 일까지 광범위한 과제를 처리해낼 수 있을 것이다.
9. 광유전학(Optogenetics)
한동안 뇌의 뉴런을 기록하기 위해 빛과 색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빛을 뇌 조직 깊숙이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는 뇌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
10. 시스템 대사 공학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 시스템 생물학, 진화공학의 발달로, 화석연료 대신 식물을 이용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좋은 품질로 생산해 낼 수 있는 기본적인 화학 물질의 종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유망기술 목록을 만들기 위해,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인 세계경제포럼 유망기술 메타-협의회는 세계경제포럼 커뮤니티의 전문가 집단에게 의뢰하여, 가장 중요한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밝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메타-협의회는 해당 기술들이 가진 잠재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술의 진보를 방해하는 투자, 규제, 공공의 이해에 존재하는 간격을 좁히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