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최신 기술에 적응해 나가는 능력이 건재하게 남아 있다.
새로운 기술은 인류가 극복할 장애물이 아니다. 인간은 행동적으로, 물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진화한다. 지난 수천 년간, 인간은 지구 위 여러 곳을 이동하며 새로운 지역의 기후와 맹수, 음식, 병원균, 경쟁이 되는 종족 같은 셀 수 없이 많은 장애물을 이겨내며 기회에 적응해왔다. 인간이란 적응하는 존재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불과 이삼백 년 전의 삶과 비교해봐도 거의 비슷한 점이 없을 정도이다. 당시 사람들의 수명은 짧았고, 긴 겨울은 끔찍하고 가혹했으며, 임산부는 생존의 위협을 겪어야 했고, 영양 결핍이 흔했으며, 예상 밖의 질병에 걸리기 쉬웠다. 즐길 여가 활동도 거의 없었다. 여러 면에서 열악하여 오늘날이라면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을 열악한 환경이었다.
감사하게도 기술 역시 발전했다.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 사람에 의해 개발된 혁신 기술은 우리 삶의 조건을 바꿔 놓은 주된 동력이다. 생존-재생산이라는 다윈주의적인 동력은 인간의 머릿속에 의외의 방식으로 구현되어왔다. 그 결과 인간은 언제나 창조하고, 발명하고, 개발하고 개선하며 발전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 아는 것처럼 인간은 석기(石器)에서 시작하여 글쓰기, 수로(水路) 제작, 인쇄 기술, 농기구 이용, 난방, 전기, 약품, 컴퓨터, 인공위성, 유전자 치료 등까지 왔다. 오늘날 인간이 성인이 될 때까지 생존해서 2세를 낳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는 항생제, 영양가 높고 풍족한 음식, 불임 치료, 제왕절개 등 인간이 만든 기술 덕분이다. 이처럼 인간의 기술은 우리의 삶을 전반적으로 더 낫게 바꾸어왔다.
기술에 적응하는 방법을 이해하다
생명공학은 비교적 최근 떠오르고 있는 분야로, 질병 치료 방식을 변화시키기 시작하였다. 리처드 닉슨이 1971년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 장기적인 치료가 실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학문 분야의 탄생이 필요할 것이라 인식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유전공학, 분자영상의학, 유전체학(Genomics), 생물지표(Biomarker), 바이오 매뉴팩처링 등 무수한 기술이 발전하며 중심이 될 만한 진보가 일어났다. 이제 암 치료는 좀 더 정밀하게 목표를 지향할 수 있게 되었고, 독성이 적어졌으며, 생명을 더 오래 연장시킬 수 있게 되었다. 희귀한 선천적 유전 돌연변이 사례의 경우, 현재 개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법으로 유럽과 중국의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 FDA에서 유전자 치료 약물을 승인한 지 30년 만에, 2014년은 신약 개발 도약의 해가 되었다.
인간의 정신은 드디어 인간의 복잡한 생명 활동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질병 치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긍정적인 전망은 자제하고, 이런 사실을 상기해보자. 인간은 일단 무엇인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감당할 만하면,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혁신을 추구해왔다. 종종 성능이나 아름다움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말이다. 성장 호르몬, EPO(조혈 호르몬), 보톡스, 라식 등은 의학의 새로운 적용 과정에서 태어났다.
다행히도, 과잉이나 실수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인간은 신기술과 더불어 진화하는 방법을 찾았다.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새로운 법률과 도덕률이 생기거나 심지어 지속적인 토론과 갈등이 발생할지라도 말이다. 소크라테스가 글쓰기의 보급을 유감으로 여겼음을 떠올려보라. 그는 글쓰기 때문에 기억술이 미래 세대에서는 상실될 것이라 믿었다. 처음 전기가 보급되었을 때, 어떤 지역에서는 그 기술을 거부했다. 19세기 러다이트 운동 당시에는 방적기가 파괴당하지 않았던가. 오늘날 교육받은 많은 사람들은 유전자 조작 작물을 악(Evil)한 것이라 생각한다. 비타민A 부족으로 인한 시각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된 ‘골든 라이스’ 같은 작물로 어린이의 시각장애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오늘날, 현대의 첨단기술이 어린이, 인간, 사회,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점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신기술에 대해 언제나 그런 토론을 해왔고,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그 신기술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았다.
변화는 어떻게 변화했나
오늘날의 변화에서 과거와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바로 속도와 규모이다.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과 다른 이들이 언급했던 것처럼, 혁신의 규모는 가속화될 것이다. 기술은 기하급수적 비율로 발전한다. 기술과 기술이 서로 점증적으로 발전하며 또 다른 발전을 이뤄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구상에 70억 인구가 살고 있는 오늘날, 신기술은 지구라는 행성은 물론이고 그곳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건 영향을 미친다. 지구온난화, 전자기기의 지속적 사용, “지나치게” 긴 수명 등의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인간의 영혼과 정신은 앞으로 도래할 기술의 물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 발전에서 주어지는 어려운 과제는 다세대, 다문화를 아우르는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정신, 신체, 행동, 우선순위, 우리 스스로와 아이들을 위한 희망 등 여러 부분에서 우리가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가 되었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인간의 상상력과 인내 덕분에 우리 자신과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시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다. 인간은 적응하고 변화하고 발전하는 존재이므로,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결국 우리는 윤리적으로, 논리적으로, 스스로의 진화 과정을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방향을 향해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제작한 <브레이크스루> 다큐멘터리 시리즈에서 뇌의 이미지를 최초로 촬영했던 GE의 존 솅크 박사의 스토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