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앨리자 두리틀(오드리 햅번 분)은 빈민가 출신으로 꽃을 파는 가난한 여인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한 교수에게 끊임없이 발음 교정을 받게 되고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는데, 그 때 교수가 가르쳤던 문장이 바로 “The rain in Spain stays mainly in the plain (스페인에서 내리는 비는 대부분 평원에 내린다).”이다.
하지만 이 문장은 사실과 다르다. 작년엔 스페인 전역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고, 국가 전체 전력의 13%를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했다. 올해 초, 스페인의 댐은 빗물을 가둬 수력발전으로만 8테라 와트의 전력을 생산했는데, 이는 다른 유럽국인 에스토니아의 1년 전체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양이었다.
스페인이 수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전력량도 대단하지만, 발전소가 스마트하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 하다. 2019년 6월, GE리뉴어블 에너지 사업부는 스페인에서 수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에넬 그린 파워(EGP)와 3년 계약을 체결, 3.2기가와트 수준의 수력발전 전력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GE 하이드로 솔루션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파스칼 라듀(Pascal Radue)는 “수력발전 산업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발전소 운영은 데이터 집약적이며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EGP가 운영 비용 절감, 가동 중단 시간 단축, 스페인 댐의 운영 효율성 강화 등에 있어 매일 데이터를 활용해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며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 계약을 통해 EGP는 회사의 자산에 대해 보다 명확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GE와 EGP는 스페인에서 EGP가 운영 중인 여러 수력 발전소의 데이터를 모아 놓는 중앙 데이터 은행을 만들고, 각 발전소에 설치된 수백만 개의 센서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GE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EGP의 엔지니어들은 가장 작은 댐의 시간당 발전량에서부터 EGP가 운영하고 있는 모든 수력 발전소의 가용성에 이르기까지, 발전소와 관련된 모든 미래의 운영 사항을 예측하고 최적화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초 파리의 라 데팡스 비즈니스 지구에서 발표를 했던 GE리뉴어블 에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 다니엘 머펠드는 “모든 산업 자산과 프로세스가 그러하듯 수력 발전소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합니다. 이제 그 데이터를 가치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고객사의 발전소는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메르펠드 CTO는 세계 수력 발전 회의에 참가한 대표들에게 위 방법을 통해 발전소 운영사들이 자산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데이터를 기계 학습 기반의 예측 분석과 결합하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GE의 자산성과관리(APM) 소프트웨어의 일부인 신뢰성 관리 분석 모듈을 사용하면, 터빈의 동작을 완벽하게 학습해 새로운 운영 방식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안전 문제없이 기계의 생산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발전소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파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EGP에게는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
GE는 APM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력 발전소의 가동중단율을 최대 50%까지 낮출 수 있으며, 불필요한 수리는 방지하고 고장 난 부품의 조기 발견을 통해 유지 보수 비용을 10%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동중단 시간을 줄이고 추가로 시간당 기가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도매 전기 시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든 발전소 운영주체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GE의 성과 관리 포트폴리오에 있는 또 다른 자산으로는 디지털 트윈이 있다. 현장 측정 및 확장 모델 테스트를 포함한 여러 데이터 소스를 사용하여 GE리뉴어블 에너지의 엔지니어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수력 발전소 러너 블레이드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 수 있다. 이 디지털 복제본을 통해 전력 회사들은 그들의 발전소를 안팎으로 자세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완점 및 최적의 작동 조건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전력 회사들은 다양한 시나리오와 비즈니스 모델을 위험요소가 전혀 없는 온라인에서 먼저 적용해 발전소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다.
머펠드 CTO는 “디지털화와 디지털 트윈을 통해 기존보다 진보한 운영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발전소 운영주체가 시스템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죠.”라고 말했다. 발전소는 전력공급량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전체 전력생산량 중 재생 에너지원의 비중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발전소의 디지털화는 전망이 밝다. 현재 세계 수력 발전소의 약 30%는 건설된지 40년이 넘었고, 주로 유럽과 북미 지역에 위치해 있다. 디지털 기술은 기계 수명을 나타내는 지표를 확인해 기계 수명을 연장시키고 비용은 절감하면서도 리스크는 줄이는 등, 보다 스마트하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수력발전소에 새로운 설비를 설치하고 현대화를 진행한다면 디지털 업그레이드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베리아 반도의 다른 국가, 포르투갈에서도 비슷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 국영 에너지 회사인 에네지아 데 포르투갈(EDP)은 5.5 기가 와트를 생산하는 23개 핵심 수력 발전소에 GE의 APM 소프트웨어를 배치하고, 나머지 11개의 수력 발전소로 소프트웨어 설치를 확대시켜 나가기로 했다. GE는 EGP(스페인)와 EDP(포르투갈)과 함께 이베리아반도의 여러 수력 발전소를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이베리아 반도 외에도, 전세계 90여개 이상의 30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는 수력발전소가 GE의 APM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