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여러 언론에서 연료전지 발전소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는 연료전지 발전소는, 친환경성과 발전 효율성이 뛰어나 미래의 발전소로 각광을 받는다. 사실 연료전지는 에너지산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이름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천연가스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것이 바로 연료전지였지만, 공교롭게도 이 분야의 기술 발전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연료전지는 이름 그대로 건전지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아주 단순한 화학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천연가스 그 중에서도 메탄가스(CH4)안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수소분자와 공기중의 산소가 연료전지 내부에서 화학반응을 하면서 전력이 얻어진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연료전지의 개발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자동차 제작사들이 지난 20년 동안 자동차 내연기관을 연료전지로 대체하려고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GE 연구진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 기술 개발의 난제를 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소규모 시설이 뉴욕주 북부에 건립되었으며,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연료전지 기술이 전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시스템의 발전 효율은 지금껏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수치인 65%에 달한다. (종류에 따라 상이하지만 연료전지의 효율은 평균적으로 40~60% 수준이다) 발전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을 저장하여 추가적으로 이용한다면 전반적인 발전 효율은 95%까지 올라간다.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한 기본적인 발전시스템은 발전 능력이 1~10메가와트 규모에 이른다.
새로운 연료전지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희금속(稀金屬)이나 백금 부품대신 스테인레스를 사용한다. GE글로벌리서치에서 연료전지 개발팀을 이끄는 조한나 웰링턴(Johanna Wellington)은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서 비용 절감이라는 과제가 연구진을 오랫동안 괴롭혀왔어요. 하지만 우리는 해냈습니다. 아주 경제적이며 업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만한 기술을 개발했어요.”라고 감회를 이야기한다.
GE 에코매지네이션 프로그램이 연구 비용을 지원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술의 성공으로, 천연가스가 공급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발전 방식과는 달리 발전소의 규모와 입지에서 훨씬 더 큰 자유를 누리게 된 것이다. 연료전지 발전은 이전 방식과 대조했을 때 전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아졌고, 별도의 송전선도 필요 없으며, 친환경적이라는 장점까지 갖추었다.

새로운 연료전지 생산시설의 내부
구동 부품이 필요 없다는 것도 연료전지의 특징이다. 전지의 내부는 쿠키 같은 금속제 판이 쌓여 있는 형태다. 전지의 위쪽에는 검은 냉각제가 있고, 아래쪽은 미로처럼 복잡한 통로가 있는데 이 통로를 통해 유체가 이동할 수 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핵심은 냉각제인데, 특수 세라믹 재질의 이 냉각제는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일 위는 음극이, 아래는 양극이 있으며 그 사이에 고체산화 전해질이 위치한다.
양극과 전해질을 침전시키기 위해 GE는 제트엔진 내부 부품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적층식 열분사 스프레이, 즉 용사(溶射)기술을 이용했다. 기존의 기술을 새로운 기술에 응용해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연료전지에 들어 있는 음극(-)은 타일에 실크스크린 방식을 더하여 만들어진다. 수소가 많이 함유된 연료를 섭씨 815도까지 높인 후, 양극(+) 아래쪽에 있는 통로로 이 연료를 공급하면 연료전지에서 전기가 발생한다. 균일하게 뜨거워진 공기는 음극까지 도달한다.
GE의 재료과학자 크리스틴 브로스넌(Kristen Brosnan)은 연료전지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GE글로벌리서치의 연료전지 기술 개발 능력은 탁월합니다. GE가 사용하는 소재는 적용하기 쉽고, 온도 변화가 큰 환경에서도 이용하기 좋으며 내구성도 뛰어납니다.”
연료전지에 포함된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고체 전해질을 매개체로 전기화학적으로 반응하여 전기와 물, 열, 합성가스를 만든다. 잔류 수소를 포함한 합성가스는 전력을 생산할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다. 조나단 웰링턴의 연구팀은 이 합성가스를 연료전지와 연결된 옌바허 엔진에 공급하여 추가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연료전지 사업은 이제 GE글로벌리서치의 울타리를 벗어나, 별도의 이사회를 갖는 독립적인 사업체로 성장했다. GE의 새로운 연료전지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은 뉴욕주 사라토가 스프링스 근처에 들어선다. 이미 로봇 열 스프레이 장비, 연료전지 시험장, 스크린 프린터, 대형 가스 저장 설비가 건립되었다. 웰링턴은 스타트업을 하는 태도로 시범생산시설을 운영하겠다고 말한다. “우리는 스타트업 기업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며 업무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거대 기업의 경쟁력을 성장을 위해 활용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