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찰스 브러쉬(Charles Brush)는 자기 집 차고나 뒷마당에서 신기술을 개발하는 ‘차고 발명가(Backyard Inventor)’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그는 1887년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본인의 저택 뒤에 144개의 블레이드를 갖추고 꼬리 부분이 혜성처럼 생긴 4톤짜리 풍력발전기를 설치했고, 이를 지하실에 있는 배터리 세트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했다. 오늘날의 기준에서 본다면 60 피트(약 18미터) 높이의 거대한 이 기계는 무척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이 풍력발전기로 인해 새로운 산업이 태어 났고, 그 후 여러 세대에 걸쳐 엔지니어들은 풍력 발전 기술을 개선해왔다. GE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풍력발전단지(Wind Farm) 전체를 일거에 개선시키기로 결정했다.
“모든 풍력발전단지에는DNA나 지문처럼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키이스 롱틴 (Keith Longtin) GE리뉴어블에너지 풍력제품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기계가 주변 (지형) 환경 및 바람과 상호작용하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면, 각 풍력발전단지에 상응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지 내 각 풍력발전기 터빈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데 활용하고, 그 결과 풍력발전단지 전체를 지속적으로 최적할 수 있습니다.”
이 것이 바로 GE의 “디지털 풍력발전단지”이다. GE는 이 디지털 풍력발전단지가 앞으로 어떤 형태로 전개될 것인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디지털 풍력발전 단지 설계자들은 현실 세계에 풍력발전 기지를 구축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내에 존재하는 “디지털 트윈” 모델을 사용한다. (이미지 저작권: GE Power & Water)
풍력발전의 디지털화는 어떤 의미인가
디지털 풍력발전단지 컨셉의 핵심 요소는 두 가지다. 원하는 위치에 맞춤형으로 설치할 수 있는 2MW (메가와트) 규모의 모듈형 풍력터빈,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단지를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이 두 가지 기술을 활용해, 풍력발전단지를 디지털화 하면 에너지 생산이 20% 정도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100MW 규모의 발전 단지라면, 전체 수명주기 동안, 1억 달러 이상 추가가치를 추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가 가치 창출은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풍력발전단지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활용하여 예측 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풍력발전단지의 성능을 더욱 더 최적화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
“향후 20년간 세계의 전기 수요는 50% 정도 증가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고, 가격이 합리적이며,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싶어할 것입니다.” 스티브 볼츠(Steve Bolze) GE파워앤워터 CEO의 말이다. “이는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산업인터넷을 사용해 재생 에너지의 가격을 낮추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산업인터넷이란 디지털 네트워크로의 연결을 말하며, 기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GE는 산업인터넷이 향후 20년간 효율성 개선의 측면에서 전세계 GDP를 10조 내지 15조 달러 증가시킬 것이라 전망한다.

미국 최초의 풍력 터빈은 겨우 12 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해냈다. 찰스 브러쉬는 자신의 집 뒤쪽, 클리블랜드 유행의 거리 유클리드 애비뉴와 나란히 위치한 5에이커 규모의 뒷마당에 이 기계를 설치했다. 1892년 그의 회사인 브러쉬 일렉트릭(Brush Electirc Co.)은 GE의 일부가 되었다.
모든 디지털 풍력발전단지는 특정 지역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모델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서 출발한다. 이 소프트웨어 모델은 (폴 높이부터 로터 직경, 터빈 출력량 등에 이르는) 서로 다른 20여개의 터빈 설정값 가운데에서, 풍력발전단지 내에서 특정 위치에 적합한 사양을 선택하여, 가장 효율적인 ‘도플갱어’를 현실에 만들어낸다. “오늘날의 풍력터빈은 마치 티셔츠처럼 크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모듈형 설계 방식을 이용한다면 각 위치에 맞는 맞춤형 터빈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가네쉬 벨(Ganesh Bell) GE파워앤워터 최고디지털책임자 (CDO)의 말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애플의 시리(Siri)와 다른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술들처럼, 디지털 트윈은 풍력발전 단지에서 나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여, 더욱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여러 가지 제안을 낼 것이다. 롱틴(Longtin) 사장에 따르면, 작업자들이 소음을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한다. “풍력발전단지 근처에 가정집이 있다면, 소음을 허용치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풍향에 따라 로터의 회전 속도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풍력터빈 내부에는 수십 개의 센서가 설치되어 있어, 나셀(Nacelle)의 흔들림부터 발전기의 토크, 블레이드 선단(Tip)의 속도에 이르는 수 많은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축적한다. 디지털 트윈은 GE의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풍력발전 장비도 최적화할 수 있으며,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여 풍력발전 장비의 성능 향상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트윈은 첨단 데이터 과학과 기계학습을 활용하는 실시간 분석엔진입니다.”라고 가네쉬 벨 최고디지털책임자는 말한다. “여기에는 수많은 물리학 법칙들이 적용됩니다. 새로 나온 비디오 게임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GE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현실처럼 느껴지는 장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리학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GE는 풍력터빈을 직접 제조한다) 이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GE는 소프트웨어도 직접 개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풍력발전단지는GE가 산업인터넷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클라우드 플랫폼인 프레딕스(Predix) 내에 구축되어 있다. 프레딕스는 풍력발전단지의 (전력망 수요에 대응하는 것부터 전력생산 극대화 및 예측에 이르는) 고유 업무를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을 수용할 수 있다. 이제 풍력발전 산업의 새롭고 멋진 여정이 시작되었다.

GE 풍력 터빈과 디지털 트윈. (이미지 저작권: GE Power & 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