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예전에 난치병이나 불치병으로 여겼던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현대인들이 여전히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을 든다면 역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뇌졸중 같은 뇌 관련 질환이 아닐까? 이런 질병들은 병 자체도 문제지만, 그 후유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여러 면에서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큰 문제이다.
GE는 꾸준히 뇌 관련 질환에 관심을 가져왔고, 진단이나 치료에서 획기적인 연구 개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뇌의 ‘언어’에 주목하여, 이 언어를 통해 뇌 손상 질환을 치료하는 가능성을 새롭게 개척하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뇌의 신호도 데이터?
뇌에는 고유의 언어가 있다. 뉴욕 주 니스카유나(Niskayuna) 소재 GE글로벌리서치연구소 소속의 제프 애시(Jeff Ashe)는 뉴런의 전기적•화학적 신호로 전달되는 ‘뇌의 언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즉 의식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애시의 연구팀은 브라운 대학의 과학자, 엔지니어, 의사 등과 더불어, 뇌의 뉴런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연구한다. 뇌나 척수 손상과 질병으로 신체 기능을 잃어버린 환자들에게 극소형 임플란트를 이식하여 신체 기능을 회복하게 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전기공학자인 애시가 뇌의 언어를 연구하게 된 것은, 뉴런이 전기 신호를 통해 우리 몸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뇌가 사지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하여 송수신하는 전기 신호를 해독해보려고 합니다. 뇌의 신호를 해독한다면 특정 질병이 신체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GE 글로벌 리서치 연구소에서는 극소형 임플란트를 뇌에 이식해본 경험이 많은 브라운 대학 연구진에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이 협업에서GE 측이 담당한 것은 마이크로 전자공학, 비침입성•웨어러블•무선 기능을 갖춘 의료 장비 등이다. “우리 임플란트 제품의 센서는 크기가 정말 작습니다. 이 센서가, 각각의 뉴런에서 오는 전기 신호를 모두 기록할 수 있죠. 그 후 뉴런이 만드는 정보와 기능 형성 과정을 해석해낼 수 있습니다.”
현재 과학자들은 일단의 뉴런이 모여 어떻게 신체 기능을 제어하는지 이해하기 바로 직전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 애시의 관점이다. “개별적인 뉴런에 대해서는 이미 연구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뉴런들이 어떻게 기능하고 어떻게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전송하는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뉴런들이 어떻게 모두 상호작용을 하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뇌의 이야기를 듣다
GE 글로벌리서치연구소가 새롭게 개발중인 센서는, 예전 제품에 비해 뇌의 더 많은 부분에서 더 많은 뉴런 활동을 기록할 수 있다. 연구자들의 목표는, 뇌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 이해하여 궁극적으로는 뇌 기능 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에 있다 “우리는 뉴런의 신호를 모방하고 제어 능력을 복구할 수 있는 외부 장치를 통해, 그 신호들을 몸 바깥으로 끌어내고자 합니다.” 애시는 이렇게 말한다.

GE글로벌리서치의 클린룸에서 마이크로 전자기계시스템(MEMS) 웨이퍼로 작업중인 연구원. GE의 혁신적인 초소형 전자공학 설계 및 제조 기술은 초소형 뇌 임플란트 부품 개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초소형 뇌 임플란트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뿐 아니라,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4억 5천만 명의 사람들이 신경정신성 증상과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1400 만 명이 넘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소요되는 비용은 미국에서만 향후 40년 동안 100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다. 또한 환자와 가족, 간병인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런 환자들을 돕기 위해 GE는 대학 및 병원은 물론이고 미국 프로미식축구협회와도 협력하여 뇌를 더 잘 이해하려는 연구를 계속해왔다.
예를 들어, 뉴욕 주 마운트 사이나이에 있는 아이칸 의과대학에서는 GE와 함께, 신경과학과 새로운 바이오마커, 바이오 시그니처를 융합하는 기술을 연구중이다(바이오마커란 혈액이나 체액 내에 특정 질환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단백질•DNA 등의 지표 물질을 말한다. 특정 질환이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바이오-시그니처는 그런 생체 지표가 되는 패턴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알츠하이머 같은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드러나지 않는 세포의 변화를 포착하여 사전에 진단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2013년 3월, GE헬스케어와 미국풋볼리그는 경증 외상성 뇌 손상의 신속한 진단과 개선된 치료를 위해 600억 원 규모의 공동 연구를 착수했다. 이 연구의 혜택은 운동선수와 군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파트너들은 헤드헬스챌린지(Head Health Challenge)라고 불리는 최대 200억 원 규모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고 개선된 안전 장비 아이디어를 공모 받고 있다. 뇌 질환의 치료와 진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뤄질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헤드헬스챌린지의 우승자는 9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이와 유사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서는 세계 곳곳의 전혀 새로운 인재들이 등장해,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해결책을 제시하곤 했다. 이번 챌린지 결과에서도 뇌와 관련된 또다른 차원의 혁신을 기대해보자. (https://ninesights.ninesigma.com/web/head-health/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