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북부에 위치한 GE글로벌리서치센터에서 로보틱스 및 기계시스템 수석과학자로 일하고 있는 주디스 구쪼(Judith Guzzo)는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소에서 보낸다. 하지만 지난 6월말, 구쪼는 자외선 차단제와 쇠로 앞창을 덧댄 부츠를 챙겨서 멕시코만으로 떠났다. 석유 시추시설에서 일주일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구쪼는 유정(油井)과 시추선을 연결하는 시추 라이저(Drilling Riser)라 불리는 파이프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개발했다. 평소 그녀의 연구팀이 상상해오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 수백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ROV(Remotely Operated Vehicle)가 심해 센서를 장착하는 모습 (이미지: Oceaneering)
디지털 트윈(링크)은 시추 라이저의 가상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구쪼와 연구팀은 데이터에 기반한 진단과 통찰을 제공하고, 일반적인 상황이나 심지어 허리케인이 왔을 때 장비(자산)에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예측하여, 가장 최적화된 방식으로 시추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GE는 이미 풍력발전단지, 발전소, 배터리(링크) 등 여러 기술에 대한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클라우드 기반 산업인터넷 플랫폼인 프레딕스에서 운영 중이다.
일반적으로 시추 라이저는 총 길이가 6,000피트(약 1,8킬로미터)에 이르며, 하나의 길이가 90피트(약 27미터)인 파이프들이 연결된 것이다. 시추선의 하루 운영비용이 수십만 달러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조업이 중단되기라도 한다면 기업에게 큰 손실이 된다.
석유 시추시설의 운영 비용은 수심 10,000피트(약 3킬로미터) 이상의 심해에서 채굴하는 경우나 허리케인이나 열대성 폭풍이 멕시코만 바다를 휘젓고 가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나쁜 기상과 강한 해류가 시추 라이저를 강타하면서, 과도한 진동으로 장비에는 피로가 쌓이고 때로는 구부러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파손 부분의 수리를 하는 데에는 수 주일이나 소요된다.
주디스 구쪼는 “계획에 없는 가동중지 시간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RPSEA(Research Partnership to Secure Energy for America), NETL(National Energy Technology Laboratory) 그리고 여러 고객 기업들과 협업하면서, GE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시추기업이나 운영자가 수면 아래의 장비 상태를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멕시코만에서 주디스 구쪼(오른쪽)와 동료 샤오팽 리우(Shaopeng Liu). (이미지: 주디스 구쪼)
연구팀은 멕시코만 바닷속에 실제로 시스템을 설치하기에 앞서, 실험실에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충분히 테스트했다. 주디스 구쪼와 동료 샤오팽 리우는 심해 시추 리그에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헬기를 타고 루이지애나 남부의 포천 항(Port Fourchon)으로 날아갔다. 포천 항은 연안 시추 시스템의 육상기지이다.
디지털 트윈은 시추 라이저의 연결부분에 부착된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한다. 원격조정장비(Remotely Operated Vehicle, ROV)가 시추 라이저 파이프에 센서를 부착한다. 구쪼는 “원격조정장비는 수심 6,200피트(약 1,9킬로미터)부터 350피트(약 107미터)까지 영역의 시추 라이저 파이프에 동일한 간격으로 5개의 해저 센서 모듈을 부착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센서들과 음향 데이터 수집 플랫폼은 매 시간마다 진동과 파이프의 각도, 해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 센서는 음향 텔레메트리(Acoustic Telemetry) 기술을 사용한다. 음향 텔레메트리는 음파를 데이터로 변환하여 수면 위의 시추선에 정보를 제공하고, 분석을 위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는 방법이다.
시스템은 강한 해류나 해양의 다른 여러 불리한 조건 때문에 시추작업을 중단해야 할 때나 작업을 재개하기 좋은 시점 등을 제안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구쪼는 설명한다.
GE는 이번 사례뿐만이 아니라 이미 여러 프로젝트에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심해 시추작업을 개선해왔다. 또 GE는 다이아몬드 오프쇼어 드릴링(Diamond Offshore Drilling)과 파트너십(링크)을 맺고, GE의 프레딕스(링크) 플랫폼을 이용하여 밸브 모듈을 최적화하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심해 시추시설은 전체 운영시간의 10~12%에 이르는 시간 동안에는 전혀 생산을 하지 못한다. 이런 가동중지 시간 중 대부분은 폭발방지장치(BOP)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가동중지 때문에 하나의 해저 유정에서 연간 3,500만 달러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멕시코만에 시스템을 설치한 후 연구소로 복귀한 주디스 구쪼와 연구팀은 데이터와 시스템 권장사항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연구실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도 효율적이며, GE의 고객들에게도 가치가 큰 것으로 밝혀지면, 이 시스템은 향후 폭발방지장치(BOP) 솔루션(링크)과 함께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시추 장치가 있는 멕시코만의 혹독한 환경에서 테스트 했을 때 모든 것이 예상대로 작동했다면, 해당 기술이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정도의 신뢰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디스 구쪼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