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 신생아 뇌막염은 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병은 조기 진단이 쉽지 않았다. 검사를 위해서는 환자의 척수액을 채취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이 든다. 더구나 영유아 환자들에게 바늘을 사용하여 척수액을 채취하는 것은 연약한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위험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핀란드의 탐페레(Tampere) 대학병원 의료진은 태어난 지 이틀 된 체중 6파운드(약 2.72kg)의 신생아에게 뇌막염 테스트를 실시에 성공했다. 척수액 채취의 여러 위험 요소를 제거해주고, 시술 과정 중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스마트 바늘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인젝(Injeq) IQ 바늘’이라 불리는 이 기기에는 전극이 장착되어 있다. 이 바늘은 의사에게 정확한 지점을 알려주고, 바늘 끝이 척수액에 닿았을 때 그리고 바늘이 민감한 신경에 근접했을 때 의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 이 방법은 일반적인 신생아 요추 천자 과정보다 빠르며, 의사들은 아기들에 대한 진단을 더욱 빨리 내릴 수 있게 된다. 이 기기는 헬싱키 소재 GE 건강혁신 빌리지(GE Health Innovation Village)에 위치한 핀란드 의료기기 회사인 인젝(Injeq, 링크)가 개발했다. 인젝의 CEO 카이 크론스트룀(Kai Kronström)은 “신생아 요추 천자에 대한 임상치료가 가장 시급한 사항”이라며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현재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롭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인젝은 현재 GE와 협력하여 인체 조직을 식별하는 바늘을 개발 중이며, 이 바늘은 요추 천자와 암 조직 검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젝의 IQ 바늘에는 전극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는 의사에게 정확한 지점을 안내하고, 바늘 끝이 척수액에 닿았을 때,
그리고 바늘이 민감한 신경에 근접했을 때 의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 (이미지 제공 : Injeq)
인젝 스마트 바늘은 소위 ‘생체전기저항 분석기(Bioimpedance Analyzer)’와 연결되어 있다. 두더지 코에 있는 감각 센서처럼, 이 시스템은 의사에게 실시간으로 지시를 전달하고 초당 약 200회의 빈도로 조직의 전기 특성을 측정하여 바늘이 잘못된 위치로 향하면 즉시 경고 신호를 보낸다. 이와 관련하여 크론스트룀은 “바늘 끝이 우리 눈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라고 설명한다.
현재 이 바늘을 이용해 성인의 요추 천자와 간 조직 검사와 관련된 테스트 역시 진행중이다. 새로운 이 도구 덕분에 진단이 더 쉬워지고, 민감한 부분의 조직 손상을 줄여주며, 채취한 샘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요추 천자나 간 조직 검사 등을 할 때 의사들은 바늘이 들어갈 길을 파악하기 위해 CT나 초음파검사를 같이 실시한다. 그러나 이 검사들이 완벽히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적절한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하곤 한다. CT 촬영의 경우,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조직 검사는 위음성(False Negatives)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위험 부담이 크다. 크론스트룀은 이렇게 말한다. “그게 정말 큰 문제입니다. 환자가 값비싸고 불쾌한 절차를 반복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 문제로 항암치료 시작이 지연될 수도 있고, 환자는 밤새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출혈의 위험 때문에 병원에 머물러 있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성인 임상실험에 스마트 바늘을 사용하게 되면서, 의료진은 첫 번째 시도만으로 몸 안에 종양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바늘이 지방조직과 근육을 통과하여 간으로 들어가 종양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정보가 변경된다. 스마트 바늘은 간 조직 검사에서 CT를 대체할 수 있고, 초음파와 상호보완적인 기술로 사용될 수 있다.
인젝은 성인의 요추 천자 검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지난 8월, <임상 모니터링 및 컴퓨팅 저널(Journal of Clinical Monitoring and Computing)>에서는 인젝의 성인 요추 천자 임상실험에 대한 결과 보고가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총 45회의 임상실험이 진행되었고 스마트 바늘은 척수액을 100% 감지해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매일같이 해야 하지만 눈으로 보이지도 않고 감각에만 의존해야 하는 요추 천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료진에게 지속적으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조직 성분을 감지해내는 이 기술은 요추 천자를 진행할 때 엄청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젝의 IQ 바늘 연구에 참여한 바 있는 탐페레대학 마취과 교수 아르비 일리 한칼라(Arvi Yli-Hankala)의 이야기다.

인젝의 카이 크론스트룀 CEO는 스마트 바늘이 간 조직 검사에서 CT를 대체할 수 있고,
초음파와 상호보완적인 기술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