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산업 국가에서 1일 에너지 소비 그래프는 구겨진 중절모와 비슷한 형태를 보여왔다. 에너지 소비는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회사들이 기계의 전원을 켜는 아침 시간에 가파르게 상승한다. 저녁 시간이 되면 에너지 소비량은 뚝 떨어진다. 발전 시설에서는 보통 발전용 터빈과 더불어 보조 발전 시설을 준비해서 전력 수요 “피크”에 대비한다.

인공적으로 생성된 탄화규소(SiC). 탄화규소는 매우 단단해서 사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미지 저작권: 게티 이미지)
2011년 5월 8일 일요일, 날씨가 맑던 어느 날, 독일에서 조금은 비일상적인 일이 일어났다. 오후에 추가적인 발전 요구가 없었던 것이다. 독일에 매우 많은 발전용 태양광 패널이 추가로 설치되어, 발전 시설에서는 에너지 소비 증가분을 감당할 만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날인 월요일에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독일 뮌헨에 있는 GE글로벌리서치 고전력전자 엔지니어 로버트 뢰즈너(Robert Roesner) 는 “이번 일은 태양광 발전소가 전력 수요 피크를 감당한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

베를린에 위치한 GE의 공장 지붕을 덮고 있는 태양광 패널. 이 시설을 통해 GE 최초의 복합 발전 시설이 전력을 공급한다.
태양광 패널은 매우 보편화되어 있다. 최근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loomberg New Energy Finance)의 예측에 따르면 2040년까지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의 비용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전력망 방식보다 더 저렴해질 것이며, 세계적으로 새로운 전력 수요량의 1/3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GE글로벌리서치의 뢰즈너와 그의 연구팀은 이런 태양 에너지 혁명이 기폭제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연구팀은 탄화규소로 만든 칩 (Sic MOSFET)을 사용하여 초효율적인 “인버터”를 제작하고 있다. 이 인버터는 태양열 패널이 생산한 직류(DC) 전기를 우리가 사용하는 교류 전기(AC)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GE글로벌리서치 다니엘 머펠드 선행기술개발 전무는 “탄화규소 기술은 발전용 전자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 이라며 기술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베를린 GE 공장 지붕의 태양광 패널.
우리는 다이아몬드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탄화규소는 다이아몬드의 단단한 속성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내장된 실리콘의 속성을 결합한 듯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 결과 탄화규소는 매우 강력한 소재가 된다. 탄화규소를 이용하면, 5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1메가와트 규모의 인버터 크기를 35%나 줄일 수 있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탄화규소 전력칩을 이용하면, 급작스러운 변화 없이 아주 작은 단계를 더 거치는 것만으로도 직류 전원을 교류 전원으로 변환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기준과 비교했을 때 1% 증가시킨다. 뢰즈너는 “현재 인버터는 98%의 효율을 보입니다. 1%의 효율 증가가 별 것 아닌 것으로 보일 수 있죠. 하지만 대용량 설비에서라면 이 증가의 효과가 빠르고 분명하게 나타납니다.”라고 말했다.
손실이 줄어든다는 것은, 변환기의 발열이 줄어들고 복합수냉시스템이 필요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뮌헨 소재 GE글로벌리서치의 토비아스 쉬츠(Tobias Schuetz) 고전력전자 선임 엔지니어는 이 새로운 장치가 “설계 비용도 더 적을 뿐만 아니라 더 신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베를린 복합 발전소의 탄화규소 인버터 (이미지 저작권: GE리포트)
GE는 최근 베를린에 혁신적인 복합발전시설을 건설하여 주변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최초의 탄화규소 인버터 시제품이 태양 에너지로 생산된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변환하고 있다. 가격과 가용성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사용자는 특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태양 에너지, 가스엔진, 전력망, 축열, 분산전원용 배터리 가운데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을 선택할 수 있다.
쉬츠는 태양 에너지 인버터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한다. 탄화규소 전력칩은 직류와 교류를 변환하는 모든 기기에 내장될 수 있다. 이 칩은 기차나 항공기, 풍력터빈을 더욱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도 있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탑재되는 인버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탄화규소 반도체 기술처럼 “하나의 기술이 여러 산업 부문에서 사용되는 것, 이러한 아이디어를 GE스토어라고 부릅니다.”라고 머펠드 전무는 말한다.
탄화규소가 칩이 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생산라인 클래스의 클린 룸에서 300 개의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이처럼 탄화규소 칩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강도가 매우 높은 탄화규소는 초기에 사포나 연마재로 사용되는데 그쳤었다.

탄화규소 칩 제작 과정모습
반도체 레이저를 발명한 로버트 홀(Robert Hall)을 시작으로, GE의 과학자들은 지난 50년 동안 탄화규소를 연구해왔다. 최초의 실용적이고 신뢰할 만한 파워 스위치를 포함해 여러 개의 획기적인 기술을 그들이 개발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GE는 2014년 뉴욕주 올버니(Albany)에 설립한 전력전자제조 컨소시엄에 1억 달러 가치의 기술과 지적 재산권을 제공했다. GE, 뉴욕 주, 뉴욕주립대 나노기술연구소, 업계의 파트너들이 함께 모인 이 공동 연구 컨소시엄은 6인치 웨이퍼 위에 탄화규소 전력 장치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 중이다. 이는 생산 효율 측면에서 엄청난 도약이 될 것이다. 머펠드 전무는 “더 많은 사람들이 뉴욕에 와서 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