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GE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마르코 아눈지아타의 견해입니다.
2017년에도 수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먼저 예상치 못한 우여곡절이 많았던 2016년을 반면교사 삼아 배울 점을 찾아 보자. 그리고 2016년의 시작과 끝이 얼마나 달랐는지 살펴보자.
2016년은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수많은 비관적 기사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2015년으로 되돌아가고 싶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2016년의 첫 2주를 지워버리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2016년 블로그의 첫 번째 글에서 사실은 보이는 것처럼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여러 달 동안, 기초 경제여건과 상응하지 않는 비관론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2016년이 저물어가는 몇 주일 동안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신뢰지수 및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낙관적 추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초경제여건에는 아직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7년째 회복력을 내세우고 있고, 유럽이 순환적 경기 상승을 즐기고 있기는 하지만, 2015년에 비해서는 다소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재개된 투자 촉진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재균형(Rebalancing)을 지연시키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모두 여전히 중요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동안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끝없는 비관론에 지쳐 있는 것 같다. 장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 분명하며 이를 막을 길이 없다는 전망에 갑갑해하는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와 미국 대선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현 상황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 글의 의도를 오해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포퓰리즘과 보호주의적 요소, 즉 쉬운 해결책을 모색하고 타국과의 사이에 울타리를 치려는 생각은 물론 우려스럽다. 그러나 나는 이보다는 낙관적인 관점과 확신에 주목하고 싶다.
혼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 있다. 세계화를 통해 세계가 번영을 이룬 지난 20년간 10억 인구가 빈곤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세계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나머지 그 후유증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고, 직장을 잃을 위험에 처하거나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사람들을 돕지 못했다.
제프 이멜트(Jeff Immelt) GE 회장 겸 CEO는 최근 <타임>지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화는 미국과 전 세계에 경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의 보호주의 추세로 인해 이러한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 동시에 이는 세계화 방식을 재고하고 재설계하며, 이전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세계화를 관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로컬에서도 글로벌에서도 더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혼란을 강력한 경제 성장으로 전환하여 모두에게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나는 기술 낙관론자로서, 산업인터넷이 업계에 불러올 노동증대적 신기술, 즉 근로자의 역량과 기량을 제고하며 더 능숙하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작업하게 해줄 기술에 특히 관심이 많다.
더 큰 번영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은 혁신이다. 올해 초, 동료인 고든 르윈(Gordon Lewin)과 나는 함께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을 자세히 살펴보고 몇 가지 수치를 분석해 보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인구 저성장 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3.5% 수준으로 다시 회복하고, 동시에 GDP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생산성 제고는 곧 임금 상승과 생활 수준 향상을 의미한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이라면 기술 혁신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산업 부문에서 디지털 혁명을 통해 다양한 효율성 제고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노력이 전국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혁신의 규모가 확대되도록 투자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를 촉진하려면 더 강력한 확신과 유리한 사업 환경이 필요하다. 확신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세제 간소화 및 경쟁력 강화, 규제 완화로 시작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업 환경 개선이 이루어질 고무적인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앞으로 닥칠 난관도 많을 것이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고, 시장변동성에는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다. 베스 콤스탁(Beth Comstock) GE 부회장이 이미 명확히 피력했듯, 우리는 이제 변화가 빠르고 복잡성이 심화된 새로운 시대 – 즉, 세계관과 의사결정 및 문제 해결방식에서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나는 2017년을 낙관하고 있다. 그것도 1년 전보다 더 건강한 방식으로. 1년 전 나는, 여러 사람이 믿고 있는 것만큼 상황이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정도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라고 생각한다. 2016년에 겪었던 혼란으로 소극적인 무기력에서 벗어나게 된 듯하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진정한 의지만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경제, 사회, 그리고 기술 부문에서 우리에겐 아직 헤쳐 나가야 할 혼란스러운 현실이 남아 있다. 2017년의 최우선 과제로서 우리는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역설적으로 고속성장과 생활수준 제고의 발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