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GE가 알스톰의 전력 및 그리드 사업 인수를 완료했다. GE의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인수로 오랜 인연을 쌓아온 두 기업은 하나가 되었다. 100여 년 전 전력 산업 초기에 토마스 에디슨의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 컴퍼니’와 엘리후 톰슨의 ‘톰슨-휴스턴 일렉트릭 컴퍼니’가 합병하여 GE가 탄생한 바 있다. GE의 탄생 이전에도 두 기업의 관계는 돈독했다. 알스톰(Alstom, 원래 Alsthom)이란 이름 자체가 두 기업 사이의 연결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Société Alsacienne de Constructions Mécaniques에서 ‘Als’ 그리고 Thomson-Houston Electric Company에서 ‘thom’을 따와 합친 이름).
산업 분야의 경쟁이 나날이 심해지는 오늘날까지도 두 기업의 관계는 남다르다. 프랑스의 벨포르에는 알스톰 파워와 GE의 공장이 나란히 위치해 있는데, 두 기업이 카페테리아를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CT 스캐너에서 제트 엔진, 발전소 터빈에 이르기까지 인프라 산업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을 만드는 GE는 지난 1년간 핵심 사업을 강화화는 한편, 소프트웨어 및 산업기계들을 산업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로 묶는 사업에 투자했다. 또한 한때 기업 수익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던 금융 사업의 매각 절차도 진행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세계 최대의 디지털 산업 기업으로 변모 중인 GE는 알스톰 전력 및 그리드 사업의 국제적 입지를 바탕으로 산업 혁신의 진행에 더 한층 박차를 가한다. 기존에 설치되었던 발전 설비에 빅데이터 분석을 새롭게 적용하여 돌발적 가동 중지 시간을 줄이고, 터빈, 발전소, 풍력발전단지, 전력망 등의 성능을 제고할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 여러 곳에서 사업에 도움이 되는 자원을 획득하고, 170여 곳 이상의 국가에서 에너지와 관련된 고객들을 확보하게 된다.
GE가 알스톰의 자산에 대한 인수 제안을 처음 발표한 것은2014년 4월의 일이다. 지난 17개월 동안 GE는 여러 나라 규제 당국의 수많은 승인을 거쳤다. 인수 거래의 핵심 부분, 즉 알스톰과의 기술 상호보완, 사업의 지리적 확장, 500 기가와트 규모에 이르는 알스톰의 기존 발전 설비 자산, 재생에너지와 송배전 관련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등의 해결과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에서 GE는 핵심 조건을 지켜냈고, 알스톰의 사업이 완전히 통합되었을 때 3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알스톰의 발전 및 송배전 설비 제조 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GE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한결 더 큰 힘을 얻게 된다. 2018년까지 알스톰 사업 인수로 주당 이익은 0.15~0.20달러 증가할 것이며, 산업 분야의 영업 이익은 2014년 58%에서 90%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번 인수는 E.U,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브라질 등 20여개 국가와 지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마무리되었다.
제프 이멜트 GE회장은 이번 인수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알스톰의 전력 및 그리드 사업 인수는 GE의 변화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입니다. 이번 인수로 얻게 되는 것으로 GE 핵심 산업의 성장에 기여할 상호보완적인 기술, 글로벌 규모, 기존 설비, 알스톰 파워앤워터의 유능한 직원 입니다. GE는 고객들에게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종합적인 기술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알스톰에서 개발한 할리아드(Haliade) 터빈의 로터 직경은 150m로, 축구장 길이의 1.5배에 달한다.
에너지 산업의 미래 지도가 바뀌다
아직도 세계에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13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14년 내놓은 “국제에너지전망보고서(World Energy Outlook)”에 따르면, 새로운 에너지 수요와 기존의 노후한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2040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7,200 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설비 용량이 필요하다. 이 중 2/3는 중국과 같은 비 OECD회원국의 수요인데, 이 지역은 알스톰이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GE는 이번 인수를 통해 발전소 종합 설계 능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고,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와 규모를 갖추어 다양한 글로벌 그리드 사업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이번 인수로 GE 설비의 총 발전 규모는 1,800 기가와트가 되었는데, 이 수치는 미국 전체의 전기 수요를 넘는 것이다.
알스톰은 브라질의 링료 도 마데이라(Linhão do Madeira) 지역에서 세계 최대의 송전망 설비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지역의 혼도니아(Rondônia)에서 출발한 송전선이 남동쪽 상파울루까지 2,380km가 연결된다. 또한 5천 개의 송전탑에 2만 km에 달하는 전선이 연결되어 있다. 알스톰의 기존 설비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형 발전 시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고도의 분석도구로 분석하여, GE와 고객기업들은 돌발적인 가동중지 시간을 줄이고, 터빈, 발전소, 풍력발전단지, 그리드의 성능을 개선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GE는 에너지 산업에서 재생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장 넓고 깊게 보유한 한 기업이라는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GE는 지상 풍력에너지 사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해상 풍력발전 사업까지 확장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GE는 알스톰의 대규모 할리아드 풍력 터빈을 인수하게 되는데, 이는 로드아일랜드주 블록 아일랜드에 위치한 미국 최초의 해상 풍력발전단지이다.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소유한 헤지펀드 D.E. 쇼 컴퍼니(D. E. Shaw & Co)에서 사모펀드를 이끄는 브라이언 마틴(Bryan Martin)은 알스톰의 풍력터빈과 GE의 발전 기술 부분이 하나의 기업으로 거듭남으로써 풍력발전단지의 경쟁 구도가 바뀔 것이라 보고 있다. “GE와 알스톰이 하나가 되면, 현재 유럽 해상 풍력발전시장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대형 프랜시스 수력발전 터빈에서 작업하는 모습..
빠르게 디지털 산업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인 GE는, 기존에 설치된 알스톰의 설비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빅데이터와 첨단 분석 기법을 활용할 예정이다. 알스톰이 축적해온 전문 지식과 기술은, GE스토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이로써 GE스토어는 새로운 지식과 발명이 혁신의 연료로 이어지고, GE 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전문성과 기술 공유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엘리후 톰슨과 GE 엔지니어 찰스 스타인메츠. 두 사람의 그리드 설계는 미국의 전기 보급에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