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산업인터넷 플랫폼 프레딕스(Predix)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사업 부문에서 매출을 150억 달러까지 늘리고, 소프트웨어 기업 세계 톱 10에 진입하고자 한다.
이런 공격적인 전략을 결정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에 매진하는 GE의 행보를 상징하는 인물이 바로 제프 이멜트 회장이다. 이멜트 회장은 ‘디지털 소프트웨어에 의한 혁신’을 이야기하면서, 산업계가 다시 성장 동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단언한다.
2016년 6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Minds + Machines Europe 2016 컨퍼런스에서 제프 이멜트 회장의 기조 연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GE의 디지털화에 행보에 대한 핵심적 내용을 잘 담고 있는 이 기조 연설을 지면으로 만나본다. (기조 연설은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생산성, 생산성, 생산성
GE가 Minds + Machines 컨퍼런스를 시작한 지 올해로 4년째가 됩니다. GE가 디지털화에 나선 것은 작금의 경제성장률이 낮고 변동이 심하며 포퓰리즘이 만연한 세계 정세 속에서, “순풍”을 기다리기 보다 스스로의 손으로 미래를 개척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GE에서 일한 지 34년이 됩니다만, 디지털화는 GE의 역사상 가장 큰 변화입니다. GE는 디지털화를 매우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에 걸쳐 GE의 구조와 문화를 디지털화를 위해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인더스트리 4.0’, ‘산업인터넷’,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화를 가리키는 말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명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직 “생산성”뿐입니다.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산업계의 생산성은 연평균 4% 였지만, 지금은 그 연평균 1%까지 떨어졌습니다. 산업계는 생산성을 가속화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디지털화입니다. 여러분, 유행어에 현혹되지 말고 차세대 생산성만을 생각하십시오. GE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고 부르는, 산업과 데이터의 융합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정말 중요한 기술적인 변화입니다. 유행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차세대 생산성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생각해야 합니다.
산업의 디지털화, 여덟 가지 원칙
GE가 2009년부터 추진 중인 산업의 디지털화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 성과(Outcome) 중시
산업인터넷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바로 연료 효율, 운영 효율, 안전성, 품질, 진단기술 향상 등의 성과입니다.
● 산업인터넷은 소비자 인터넷과는 다르다
아이폰이 망가지면 신품으로 교환하면 되지만, 발전소 가스터빈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산업 제품과 소비자 제품에 대한 접근 방법은 달라야 합니다.
● 뛰어난 아이디어에 인재가 보인다(Talent Follows Ideas)
만약 산업계의 CEO가 “우리는 전통적인 분야의 회사라, 좋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모을 수 없다”고 한탄한다면 잘못된 생각입니다. 뛰어난 인재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모입니다. 산업의 디지털화, 이것이야말로 바로 훌륭한 아이디어입니다.
● 기기와 산업 자산이 중요하다
산업 부문에서는 기계와 여러 자산이 중요합니다. 산업인터넷은 이런 기기와 산업자산을 위해 존재합니다.
● 콘텐츠가 가치를 창출한다
콘텐츠는 소비자 미디어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산업계도 ‘산업용 기계에 관한 지식’이나 ‘공급망에 관한 지식’ 같은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 내부 IT를 바꿔야 한다
이 말은 CIO(최고정보책임자)를 재교육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산업계는 IT에 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고, 스스로 디지털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산업 부문의 IT 리더는 경영 회의에서 뒤쪽에 앉아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가장 앞쪽에 앉아야 합니다.
● 간소화 문화
기업 문화의 간소화(Simplification)는 길게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 생태계 육성
산업 기업들은 각 세대의 인재들과 교류하며 생태계를 육성해야 합니다.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산업인터넷의 세 가지 구성 요소
산업 디지털화의 빌딩블록(구성 요소)는 “인재와 문화, 기술, 성과” 이 세 가지 입니다. GE는 6, 7년에 걸쳐 이 빌딩블록을 만들었습니다.
● 인재와 문화
산업인터넷을 잘 활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산업, 에너지산업 등과 같은 특정 산업에 대한 깊은 전문지식입니다. 데이터과학 같은 기술적인 능력 역시 중요합니다 GE에서는 실리콘밸리의 린(Lean) 스타트업 이론을 GE스타일로 내재화한 패스트웍스(FastWorks) 같은, 새로운 기업문화를 사내에 정착시키려 노력했습니다.
● 기술 플랫폼
다음은 기술입니다. GE는 산업인터넷 운영체제 프레딕스(Predix)를 개발했습니다. 프레딕스를 활용하여 OT(산업기기 제어기술 및 운영기술)와 IT를 융합했고, 산업 자산이 어떻게 작동할지를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산업용 사이버보안 기술을 도입했고, 소프트웨어와 분석기술의 발전과 발맞춰 엣지 디바이스인 콘트롤러 성능을 강화했습니다.
● 성과 중심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것, 생태계와 협업하는 것, 고객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GE가 추진하고 있는 변화의 핵심입니다. 산업자산(산업시설)이 서비스 모델 형태로 바뀌어 갑니다. 산업 기업은 이러한 거대한 변화에 도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내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리더는, 어떻게 구축하고 협업하고 제휴할 것인가 등의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산업인터넷을 견인하는 핵심 기술
● 프레딕스(Predix)
프레딕스는 산업인터넷을 위한 플랫폼입니다. 기계학습, 인공지능, 물리적인 시뮬레이션 등 산업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마이크로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GE는 140년 역사를 가진 자사의 사업을 프레딕스 기반으로 바꾸어 가는 중입니다. 또한 이 프레딕스를 외부에도 제공합니다. 산업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기술을 고객 기업이 굳이 독자로 개발하지 않고, GE가 사용하는 프레딕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프레딕스는 전체 산업의 디지털화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
GE의 목표는,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의 융합에 의한 자산(산업설비)의 생산성 향상입니다. 현재 산업계에서는 산업용 기기가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10% 밖에 활용하지 못합니다. 기계학습 등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잠자고 있는 나머지 90%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산업용 기기의 고장을 예측하여 사전에 수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돌발적인 가동 중단 시간도 줄일 수 있으며, 산업자산의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스레드 (Digital Thread)
GE의 각 사업부가 활용하는 IT 기술을 OT와 연결하고, 고객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도록 도구나 앱 등을 연결했습니다.
산업 디지털화의 본질
산업 디지털화의 본질은 자산성과관리(APM)입니다. 산업용 기기를 인터넷과 연결하여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산업 설비의 운영 결과(성과)를 극대화합니다.
산업계에서는 작은 변화라도 큰 이윤으로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도 기관차의 가동률이 1 % 증가하면 전체 산업에서는 8 억 달러의 이익이 발생합니다. 화물 철도의 평균 속도가 시간당 단 1 마일 (1.6 킬로미터)만 향상되어도 25 억 달러의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APM이 중요합니다.
모든 사업을 서비스화하라
프레딕스를 활용하여 GE는 기존의 설비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고객의 성과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LED 사업 부문의 “Current by GE”는 이런 전환의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을 만합니다. 여기에서는 현재, LED 조명 시설 정보 및 분석 서비스 등 “에너지 애즈 어 서비스(Energy as a Service)” 같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앞으로의 산업계에서는 모든 산업시설(자산)이 “애즈 어 서비스 모델” 로 변해갈 것입니다. 산업 기업은 이 거대한 변화에 도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