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Upskill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는 소비자 시장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스마트 글래스는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삶을 얻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 위치한 GE리뉴어블에너지(Renewable Energy) 공장에서 풍력발전용 터빈을 조립하는 작업자들은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다. 이 스마트 글래스에는 업스킬(Upskill)이라는 기업의 웨어러블 기기용 전용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어 있는데, 업스킬은 GE벤처(Ventures)가 투자했다.
예전에 공장의 기술자들은 작업을 중단하고 매뉴얼을 살펴보거나, 전문가에게 연락해 부품의 조립작업 상태를 확인 받아야 했다. 하지만 업스킬의 스카이라이트(Skylight, 링크) 플랫폼 기반 스마트 글래스 덕분에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손쉽게 디지털 매뉴얼을 눈앞에 불러 볼 수 있게 됐다. 또 교육용 동영상을 보거나 음성으로 직접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게 됐다. 나아가 내가 눈으로 보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다른 공간에 있는 전문가에게 스트리밍할 수도 있다. 전문가는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상황을 파악하고 작업자에게 정확한 지시를 하나하나 알려준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 글래스를 처음 착용하고 작업하는 경우에도 표준 작업 방법에 비해 생산성이 34%가 개선되었다고 한다. 브라이언 밸러드(Brian Ballard) 업스킬 CEO 겸 공동 창업자는 “GE의 여러 사업부에 걸쳐 확인한 결과, 작업자의 숙련도 차이를 대폭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업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GE의 거의 모든 사업부에서 이미 스카이라이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복잡한 생산 및 조립, 수리, 유지 관리, 물류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중이다. 예컨대 MRI 기계 부품을 제조하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플로렌스 소재 GE헬스케어 공장에서는 작업자들이 착용하고 있는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처리해야 할 신규 작업 지시를 내려 받는다. 이때 스카이라이트는 작업자가 가야 할 저장소와 보관함으로 안내하여 필요한 물품을 차례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GE헬스케어는 스카이라이트를 도입해 지시 작업 완료율이 46%나 개선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밸러드 CEO는 “각 제품의 보관 장소를 찾으려는 시간 때문에 생산성이 얼마나 떨어지는 지 생각해보십시오. 이러한 정보를 디지털화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효율성 향상의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작업자는 스카이라이트 플랫폼을 활용해 문서, 도표, 점검표, 이미지, 영상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이전에는 정보를 활용하려면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을 휴대해야했다. 물론 대부분은 종이로 된 문서로 확인을 했다.
밸러드는 테러 방지를 위한 슈퍼컴퓨터 기술 및 소프트웨어 지능에 관해 미국국가안전보장국(National Security Agency)과 협력하며 업계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미국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데이터와의 상호작용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연구를 감독했다.
밸러드는 “이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고 회상한다. 밸러드는 APX랩(APX Labs)을 2010년에 설립했고, 최근 사명을 업스킬로 변경했다. 초기에는 군용 스마트 글래스를 주로 다루었으나, 2014년부터 상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했다. 1년 뒤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선보이면서 스마트 글래스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뷰직스(Vuzix), 다큐리(Daqri) 등의 업체들이 뒤이어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다양한 상상력을 모두 고려했습니다. 소규모 기업에 불과했던 우리 회사로서는 어느 분야에 화력을 집중하느냐가 중요했습니다.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동시에 기존의 업무 흐름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했습니다.” 밸러드의 설명이다.
이제 업스킬은 GE를 비롯하여 보잉(Boeing),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등 포춘(Fortune)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밸러드의 웨어러블 솔루션은 기술을 통해 작업자의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GE의 비전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과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대해 밸러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생각하는 공장을 구축하면 스마트 기계와 디지털 트윈이 구비됩니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와 연동하는 스마트한 인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충분히 효율적인 프로세스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기술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데이터 교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밸러드는 자사 웨어러블 기기가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인간-기계 인터페이스의 패러다임은 시간이 흐르면서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콘택트렌즈, 인터랙티브 회의실, 마인드 인터페이스 (뇌파로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 등 새로운 분야를 지원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업스킬은 인간이 더욱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는 원칙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스킬은 언제나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방식을 추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