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G20 국가의 리더들이 호주 브리즈번에 모였다. 이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경제 성장이라는 문제였다. G20과 B20(Business 20) 회담 동안 G20국가의 여러 기업인들은 정책 제안을 하게 된다. 2014년 초 GE의 존 라이스(John Rice) 부회장은 ‘글로벌 투자의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하는 B20 패널 토론에 참가했다. 존 라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투자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보자.
GE리포트: 라이스 부회장님은 홍콩에 기반을 두시고 있습니다. GE가 생각하는 글로벌 경제 성장의 미래와 이런 선택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존 라이스: 아시다시피, 기업에서 중역을 재배치할 때에는 무엇보다 먼저, 그 대상이 제가 되었든 다른 누구든, 조직 전체에 무엇이 중요한지 알리는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따라서 제가 홍콩에 있다는 사실보다, 미국 외의 지역에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홍콩을 선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으며, 그 선택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홍콩이라는 지역만이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하는 전체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일어난 결과에 만족하는 것이죠.
GE리포트: 아시아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흥미로운 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존 라이스: 글쎄요, 다양성이 아닐까요. 아시아에 대해 말할 때, 특히 아시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여행을 와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시아를 그저 하나의 동질적인 지역으로 인식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시아라는 곳은 정말 다양성이 충만한 곳이죠. 가장 동쪽의 일본부터 제가 몇 주일 전 방문했던 서쪽의 인도까지 모두 다릅니다. 제 생각엔 그런 다양성 덕분에 글로벌 차원에서 우리가 해야 할 비즈니스가 더욱 강화된다고 봅니다. 각각의 국가를 “파고 들어가는” 것은 정말 중요하죠. 정치를 이해하고, 거시경제와 특정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시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솔루션을 개발하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GE리포트: 다양한 문화들을 공부하는 중이라는 말씀 같습니다.
존 라이스: 맞습니다. 미국이나 서구인의 시각으로 아시아를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일하는 지역에 맞게 스스로의 관점을 바꾸고 조절해서, 편견이 개입할 여지를 줄여야겠죠. 고정관념에 따라 편향된 판단을 내리는 것의 위험성을 알고, 그런 편견을 고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글로벌 리더에게는 그런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GE리포트: 그런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부회장님에게는 꽤 재미있는 도전인가 봅니다.
존 라이스: 그렇죠. 특히 오늘날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더욱 흥미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에서 선거가 있었고 인도에서는 예산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중동이나 이라크의 여러 상황도 우리가 당면한 문제입니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상황도 있죠. 신문이나 TV를 통해 접하는 세계의 소식들은 대부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정보 중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 걸러내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죠.

B20에 패널 토론에 참가한 존 라이스 GE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
GE리포트: 호주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가장 큰 이슈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존 라이스: 호주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광업이나 오일앤가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이미 알 수 있었을 겁니다. 우려되는 현상입니다. 물론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이 상승되어선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임금 상승과 생산성 향상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죠.
호주는 적절히 균형을 추구해야 합니다. 탄소배출 비용이나 환경 부담으로 인한 비용 등의 문제에서 일관적인 정책과 규제가 필요합니다. 정책이나 규제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갑자기 중단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정부도 예산의 기간에 따라 일하려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죠. 장기적인 비전을 갖는 것이 언제나 더 좋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5개년 계획을 세웁니다. GE같은 기업들은 그런 5개년 계획을 보면서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해 높은 수준의 확신을 가지고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GE리포트: 이런 맥락에서 호주의 장기적 비전이나 목표가 명확하다면, GE와 같은 큰 기업들이 투자를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존 라이스: 그렇습니다. GE가 투자하는 것은 수명주기가 긴 자산이기 때문에, 우리는 눈앞의 미래뿐 아니라 향후 10년, 20년, 30년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기적, 장기적 관점 모두를 고려합니다. 우리가 수명주기가 긴 자산에 투자한다면, 지금부터 약 5년 후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어느 정도 가지고 싶어하겠죠? 당연한 일입니다.
GE리포트: 부회장님이 보시기에 B20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존 라이스: B20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경제를 성장시키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성장만을 주제로 삼지 않게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포괄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죠.
그렇다면 지속가능성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는 부가가치가 높은 실천이 수반되는 성장이어야 합니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죠. 포괄적이라는 말은 상위 10%만 이기는 성장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자신들이 경제 성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느끼지 못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아랍의 봄이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이런 움직임은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 현상의 본질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부의 창출에 자신들이 참여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에 관한 것입니다. 지속가능하고 포괄적인 성장은 모두가 바라는 결과입니다. 우리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다면 인적 자본과 금융 자본이 있어야 합니다. 인적 자본이 없다면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없습니다. 훌륭한 인재가 없는 나라에서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교육이나 훈련이 중요해집니다. 그리고 금융 자본은 사람이 있는 곳을 따라갑니다. 투자자들은 훌륭한 인재가 없는 곳에는 가지 않습니다.”
GE리포트: 부회장님의 역할은, 더 큰 비전과 의지를 가지고 경제의 성장 이야기에 참여하고, 폭 넓게 사회에 도움이 되려는 것입니까?
존 라이스: 그것이 오늘날의 세계가 요구하는 바입니다. 25년 전에 기업들은, 어느 시장에나 진출하여 제트 엔진이나 가스 터빈 등을 판매하고 떠났죠. 물건을 납품하면 판매 대금을 지불 받고 이익을 그 나라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주주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곤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았죠. 그랬죠?
지금은 그와는 다릅니다. 각국 정부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 점을 확실히 깨달았어요. 이제는 민간과 공공 부문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B20 같은 모임이 생긴 것입니다. 기업들은 B20에 참여하고 여기에 기여합니다. 이런 기여는 박애주의 차원이 아니라,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GE리포트: B20에 패널로 참가해서 글로벌 투자의 새로운 물결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 새로운 물결은 무엇입니까?
존 라이스: 우리는 인프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맥킨지 등의 컨설팅 기업들의 추산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인프라에 1년 동안 4조 달러가 필요하며 실제로는 3조 달러 정도가 투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약 1조 달러가 부족한 상황인 것입니다. 전기가 없다면 헬스케어, 깨끗한 물, 음식을 얻을 수 없을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야기하는 다른 것 역시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금융 자본, 인적 자본, 일자리 창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성장 같은 모든 것들이 가능하기 위한 기초는 바로 전기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GE리포트: 이런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기를 바라십니까?
존 라이스: 사람들은 인프라가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려 하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고,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게 되고, 나와 다른 사람의 상황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만약 그런 비교가 싫다면 그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죠. 20~30년 전에는 정부들, 특히 개발도상국의 정부들은 아주 편안했습니다.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해도 사람들은 그런 차이를 알지 못했고, 정부는 아주 편했죠.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발전과 개선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비록 직접 그 변화를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