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헬스케어의 혁신,
운동선수 의료정보 관리 솔루션(AMS)의 주인공 – 레이 벤더 박사 인터뷰
‘GE 리서치 서클 테크놀로지’ 글로벌 스포츠 의학 제품개발 디렉터

‘GE 리서치 서클 테크놀로지’ 글로벌 스포츠 의학 제품개발 디렉터
1. 자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레이 벤더(Ray Bender)입니다. 헬스케어 IT 분야에서 30여년 종사한 전문가입니다. 초기에 약사로 약 5년간 일하다가 미공군에 입대했습니다만, 헬스케어 IT 분야로 뛰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1987년경 미 국방성의 첫 번째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을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벌써 30년 전이네요. 그런데, 그 EMR 시스템이 아직도 현역이라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네요. 오래된 시스템들은 대부분 퇴출되는데, 제가 개발에 참여했던 시스템이 아직도 사용 중이라는 것은 제대로 일을 했다는 증거가 되기에 자랑스럽습니다.
이 후, GE에 입사해 제약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제품 개발 팀을 이끌었으며, 6-시그마 프로그램에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병원 시스템 분야로 자리를 옮겨 상용 EMR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개발에 참여한 시스템은 미국올림픽조직위(USOC)가 선정하고 사용했으며, 이어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브라질 포르투갈어로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작년 초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를 위해 EMR 시스템을 완전히 처음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 본격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되었습니다.
2. 헬스케어 IT분야에서 아주 오랫동안 근무하셨는데요, 과거와 현재 시스템을 비교하면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답변을 드리기 전에 제가 약사라는 사실을 다시 말씀 드리고 싶네요. 약사는 환자를 보호하는 것이 일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여러 가지 의료 오류 중에서 특히 약국에서 표기 오류가 잦았습니다. 누군가 처방전을 작성한 손 글씨를 읽으면서 실수하거나, 전화로 알려주는 내용을 잘 못 받아 적은 것이지요. 중요한 내용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의미를 잃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전 장치가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전자의무기록(EMR)이 등장하게 된 배경입니다. 약국에서 먼저 처방전을 받아쓰는 시스템을 없애면서 시작되었고, 자동화 기능을 더욱 많이 채용하면서 안전과 효율성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 것이 지난 30년 동안 저의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3. GE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대회 이후로 올림픽을 위한 EMR 시스템을 공급해 왔습니다. 어떤 중요한 통찰을 얻었나요?
지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점은 클라우드(Cloud)의 역할입니다. 리우 올림픽 대회에서 사용한 GE의 EMR 솔루션은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입니다. 여러 면에서 제한이 있었죠. 예를 들어 EMR에 로그인 하기 위해서 사용자는 물리적으로 병원에 있어야 하고, 네트워크 및 시스템에 로그인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공간적인 제약이 컸습니다.

의료진이 올림픽 선수와 검진하면서, 태블릿으로 AMS를 사용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통찰은 태블릿과 같은 하드웨어의 중요성입니다. 의무실 한쪽 벽 쪽에 환자가 누워있고, 또 다른 쪽 책상에 EMR이 실행되는 컴퓨터가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의사는 환자에게 걸어 가서 검사를 하고, 컴퓨터로 돌아와서 몇몇 데이터를 입력합니다. 그리고 다시 환자에게 가서, 추가적인 검사를 하고 다시 컴퓨터로 돌아와 데이터를 입력하고 확인합니다. 메모장에 손으로도 정보를 기록해야 하는 등 동시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리우에서는 의료진들이 의무실에서 환자와 컴퓨터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용적이지 않죠.
만일 솔루션이 태블릿을 지원한다면, 태블릿에 바로 진료기록을 하고, 데이터를 병상에서 바로 입력할 수 있습니다. 또 과거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도 있죠. 바로 태블릿을 통해 모든 자원에 접근 가능하게 됩니다.
이 두 가지가 과거 경험을 통해 학습한 중요한 통찰입니다.
4.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사용할 AMS(Athlete Management Solution)는 태블릿을 지원하나요?
AMS는 타블렛을 유연하게 지원합니다. 물론 과거 기술을 태블릿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수 있었지만, 시스템을 원활하게 마이그레이션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태블릿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완전히 처음부터 개발했습니다. 이제 인터넷에 연결된 태블릿만 있다면, 의료진들은 언제 어디서나 AMS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MS (Athlete Management Solution)
GE는 AMS를 사용하려는 한 프로 스포츠 연맹과 협의 한 바가 있습니다. 그들의 요구 조건 중 하나는 AMS를 비행기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프로 구단은 아주 바쁘죠. 그래서 이동 중인 항공기에서 데이터를 입력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 번째는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공간적 제약 없이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수의 상용 EMR솔루션은 각 국가의 규제 요구 사항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GE는 올림픽을 위한 AMS를 개발하면서 이런 형식적인 부분을 넘어,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 개발에 신경 썼습니다. 이것도 과거 경험을 통해 학습한 중요한 통찰이지요.
5. 단기간에 완전히 새로운 AMS 솔루션을 개발하셨는데요, 개발에 사용한 방법론을 설명해주십시오
저는 수정 애자일(Modified Agile) 방법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애자일 방법론이 때로는 적절치 않은 행동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프로젝트는 모든 개발 단계에서 고객을 직접적으로 참여시키는 ‘수정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애자일 개발: 프로젝트의 생명주기동안 반복적인 개발을 촉진하는 방법론)
저희 팀은 큰 그림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2017년 1월 15일에 첫 미팅을 가졌죠. 백지에서 시작해서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을 10달만에 완료해야 했습니다. 아주 도전적인 스케쥴이지요. 백지에서 시작하여 파일롯 테스트를 거쳐 2018년 1월 말 대회 현장에 이미 배치 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1년 만에 완성했습니다.

‘GE 리서치 서클 테크놀로지’ 글로벌 스포츠 의학 제품개발 디렉터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개발 팀과 협업하며 두 달에 한 번씩 미팅을 갖고, 다음 단계의 프로그래밍 작업 내용을 논의했습니다. 즉, 프로그램의 변경 주기가 약 60일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IOC가 AMS 솔루션을 밀접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매주 회의를 가졌습니다. GE가 개발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테스트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신속하게 개선된 프로그램 모듈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만, 일정 기간이 지날 때까지 구축되지 않은 모듈도 있었습니다. 60일 이내에 개발을 완료할 수 있는 업무로 개발 범위를 한정 지어야 했습니다. 60일 이내에 개발이 완료되어야 시연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시연을 할 수 없다면, 사실상 개발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프로그램들을 내부 미팅 뿐만이 아니라 IOC와의 주간회의에서 시연할 수 있는 작은 조각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개발하는 동시에 IOC는 각 요소들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개발하고 나서 고객에게 보여 주었을 때, 고객이 “오, 안돼, 안돼, 안돼, 이게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정 애자일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는 IOC를 위한 교육 세션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IOC는 이미 모든 내용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교육은 처음부터 끝까지 워크플로우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의외로 놀랄 일은 없었습니다. IOC는 모든 기능을 확인했고, 탁월한 AMS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6. AMS의 핵심 기능 중 하나가 데이터 입력의 용이성입니다. AM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엇입니까?
2018년 2월 1일 2018 평창 올림픽대회를 위한 폴리클리닉(올림픽 병원)이 공식으로 오픈했습니다. 이 폴리클리닉에서 한국 의사가 환자 데이터를 한국어로 입력한다고 가정해보죠. 그 환자가 다음 번에 폴리클리닉에 오면 영어를 사용하는 IOC 의사 중 한 명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한국어로 남긴 기록을 영어로 바꿔 볼 수 있습니다. 즉, 의사들은 환자 기록을 자신의 언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후 환자에게 물리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고 조언할 수도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최초 부상과 그와 관련된 모든 세부 사항을 볼 수 있으며, 추가 물리 치료 처방 등의 내용도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의사가 선호하는 언어로 말이지요.

AMS에 데이터 입력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의사가 시스템을 사용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의사가 사용하는 언어로 모든 것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의료진이 입력하고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국가 올림픽 위원회(NOC) 의료진은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지만, 해당 국가의 환자 데이터만 볼 수 있도록 제한됩니다. 따라서 미국 올림픽 위원회 소속 의사는 헝가리 또는 한국인 환자의 데이터를 볼 수 없습니다. 경쟁자의 데이터를 볼 수 있다면 곤란하죠.
7. 선수에게 주는 처방전이 알러지나 도핑과 연관된다면 AMS 솔루션은 의료진에게 경고를 제공합니까?
모든 의약품은 IOC와 평창올림픽조직위(POCOG)가 정한 처방집에 의해 한정됩니다. 처방집을 넘어선 처방전은 작성할 수 없습니다. 처방집에서 허락된 약품만 주문 가능합니다.
처방은 3가지 관점에서 스크리닝된 후 제공됩니다. 첫 번째, 시스템은 환자의 알러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러지와 연결된 약품을 주문하면 경고합니다. 두 번째, 약물-약물 상호 작용입니다. 잠재적으로 이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두 가지 약물을 주문하면 시스템에서 경고합니다. 세 번째는 세계반도핑기구 (WADA) 목록에 기반합니다. WADA 목록에 있는 금지 약물을 선택하면 시스템에서 경고합니다.
그리고 실제 처방전에는 금지된 약물 처방을 위한 특별 양식이 하단에 있습니다. 금지되었기 때문에 절대 처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처방을 진행하라는 의미지요. 그래서 경고하는 것입니다. 물론 특정 상황에서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처방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만,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 한정될 것입니다.
8. AMS는 의료 데이터를 스포츠 데이터와 결합하도록 발전되었습니다. 스포츠 데이터의 무결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습니까?
의료진이 의료 정보를 입력할 때, 코드화된 메뉴를 선택하여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필요한 경우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의료진이 증상을 선택하기 때문에 의료 데이터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선수나 경기장의 디테일에 관한 스포츠 데이터를 의료 데이터와 같이 입력하는 경우, 데이터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AMS 스크린 화면
스포츠 데이터의 하위 집합을 예로 들어보죠. 물론 올림픽대회 이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확장하기를 기대하지만, IOC는 확보하고자 하는 특정 스포츠 데이터의 하위 집합에 대해 코드 세트를 사용합니다. IOC가 오랜 시간에 걸쳐 종이에 수집한 데이터를 상세하게 튜닝한 코드 세트입니다. 앞으로도 변화가 있겠지만 IOC에게 중요한 코드 세트가 있고 모든 의사는 이 코드 세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의료 데이터와 동일한 원칙이 스포츠 데이터에도 적용됩니다.
9. 전자의무기록 솔루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두 가지 관점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올림픽과 같은 2주~3주에 걸친 이벤트의 경우입니다. 이런 용도로 수집할 데이터가 좀더 다듬어질 수 있습니다. 워크플로우 등을 개선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이런 경우엔 몇 주 정도되는 대회만을 추적하는 것이지, 몇 년 동안 누군가의 삶을 추적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수집하기로 결정한 데이터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AMS를 통해 이제는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좀 더 장기적으로 보자면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있습니다. 이들은 좀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환자 기록을 보유하고 있을 때 의미 있는 데이터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2주~3주 기간과는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4~6년 동안 올림픽과 연관된 선수를 추적한다면, 더 많은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특정 시점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많은 정보를 가지게 됩니다.
또 다른 미래의 진화 사례로는 웨어러블 기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활 운동 기기와 결합될 수 있습니다. 센서를 다리에 장착하고 센서 데이터를 노트북으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환자는 재활운동 관리를 위해 물리치료사를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운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전송되고 물리치료사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만일 재활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환자와 연락해서 바로 잡을 수 있죠. 그리고 특정 단계의 운동이 종료되면 새로운 운동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종류의 파트너십에 관심을 가지고 데이터를 결합하고자 합니다. 심장 초음파와 심전도(EKG)와 관련된 단체들과도 논의 중입니다. 제품 측면에서 AMS의 진화 방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