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이노베이션포럼 2016 “한국혁신지표” 조사결과분석
에델만 인텔리전스 앙투앙 하라리 글로벌 총괄 발표
지난 4월 15일 서울에서 개최된 ‘GE이노베이션 포럼 2016’에서는 GE가 해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하고 있는 “GE글로벌 혁신지표” 한국 편이 공개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GE와 글로벌 혁신지표 조사를 함께 진행하는 에델만 인텔리전스의 앙투앙 하라리 글로벌 총괄이 포럼에 참가,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한국에서 혁신이 갖는 의미와 현황, 그리고 전망을 발표했다.
GE 글로벌 혁신지표는 지난 5년간 전세계 주요 국가, 다양한 규모의 기업에서 혁신을 담당하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왔다. 특히 2016년 올해 조사에는 해당 국가의 여론주도층 시민을 추가 선정하여 그들의 생각과 기업 혁신 담당 임원들의 생각을 비교 대조하는 방식을 취했다. GE리포트 코리아에서는 앙투앙 하라리 총괄의 발표에서 한국 기업들의 혁신추진에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을 간추려 게재한다.
혁신 기술, 환영과 압박
‘2016 GE글로벌 혁신지표’ 에서 세계적으로 기업 임원들은 디지털화에 대한 기대와 압박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답했다. 혁신적인 신기술이 산업을 바꿀 것이며 그로 인해 새로운 성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혁신을 지속해 이 흐름에 도태되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 역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향해 세계 경제가 경쟁적으로 도약하고 있는 현재, 혁신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 국가에서 기업 측이나 여론주도 시민층 모두, 압박만큼이나 “디지털 전환이 산업 혁명의 측면에서 산업과 사회 전반에 가져다 줄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낙관적 태도도 함께 보였다.
3년 전의 글로벌 혁신지표 결과와 비교, 2016년은 분석 기술이나 빅 데이터 기술 등에 대한 기대가 한층 더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첨단 기술이 “실제적인 수익”과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결과도 나타났다. 혁신에 대한 기대가 고무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부분이다.
날로 치열하고 복잡해져 가는 글로벌 시장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도태될 것인가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혁신과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고, 그로 인한 기회도 많지만, 파괴적 혁신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에서는 디지털 혁신에서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 기술 도입을 위해 이미 다른 국가와 비교해 뒤지지 않을 만큼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4차 산업혁명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급진적, 파괴적 혁신은 어렵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의 평균 응답보다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혁신의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것도 아마 이런 압박감 때문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많은 응답자들이 “스타트업 정신이 표준이 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만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까지도 회사의 규모와 관계 없이 더 민첩하고 더 빠르게 움직여 혁신문화를 창조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둔 한국의 도전과제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항목에서는 한국과 글로벌 응답자들간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한국 기업 임원들은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글로벌 응답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예를 들어,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인간과 기계가 함께 일하게 되면 실업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 많았다. 반면 다른 국가의 기업 임원들은 이런 우려가 소수의 반응에 머물렀다. 혁신 기술이 도입되어 단기적으로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신규 고용이 창출되고 고용 조건이 개선되는 등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더 높았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업 인재의 특성에서는 한국과 글로벌 임원들 모두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기존의 비전이나 조직 문화에 순응하는 사람보다는 새로운 자질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혁신을 위한 바탕이 결국 능력 있는 인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 임원들은 새로운 자질의 능력 있는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기업 인재의 중요한 자질 요소로 꼽지 않았다.
한편, 한국의 여론주도층에서는 스타트업 정신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탄력적 근무시간 도입, 참여 경영, 원격 근무 등의 스타트업과 같은 새로운 업무 환경의 필요성이 높다고 보았다. 하지만, 한국 임원들은 스타트업이 표준이 되어야 한다는 응답에서 글로벌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 기업 임원들은 혁신을 위한 인재상 및 새로운 업무환경에 있어 모순된 입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정부 지원에 대해서도 나타난다.
글로벌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 대해 “정부가 새로운 규제와 정책을 도입해서 기업의 혁신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특히 혁신이나 스타트업을 장려하도록 해달라는 요구사항이 많았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은 정부의 혁신 지원이 부족하다고 보는 응답이 글로벌 평균보다 높았다. 이와 관련, 정부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혁신을 이끌어야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책을 펼쳐 달라는 목소리가 더 컸다.
민첩한 조직이 혁신 성공의 열쇠
하라리 총괄 대표는 이번 발표에서 혁신의 어려움에 대해, “주식회사 대한민국만이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 많은 글로벌 기업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비용 대비 효과적으로 적응하여 경쟁사를 넘어서는 조직’이 민첩한 조직이라고 정의하며, 다양한 유형의 인재를 활용해 협업을 실행하고 민첩한 조직으로 거듭나 혁신에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E글로벌 혁신지표 2016’ 조사에서 글로벌 결과와 한국 결과를 비교할 때, 한국 기업들이 협업과 빅데이터 등의 혁신 요소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도, 디지털 혁명과 관련된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조사 대상 30개국 중, 혁신 선도 면에서 5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자신감과 의욕을 잃지 않고, 민첩한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하며 디지털 혁신에 임한다면 대한민국도 4차 산업혁명을 성공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