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는 운동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웨어러블 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웨어러블은 신체에 더 밀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모양을 구부리거나 휠 수도 있는데, 얼마나 오래 달렸는지, 현재의 심박 수는 얼마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는지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운동 선수는 이런 데이터를 사용하여 지속적으로 훈련을 개선하고, 다양한 훈련 방식에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산업용 웨어러블(Industrial Wearable)의 등장
GE리서치는 풍력터빈 블레이드(날개)에 장착할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기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산업용 웨어러블이라고 할 수 있겠다. GE리서치의 낸시 스토펠(Nancy Stoffel) 박사와 팀원들은 3D프린팅 기술과 첨단의 반도체 기술을 융합하여, 내구성이 뛰어난 얇고 유연한 전자 기기를 만들어 블레이드를 모니터링하려고 한다.
최근에 내놓은 연구개발 성과는 종이처럼 얇은 센서다. 이 센서는 풍력터빈 블레이드 제작 공정 중에 블레이드에 내장할 수 있다.
GE리서치의 비파괴시험 담당 수석과학자인 슈리다르 나트(Shridhar Nath)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블레이드 내부에 센서를 설치할 전략적 위치를 선정하고, 제작 과정 중에 센서로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2010년 이후 터빈 블레이드가 대형화되기 시작하면서, 풍력발전소 관리자들은 더 많은 풍력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풍력 에너지 생산 비용은 현저히 감소했다. 따라서 대형화하는 블레이드를 산업용 웨어러블로 모니터링하는 이 연구의 의미는 더욱 커졌다.
GE리뉴어블에너지의 자회사인 LM Wind Power는 길이가 107미터인 세계 최장의 블레이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풍력터빈 블레이드는 매년 평균 약 3미터씩 길어지고 있다고, 나트는 설명한다.
개발팀은 접거나 고정할 수 있는 의류 부착용 센서를 연구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미국 국방부, 대학, 기업의 컨소시엄인 NextFlex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센서는 (블레이드) 제작 단계 뿐만 아니라 현장에 설치된 이후에도 응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진다. 풍력발전소 현장의 엔지니어들이 원격으로 풍력터빈을 관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산업용 웨어러블의 도전 과제
설명은 쉽게 들리지만, 개발은 만만한 도전 과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블레이드는 유리섬유, 탄소 , 목재 등의 복합소재가 사용되며, 수지를 주입하여 성형한다. 제조 과정 중에 블레이드의 곡선과 동일한 곡률을 갖는 센서를 내장한다면, 초대형 블레이드를 제작하는 공정에서 블레이드가 적절히 경화되었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어, 생산 속도도 가속화할 수 있다.
하지만, 블레이드에 내장된 센서가 블레이드와 간섭 현상을 일으키면 곤란하며,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스토펠 박사의 팀은 2021년까지 시제품을 발표할 계획인데, 올해는 다양한 센서 소재를 테스트한다. 스토펠 박사는 “이 프로젝트는 전자기(Electromagnetic)적으로 매우 힘든 도전일 뿐만 아니라, 기계공학 및 재료공학 차원에서도 쉽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미래에는 회전하는 풍력터빈의 블레이드에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할 예정이며, 이를 활용하면 풍력발전소 운영자는 조기에 문제 발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는 마모의 징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엔지니어가 방문하여, 터빈 플랫폼을 직접 확인거나, 지상에서 망원경으로 또는 드론으로 상태를 확인한다. 이런 다양한 방법 중 그 어느 것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직 없다.
스토펠 박사는 “우리는 무선으로 작동하는 센서를 개발할 것이며, 주변의 다른 사물을 방해하지 않고, 2~1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풍력터빈 블레이드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블레이드 센서 프로젝트를 위해 GE는 빙햄턴 대학(Binghamton University), 조지아텍(Georgia Tech), 그리고 헬리콥터 제조사인 시코르스키(Sikorsky)와 협력 중이다.
공동 연구자들은 기체(Airframe) 구조물에 내장되는 센서를 연구하여, 비행으로 인한 손상과 마모를 연구할 계획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다양한 종류의 산업 기계들에 내장할 수 있는 유연한 센서, 즉 산업용 웨어러블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스토펠 박사는 “산업용 웨어러블은 아주 많은 응용 분야가 있으며, GE는 산업용 웨어러블 시대를 여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산업용 웨어러블은 대형 회전기계, 엔진 외에도 수많은 기계들의 성능을 감지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