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터넷, 모든 것을 바꾼다 (1부) – GE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만나다 – 읽어보기
마르코 아눈지아타(Marco Annunziata)는 G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다. 과학기술 전문가가 GE 소속이라면 세계의 누구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그런데 경제 전문가는 GE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더구나 2013년 10월 TED에서 그가 한 연설의 제목은 경제를 주제로 한 것이 아니라, “산업인터넷의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the age of the industrial internet)”이라는 제목이었다. 이 발표는 세간의 화제가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세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GE 리포트에서 그에게 산업인터넷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GE리포트: 제조기술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오늘날, 생산에서 지리적인 조건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마르코: 제조 공장의 위치를 결정하려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시장 즉 고객에 대한 접근성과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죠. 하지만 첨단제조기술이 현실화되면서 우리는 이런 조건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첨단제조기술로 인해 두 가지가 가능해졌습니다. 첫째는 더 작은 규모로도 경제적으로 효율성 있는 생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가 3D 프린팅 기술이죠.
우리가 어떻게 프로그램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가격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3D프린팅입니다. 동시에 생산에서 더 많은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요. 화상통신 기술 덕분에 첨단제조기술을 기존의 생산 프로세스와 더 잘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첨단제조기술을 이용하면 생산 운영의 규모와 배치를 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운송비 vs 임금 vs 기술 비용을 한번 비교해보면, 이런 요소들 사이의 균형을 최적화하고 전체 비용을 최적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겁니다. 지금의 장소가 바로 최적의 위치이며, 따라서 여기에 제조 공장을 만들면 되는 것이죠.
GE리포트: GE의 미래에 3D 프린팅이나 다른 첨단제조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까요?
마르코: 정말 엄청나게 중요할 겁니다. 3D 프린팅 기술로 부품 몇 개를 만들어보면 이 기술의 잠재력을 금세 알 수 있죠. 이 기술 덕분에 디자인 과정, 시제품 생산, 실제 제품의 생산 과정이 빨라집니다.
미래의 업무방식 – 퓨처오브워크(The Future of work)
GE리포트: 퓨처오브워크는 GE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요소입니다. 이 분야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으신지요?
마르코: GE 제조부문 수석연구원 스티븐 빌러와 함께 연구 중인데요. 퓨처오브워크에 대한 첫 번째 보고서(퓨처오브워크 국내 슬라이드쉐어 링크)를 한 달 전에 발행했습니다. 앞으로 여러 해 동안 경제의 중심을 바꿀 모든 변화들을 이 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퓨처오브워크는 3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산업인터넷, 둘째는 첨단제조기술, 셋째는 글로벌 브레인입니다. 글로벌 브레인은 기업들이 어떻게 크라우드 소싱을 이용하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GE같은 기업들이 외부의 인재들과 직접 고용이라는 협소한 방식을 넘어 함께 일하는 방식이죠. 이제 멋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GE는 오픈소스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인 GrabCAD와 협력하여, 항공기 제트엔진의 브라켓을 경량화하는 혁신을 함께 했습니다. 기존 제품보다 작고 간단하지만 항공기와 엔진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이 탄생했어요. 우리는 새로운 디자인을 반드시 3D 프린팅 기술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훌륭한 내용을 갖춘 수많은 디자인들이 제출되었죠. 그 중에는 깜짝 놀랄만한 것도 있었습니다. 상위 3개의 디자인은 항공이나 그 비슷한 분야에도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작업이었습니다. 1위는 인도네시아의 음향 엔지니어가 차지했는데, 기존 제품보다 80%나 가벼운 제품이었어요. GE의 엔지니어들이 지금까지 해내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퓨처오브워크는 앞으로 수년 동안 경제 분야에서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이다.”

첨단제조 기술은 퓨처오브워크를 향한 변화를 이끌 것이다.
GE리포트: GE 연구진이 많이 놀랐겠군요.
마르코: 그렇지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공모전을 통해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나은 결과가 나왔으니까요. 만약 저에게 경제 전문가로서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하죠. ‘더 많은 인력 자원이 있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일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GE같은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사내에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외부에 공개하면 결과물이 더 빨리 나온다는 사실을 갑자기 알게 된 거예요.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죠. 만약 어떤 결과가 외부의 도움으로 더 빨리 나왔다면, 다른 누군가는 그 결과를 더 빨리 내놓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다가 그 사람이 나를 앞서갈 수 있다는 리스크도 고려해야 합니다.
GE리포트: 스타트업 말씀인가요?
마르코: 스타트업일 수도 있고요. 아니면 다른 기업이나 개인이 GE같은 기업과 개별 기술 및 인재 사이에 끼어 들어 중개 역할을 하려고 들 수도 있죠.
GE리포트: 아이디어는 좋지만, 이것이 지속가능하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르코: 그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연구하고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넓게 보자면, 기업에서는 향후 10년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올리는 데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기업 밖에 있는 젊은 엔지니어라면 다른 인센티브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연구의 결과물, 발전의 결과물을 본인도 나누고 싶어하겠죠.
GE리포트: 지적 재산권 말이군요.
마르코: 지적 재산권일 수도 있고, 지분의 일부를 갖는 방식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 전략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적 재산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도 생각해야 해요. 제트 엔진 브라켓의 예를 들어볼까요. “이런 디자인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데, 더 나은 제품을 원합니다.”라고 말해도 됩니다. 그렇지만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디자인을 개선하고 싶다면 우리 작업에서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과정이나 부품을 이해시키자면 프로젝트에서 더 많은 부분을 보여줘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지적 재산권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요?
GE리포트: 더 조직화된 혁신 커뮤니티를 만들어, 상황에 어울리는 더 발전된 개념을 찾고자 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만. 맞습니까?
마르코: 그렇습니다. 우리는 혁신 커뮤니티를 만드는 최상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소싱의 아름다움과 힘은 통제하지 않는 것에서 나옵니다. 누구나 작업에 뛰어들 수 있고 기여할 수 있어요. 물론
아무것도 통제가 되지 않는 상태여서는 안 되겠죠. GE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약간의 규제와 규칙은 필요합니다. 그래야 지적 재산권도 보호하고,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GE리포트: 오늘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경제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세계 경제의 성장이 더딘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마르코: 제가 보기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결의 시작입니다. 성장이란 혁신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비즈니스 리더들이 깨달아야 해요.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성장이 시작되죠. 비즈니스 리더들 중 이 사실을 이해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런 모습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 리더들이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죠.
두 번째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이 아젠다를 국가적 차원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혁신을 창발해야 결과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정치인들과 정부가 이해하게 될 겁니다. 생각의 틀이며 정책•규제의 모든 면에 혁신이 필요하죠. 또한 교육 분야와 지속가능한 정책에 투자해야 합니다.
경제 전문가로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몇몇 국가, 특히 선진국들이 쉬운 해결책을 선택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06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데, 왜 그때는 그렇게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지금은 그러지 못하냐는 질문을 쉽게 던집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2006년의 정책은 잘못된 것이었고, 그래서 우리가 2008년에 위기를 경험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정말로 기본으로 돌아가서 혁신과 기술•인프라•교육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비즈니스 리더들이 막대한 역할을 수행해야죠. 경제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할 뿐 아니라 사회적 논의를 이런 방면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모든 과정을 지탱하면서 계속 앞서서 판세를 이끌어나갈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보유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혁신, 기술, 인프라, 교육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GE 리포트: 감사합니다.
마르코: 감사합니다.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