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수석 이코노미스트 마르코 아눈지아타는 최근 산업인터넷 시대와 앱의 연관성을 밝히는 글을 발표했다. 스마트폰이 어느새 일상으로 자리잡은 오늘날, 새로운 산업혁명인 산업인터넷 기술 역시 스마트폰의 앱과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다. GE리포트 코리아에서는 마르코 아눈지아타의 발표문을 소개하여, 기존의 소비자용 앱이 아닌 산업용 앱이 어떻게 미래를 바꿀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정확히는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는 개발자가 앱, 즉 응용 프로그램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두 신경을 써야 했다. 열심히 앱을 제작한 후, 이를 CD 같은 저장장치에 담아 상자로 포장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 판매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이 개발자를 위한 앱 생태계를 구축한 이후, 이런 걱정은 없어졌다. 개발자는 앱 개발에만 매진하면 되었고, 전세계 소비자들은 손쉽게 앱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앱의 세계에 살고 있다. 앱이 당연한 일상이 된 나머지 그 존재를 인식조차 못할 때도 많다. 알람 앱을 이용해 아침에 눈을 뜨고, 또 다른 앱으로 수면의 질과 양을 측정한다. 이동할 때, 영화나 식당을 예약할 때, 체중을 기록하거나 운동량을 측정할 때, 친구를 만날 때, 음악을 들을 때, 뉴스를 볼 때 까지도 우리는 앱을 하루 종일 사용한다. 삶 자체가 앱을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기계가 앱을 사용한다?
이런 트렌드에 최근에는 기계까지 합류하고 있다. 산업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기계가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고, 빅데이터는 이름 그대로 정말 “커지고” 있다. 다른 데이터와 비교할 때, 기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 양이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예를 들어 제트엔진은 한 번의 비행에서 1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가스터빈, 풍력터빈, 철도, 의료기기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2020년이 되면 500억 개의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될 것이며, 산업 세계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점점 더 많은 기계가 서로 연결되면서, 산업 기계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앱을 통해 처리할 것이다. 앱은 산업 기계의 상태를 개선시키고, 서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 풍력 터빈끼리 서로 대화할 수 있게 도와주고, 바람 방향이 변할 때마다 전체 풍력 단지의 에너지 생산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블레이드의 피치(Pitch)를 조절하여 최적화하는 앱이 있다. 제트 엔진이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앱도 있다. 가스터빈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여 언제 고장이 날지 예측하는 앱도 있어 예방 정비가 가능해졌다. 헬스케어 분야의 앱은 의사나 간호사가 더 효율적으로 진료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게 하고, 실시간으로 여러 의료진이 환자의 진단을 협력하며 진행하게 해준다. 앱을 통해 전문가의 생산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산업인터넷은 이제 프레딕스(Predix) 라는 운영 체제와 프레딕스 클라우드라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통일된 플랫폼 위에서, 개발자는 다양한 기계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여러 실험을 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전세계 수백만 명의 지성을 연결시키는 “글로벌 브레인”의 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오늘날 전세계에는 250만 명의 개발자가 있다. 이는 수많은 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세계에서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앱으로 처리하고 있다. 소비자용 앱은 우리 삶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경제 가치를 창출했다. 작년 전세계 앱 경제는 27%나 성장했고, 내년에는 1,43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떠오르고 있는 산업 앱 경제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산업 앱은 에너지, 헬스케어,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글로벌 경제 성장에서 엔진 역할을 하게 된다. 전세계 경제 생산의 1/3이 산업 분야에서 일어나는데, 산업 앱에 대한 투자는 향후 15년 동안 60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앱이 삶을 바꾼다
산업용 앱은 경제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부터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에너지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앱 덕분에 비용이 절감되고,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다.
산업용 앱은 병원의 대기 시간과 항공기 연착을 줄일 것이다. 새로운 생산 기술과 접목되어 새로운 장소에서 제조를 할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신흥 경제 국가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다. 산업용 앱은 우리의 일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자용 앱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산업용 앱 경제 성장의 핵심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포팅’, 즉 새로운 환경에서 작동될 수 있게 해주는 앱의 호환성과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에 있다. 여러 대의 항공기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게 돕는 앱은 여러 대의 선박이나 기관차를 운영하는 데에도 손쉽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아이디어와 솔루션이 여러 분야에 적용되어 상호운용성이 강화되면, 산업인터넷의 성장이 가속화되며 효율성도 증폭될 것이다.
산업용 앱 경제는 소비자용 앱 경제보다 더 큰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오지만 다른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소비자용 앱처럼 단순한 앱 형태는 산업 분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산업용 기계를 위한 앱은 보안과 여러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용 앱은 복잡한 산업 기계의 작동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해야 한다. 따라서 산업 수준의 엄청난 데이터 양을 다루고 매우 엄격한 보안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산업 플랜트나 인프라의 상호 간섭을 막기 위해서도 이는 매우 중요하다.
경제 성장은 사람과, 사람이 만든 기계를 통해 이뤄져 왔다. 혁신이 가속화됨에 따라 인간과 기계 모두 스마트해지고,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는 이제 상호보완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다. 앞으로는 사람과 기계의 협력이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산업용 앱은 기계와 사람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줄 것이며, 사람들을 위해 더 좋은 직업을 창출하고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