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오늘날, 빅데이터 분석을 경영에 적용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지난해 GE와 액센츄어가 실시한 산업인터넷 의식 조사(링크)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스스로 평가한 기업은 36% 정도에 머물며, ‘이미 빅데이터 활용 전략을 수립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겨우 5%에 불과하다. ‘향후 3년간 빅데이터 활용 전략을 전개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긴다’, ‘투자자들이 떠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다’는 답변이 상위에 오른 점을 보면 기업들이 많은 조바심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도 푸네에 위치한 GE의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에서 생산하는 풍력터빈의 허브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ERP 같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활용 중이다. 이런 솔루션을 활용하면 경영과 생산부문에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GE디지털 일본의 사와치카 후사오(沢近 房雄)씨는 오히려 이런 인식 때문에 빅데이터 시대로 향하는 움직임이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본에서는 품질, 비용, 생산 관리 목적으로 IT(정보기술)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고대부분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여전히 스프레드시트와 이메일, 종이 전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업무 프로세스에서 디지털 기술이 매끄럽게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IT(정보 기술)가 도입되어 있어도, OT(운영 기술)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경쟁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미래에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가 중요합니다.”

‘생각하는 공장’에 ‘디지털 스레드’를 적용하면 각 데이터에서 얻는 인사이트를 최대한 활용하고 생산에서 공급까지의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GE 디지털)
‘제조실행시스템 (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도 이미 존재하는 솔루션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라이센스를 구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따라서, 초기 비용부담이 높고, 도입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게는 반년부터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점 때문에 도입이 지지부진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생각하는 공장의 가치제안
자체적으로도 제품을 제조하는 GE는 전세계에 위치한 400여 자사 공장을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현재 약 100여곳의 공장에서 산업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OT(운영 기술)를 실현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단계는 다음과 같다.
- 1단계: 연결하기 Get Connected – 공장내의 기기에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산업인터넷에 ‘연결’한다.
- 2단계: 인사이트얻기 Get Insights –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해 ‘인사이트’를 얻는다.
- 3단계: 최적화하기 Get Optimized – 데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전체 운영을 ‘최적화’한다.
GE는자체 소프트웨어인 ‘브릴리언트 매뉴팩처링 스위트(Brilliant Manufacturing Suite)’를 통해 ‘생각하는 공장’을 실현하고 있다. GE는 기존 제조시설을 ‘생각하는 공장’으로 전환함으로써, 제조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최대 2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GE뿐만 아니라 국내외 많은 기업에 이미 도입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식음료 업계에서는 세계 10대 기업 중 70%, 자동차 업계에서 세계 상위 15개사의 절반 이상, 물・오수 처리 산업에서 상위 5개사 중 3개사, 발전 산업에서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이 GE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생산성 효율을 향상하고 돌발적인 가동중지 시간을 감소시키고 있다.
“GE는 원래 제조업 기반 기업으로 중공업에서 전구 제조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미래의 GE는 정보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기술뿐만 아니라 OT에 요구되는 업무 프로세스의 이해, 기계 기술과 센서 기술을 융합한 모니터링 기술, 제어 기술 등 GE가 축적한 산업 지식을 결합하여 고객 기업을 지원하려 합니다.”라고 사와치카 씨는 이야기한다.
GE는 이미 검증된 클라우드 기반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SaaS(Software as a Service)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즉, 구독형(Subscription)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액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한번에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단순히 PC와 소프트웨어만 기존 라인에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도입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도 6주 이내로 줄어든다. 또한 GE의 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 ‘프레딕스(Predix)’는 향후 써드파티 소프트웨어와 연계할 수도 있는 확장성도 갖췄다. 이를 통해 고객 기업은 시장 환경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GE디지털 리저널 매니저 사와치카 후사오 (SawaKon Fusao)
라이선스 판매도 계속하고,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을 선호하는 기업에게는 종전 방식을 유지 (이미지 출처: GE Japan)
* On-premise 소프트웨어란 SaaS 소프트웨어와 반대의 개념으로 어플리케이션을 PC에 설치하고, 역시 PC에서 실행하는 방식이다.
IT와 OT의 차이점은?
“ERP와 SCM(Supply Chain Management) 등 기업의 IT 솔루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하루 또는 한 시간마다 실시간으로 피드백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MES와 SCADA (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감시제어시스템) 등 OT 응용 프로그램은 계속 작동되는 기계에 적용됩니다. 즉, 기계의 고장을 예측하거나, 가동 중단 없이 기계가 계속 운전되기 위해서는 1분 1초 수준으로 세심하고 일정한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GE가 개발한 산업용 OS ‘프레딕스(Predix)’는 산업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돼 제조 현장에 적합합니다.”
“GE는 회사 차원에서 직접 ‘생각하는 공장’을 만들어 생산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더 필요한 기능이나 기술이 있으면 곧바로 개발하고 추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GE가 스스로 ‘생각하는 공장’에 몰두하는 의지야말로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이 가장 신뢰하는 요소일지도 모르겠네요.”라고 사와치카 씨는 말한다. GE는 파트너인 PTC와 함께 산업용 소프트웨어 제품 ‘브릴리언트 팩토리 스위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