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미국 국방연구원의 과학자들은 세라믹 소재를 항공기에 적용할 수 있을 지를 연구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미래에는 세라믹보다 돼지들이 하늘을 더 많이 날아다닐지도 모릅니다.” 연구원들이 왜 이런 우스꽝스러운 표현의 부정적인 결론을 내렸는지는, 커피 머그잔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세라믹은 열에는 강하지만, 외부로부터 힘이 가해지면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 발표 후 20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세라믹은 항공산업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 일련의 공학 연구 결과와 제조 공정의 혁신이 융합되어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재료(CMC)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CMC는 금속처럼 단단하고, 유리처럼 가벼우며, 뛰어난 내열 성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특별한 소재이다.
이렇게 혁신적인 CMC 소재 개발을 위해 GE는 지금까지 15억 달러 정도를 자금을 투자했으며, 연구 개발에도 수십년이나 투자해 왔다. 그 결과 CMC는 군용 및 민간 항공기에 사용되는 GE의 제트엔진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현재는 1세대 CMC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GE항공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인 개리 머서의 말이다.
CMC는 탄화규소(SiC), 세라믹 섬유, 세라믹 수지를 기본으로 정교한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며, GE의 독자적인 비법인 코팅 작업을 거쳐 더욱 단단해진다. CMC는 금속 합금과 비교하면 1/3 정도의 밀도와 중량을 가지며, 모든 금속 합금이 용융되기 시작하는 화씨 2,400도 (섭씨 1,315도)까지 녹지 않고 본래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트엔진에서 초고열을 견뎌야 하는 부품을 CMC로 만들면, 이 부품을 냉각시키는 공기를 유도하기 위해 많은 공기를 제트 엔진의 유로에서 끌어오지 않아도 된다. CMC 소재 부품의 내열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냉각용 공기를 유로에서 별도로 빼낼 필요가 줄어든다면, 제트엔진은 더 많은 추력을 낼 수 있으며,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제트엔진에서 가장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으로 냉각용 공기 흐름을 유도하는 부품이 터빈 슈라우드(shroud)인데, 이는 최초의 CMC 양산 부품 중 하나이다. 수백대의 협동체 항공기에 장착된 베스트셀러 LEAP 엔진에도 장착된 터빈 슈라우드를 포함해, 이미 4만개 이상 생산했다. LEAP 엔진은 GE항공과 사프란 에어크래프트 엔진의 50/50 조인트 벤처인 CFM 인터내셔널에서 생산한다.
1970년대부터 엔지니어들은 미국 정부의 투자와 관심을 받으면서 CMC에 관한 진지한 연구를 시작했다. 1986년, GE의 엔지니어들은 대형 천연가스 터빈에 사용되는 세라믹 기술 특허를 따냈고, 결국 이는 발전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제트엔진에 사용되는 세라믹 기술을 발전시켜온 GE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미국 최초의 완전히 통합된 CMC 공급망을 구축했다. 오하이오, 델라웨어, 노스 캐롤라이나, 그리고 2018년 알라바마에 이르기까지 네 곳의 CMC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특히 알라바마 헌츠빌의 공장은 원재료인 CMC 섬유를 생산하는데, 이 공장은 GE, 사프란, 니폰카본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이제 GE는 공급망 전반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 공정을 개선하고, 생산 속도를 높이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GE 제트엔진 코어에 CMC가 통합되면, 엔진의 추력은 25%, 연료효율은 10%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추가적인 엔진성능 개선도 기대된다.
얼마 전 GE는 사상 최고의 온도를 견디는 데모 목적의 군용 제트엔진을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CMC 소재의 회전용 부품들도 미세 튜닝 중이다. 뛰어난 재료 특성을 가진 CMC는, 미래에는 우주선의 필수적 부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의 항공을 생각해보면, 경량성능과 내열성능은 필수입니다. 초음속, 극초음속, 그리고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선이 다시 등장한 지금, CMC 재료가 미래에 필요한 추진력과 기체 성능에 어떠한 가치를 더하게 될 지 기대됩니다.”라고 머서는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