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잡았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일자리 창출의 성과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조선산업과 화학산업마저 꺾이고 있으며, 굴지의 국내 기업들도 위기를 겪는 중이다. 이것이 2016년 말 현재 한국 경제의 모습이다. 이런 속에서 전문가들은 오히려 한국 경제를 견인해나갈 동력으로 제조업을 거론한다.
물론 이때의 제조업이란 전통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스마트 산업, 즉 제조업 4.0을 의미한다. 이런 전환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증기기관에서 시작한 산업혁명, 조립 생산라인의 등장, 디지털과 3D 프린팅 기술의 출현 등의 계기에서 볼 수 있듯, 제조업은 항상 독창성의 출발점으로서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왔다.
전세계의 기업들은 “디지털 역량을 사업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고민하고 있다. 제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할 때 생산성을 어떻게 극대화시킬지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이다. GE리포트에서는 제조업의 기본 운영방식을 변화시키는 4가지의 생산성 요소들을 고찰한다.
린 제조방식
린 제조방식은 생산의 모든 과정에서 낭비를 줄이고 지속적으로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토요타의 생산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는 것으로, 담당자의 참여와 소비자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첨단제조기술
첨단제조기술에는 레이저유도 방식의 절삭공구 로봇, 코봇(Cobot, 사람과 협업하는 로봇, 링크), 외골격(Exoskeleton) 기술, 자동화 기술 등이 있다. 이 중 어떤 기술은 소비자 시장에서 이미 일상적으로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레이저 기술의 경우 조명 쇼부터 미용 제모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은 이제 막 여러 산업의 제조공정에서 그 잠재력을 완전하게 발휘하고 있다. 제조 공정에 적용된 레이저 기술은 생산비용을 줄이고, 작업장을 인체공학적으로 더 발전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적층제조기술
흔히 3D프린팅이라고 알려진 적층제조기술은 정밀성과 더불어 전대미문의 효율성을 제공한다. 덕분에 기존에는 생산이 불가능했던 부품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 발전으로 각 나라에서는 자국의 자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디지털 숙성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은 제품의 설계, 생산, 설치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것이 바로 산업계에서 말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이제 기계에 센서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통찰을 얻어, 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추구한다. GE는 이를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라 부른다. 디지털이 가진 역량을 수평적으로는 GE의 시설에, 수직적으로는 가치사슬에 엮어 넣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산업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프레딕스(Predix) 덕분에 가능해졌다.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 개념
이런 제조방식은 이론에 그치고 않고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다. 앨라배마주 오번(Auburn)에 위치한 GE항공의 시설에서는 30개의 3D프린터가 제트엔진에 들어가는 연료 노즐을 생산하고 있다. 3D프린터로 제작된 부품 중 최초로 미국 연방항공청의 승인을 받은 이 노즐은 상용 항공기에 장착된다. 펜실베이니아주 그로브 시티(Grove city)에 위치한 GE운송에서는 새로운 제조방식을 도입한 결과, 돌발적인 가동중지 시간을 10~20% 줄이는 성과를 기록했다. 한편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기계에 부착된 센서가 생산 중단시간을 최소화하고 유지보수를 할 수 있는 일정을 판단해낸다. 심지어 교대근무를 추가하지 않고도 생산라인 전체를 새롭게 추가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GE의 작업자들은 위와 같은 거대한 파워 모듈을 제작한다.
사진은 호주 고르곤(Gorgon) 천연가스 채굴지역에서 사용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이미지: GE오일앤가스)
이런 모습이 바로 GE가 바라는 “생각하는 공장”의 비전이다. 세계 곳곳의 GE 공장에서 생각하는 공장이 실현되고 있다. 그 가운데 몇 곳의 공장에서는 이미 디지털역량, 적층제조기술, 첨단제조기술 등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오늘날 제조업은 50년이나 10년 전의 제조업을 뛰어넘고 있다. 미국 제조업에 일어나는 이런 변화는 미국의 경제와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 각국으로 그 파급효과를 넓히는 중이다. 미국 첨단제조 산업들은 2,400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이는 미국 전체 일자리의 13%를 차지한다. 이 일자리 1개는 공급사슬 전반에서 또 다른 3.5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영향은 세계에 팽배한 보호무역의 경향을 고려해 볼 때 더욱 의미가 깊다. 한때 세계화 전략에 강하게 의존해온 GE같은 기업들은 이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현지화를 진행하라는 압박에 직면한 상태다.
앞으로도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의 양상은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고도로 긴밀하게 상호연결된 생태계에서 기업은 지방 정부, 교육기관과 협력하여 근로자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미래의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GE는 미국 교육부와 함께 보스턴에 위치한 노스이스턴(Northeastern) 대학과 협약을 체결하여, 첨단제조 기술 프로그램 학부 과정을 제안할 예정이다. 미국 최초로 개설되는 이 프로그램은 2017년 봄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GE는 카네기멜론 대학과 함께 적층제조 연구 컨소시엄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시작일 뿐이다. 제조 현장에서 GE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생산과정 전반에 걸쳐 가치 있는 기술들로 무장한 공장들에서 기술을 갖춘 근로자들이 만족할 만한 급여를 받으며 그 공장을 관리하는 미래를 만들고 있는 GE는 앞으로도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근간이 될 것이다.
이 글은 필립 코쉐트(Philippe Cochet) GE 최고생산성책임자의 기고문입니다. 코쉐트는 GE의 여러 사업 부문과 협력하며 운영, 제조, 서비스, 가격경쟁력, 고객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저자의 견해에 따른 것으로, GE리포트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