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엔진은 항공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발생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기내의 공급되는 공기 역시도 제트엔진을 통해 고온/고압으로 압축된 후 순환 시스템으로 공급된다. 이런 핵심적인 기술을 자랑하는 GE항공은 항공기 제트엔진뿐만 아니라 항전 시스템 및 다양한 항공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2014년 2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GE항공은 훌륭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군용, 민간용 제트엔진, 부품, 통합시스템 등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GE항공은 군용 제트엔진인 TF39 기술을 바탕으로 1971년 민간 엔진 시장에 진출했다. 그 후 발전을 거듭하여 1980년대의 출시한 CF6 엔진은 당시에도 가장 유명했고,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된다. 중대형 항공기인 보잉 747, 767, 에어버스 330에 장착된다. CF6 제트엔진은 미국 대통령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도 탑재되어 그 안전성과 신뢰성을 자랑한다.
GE의 대표 제트엔진 5가지를 알아보자.
1.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트엔진 GE90
GE90 제트엔진은 보잉 777 시리즈 중 777-200LR(77L)과 777-300ER(77W) 전용으로 개발되었다. 기존 장거리 항공기 시장은 보잉 747, 에어버스 340 시리즈 등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4발 제트엔진 항공기인 747이나 340에 비해 쌍발 제트엔진으로 긴 항속거리와 월등한 연료효율을 자랑하는 777의 탄생으로 장거리 항공기 시장의 판도는 급격히 변했고, 현재에도 가장 많이 쓰이는 장거리 여객기다. 777의 엔진이 바로 GE90이다.
보잉 777은 우리나라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서도 미주, 유럽, 대양주 노선 항공편에 주력으로 사용된다. (대한항공 보유기종 : 777-200ER, 777-300, 777-300ER / 아시아나항공 보유기종 : 777-200ER)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트엔진
제트엔진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흡기-압축-연소-배기 과정이다. 풀어서 설명한다면 이렇다. 엔진 속으로 흡입된 공기는 압축된다. 압축된 공기를 연료와 연소시키면, 고온의 고압력 상태가 된 가스가 터빈을 빠른 속도로 회전시킨다. 그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힘을 만들어낸다. 이 힘을 추력이라고 하는데 GE90은 무려 127,900 파운드(58톤)의 추력을 낸다. 추력은 공기를 밀어내는 힘, 즉 항공기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다. GE90은 크기 면에서도 팬 블레이드 직경이 3.1 ~ 3.4m에 달하는 거대한 제트엔진이다.

직경이 3.1~3.4m에 달하는 거대 제트엔진 GE90 시리즈
보잉의 747-400 시리즈와 비교를 해보자면 777과 747-400 모두 여객수송능력은 유사하다. 747-400에는 CF6 제트엔진 4기가 장착되어 약 14,000km(13,450 ~ 14,200km)를 비행할 수 있는데 비하여 777은 GE90 제트엔진 2기가 장착되어 16,000km(14,690 ~ 17,370km)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GE90 제트엔진의 강력함과 효율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세계 최장거리 비행
2005년 세계에서 가장 긴 비행을 한 여객기의 제트엔진으로 GE90은 다시 한번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보잉 777-200LR 기종으로 22시간 42분 동안 홍콩에서 태평양을 건너 런던으로 무려 21,601km, 지구 반 바퀴에 가까운 거리를 날아갔다.

세계최장거리 비행기록을 세운 보잉 777-200LR
미술관에 간 제트엔진
GE90에서 적용된 첨단기술은 제트엔진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하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팬 블레이드를 만들어 최적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었다.특히 GE90 제트엔진의 팬 블레이드는 성능도 성능이거니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될 만큼 유연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한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된 GE90 제트엔진의 팬 블레이드
차세대 제트엔진 GE9X
보잉은 777시리즈 후속기종인 777X 시리즈의 유일한 엔진 공급기업으로 GE항공을 선정했다. 새로운 항공기에 탑재될 GE9X는 GE90의 후속 제트엔진으로 약 100,000 파운드(45톤)의 추력과 GE 제트엔진 역사상 최대 크기, 최고 효율로 개발될 예정이다.
GE90-94B
GE90-94B 제트엔진은 94,000 파운드(42톤)의 추력을 내며 보잉 777-200, 777-300에 사용된다.
GE90-115B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트엔진으로 보잉 777-200LR, 777-300ER and 777F(화물기)에 독점적으로 사용된다.
2.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되는 GEnx
GEnx 제트엔진은 GE항공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 2006년에 처음 선 보인 이 엔진은 1,300대가 넘게 판매되었다.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 747-8 시리즈에 탑재된다. 기존 747의 엔진인 CF6보다 연료 효율은 15% 높고, 온실가스 배출은 15% 적다. 또한 첨단소재와 제조기술의 집약체로 경량화에 성공했다. 상용제트엔진 최초로 전면 팬 케이스와 팬 블레이드 부분을 모두 탄소로 제작했다. 이를 통해 승객에게 조용하고, 안락한 비행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선된 성능과 기존보다 적은 유지비용도 장점이다. 추력은 66,500 ~ 76,100 파운드(30 ~ 34.5톤)이며 팬 블레이드의 지름은 2.7 ~ 2.8m로 GE90보다는 작다. GEnx는 지난 40년동안 성공적으로 민간/군용 항공기에 사용되었던 CF6 제트엔진을 대체할 것이다.
차세대 항공기의 차세대 제트엔진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 시리즈는 현재 전세계 64개 항공사 및 기업에서 300여대가 운항 중이며 이미 1천대 이상 판매되었다. 첨단소재와 경량화를 통한 항속거리 증가와 연료소모 감소가 장점인 드림라이너 시리즈에 GEnx 제트엔진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하늘의 여왕’ 보잉 747 시리즈 역시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발전한다. GE항공역시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혁신으로 GEnx 제트엔진을 차세대 항공기에 제공한다. 최신 여객기종인 747-8i와 화물기 747-8F 모두 GEnx 제트엔진을 독점적으로 사용한다. 747-8은 현재 대한항공,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에어차이나에서 운용중이다. 일반적으로 한 항공기 기종에 복수의 엔진 제조사를 채택하는데 엔진 독점 공급은 GE항공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첨단제조기술의 집약체, 팬 블레이드와 터빈
GE항공은 1995년 GE90 제트엔진에 탄소섬유복합소재 팬블레이드 장착한 최초의 기업이다. GEnx는 더 진보된 기술이 적용된 팬 블레이드를 사용하였으며 복합소재 팬 케이스도 장착되어있다. GEnx의 터빈은 기존보다 더 가볍고 효율성이 뛰어나다. 3D 공기역학 기술을 이용한 저압터빈은 티타늄-알루미나이드(Ti Aluminide) 초합금 블레이드가 장착된 최초의 제트엔진이기도 하다.

GEnx의 팬 블레이드(좌)와 터빈(우)
GEnx-1B
GEnx-1B 제트엔진은 69,800 ~ 76,100파운드(31 ~ 34.5톤)의 추력을 내며 보잉 787 드림라이너 시리즈에 사용된다.
GEnx-2B
GEnx-2B 제트엔진은 66,500파운드(30톤)의 추력을 내며 보잉 747-8 시리즈에 사용된다.
3. 슈퍼점보를 움직이는 힘, GP7200
에에버스의 A380은 현존하는 최대 여객기이다. 슈퍼점보나 WhaleJet이라는 애칭의 이 항공기는 최대 853명(단일 클래스 기준)이 탑승할 수 있는 2층 구조의 항공기다.
A380의 엔진인 GP7200은 GE와 프랫앤휘트니(Pratt & Whitney)의 합작회사인 엔진 얼라이언스에(Engine Alliance)서 제작되었다. 에어버스 A380을 위한 엔진으로 신뢰도와 연료효율이 뛰어나다. GE90 제트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GP7200은 초대형 여객기의 엔진답게 70,000 ~ 81,500 파운드(31 ~ 36톤)의 추력을 내며 엔진의 지름은 3.16m이다.

엔진 얼라이언스의 GP7200
위대한 두 엔진의 만남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GP7200 엔진은 GE항공의 GE90과 프랫앤휘트니의 PW4000 엔진의 장점을 모아 제작되었다. 2008년 8월부터 항공사에 인도되어 운항을 시작한 GP7200 엔진은 경쟁사의 엔진보다 연료효율이 뛰어나며, 신뢰성이 높고 비행 중 고장을 일으킨 적이 없다. GP7200 엔진이 장착된 A380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에티하드항공 등이 있다.

하늘 위의 호텔 에어버스 A380-861
4. 항공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트엔진, CFM
1971년 프랑스의 스넥마(Snecma)는 GE를 소형 터보팬 엔진의 개발 파트너로 선정했다. CFM 인터내셔널이란 이름으로 탄생한 두 회사의 합작법인은 항공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이룬 사례다. 두 회사의 만남은 항공산업 발전의 커다란 이정표였다. 26,000대 이상의 CFM 제트엔진이 전세계 530곳 이상의 항공사, 기업 그리고 개인용 제트기에 사용 중이다. CFM56 제트엔진은 에어버스의 장거리 4발 항공기인 A340(340-200, 340-300)에 246대에 제트엔진을 독점 공급했다.

CF6-80C2 제트엔진이 장착된 에어포스원 VC-25
CFM은 단거리 항공기의 대명사 보잉 737 시리즈에 CFM56-3 제트엔진, 차세대 보잉 시리즈(737-600/-700/-800/-900)에도 CFM56-7BE 제트엔진을 공급한다. 1984년부터 지금까지 보잉 737 시리즈의 단독 제트엔진으로 약 1만대의 항공기에 엔진을 공급했다.(일부는 인도예정) 보잉 737용 엔진의 생산수요증가는 민간항공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에어버스의 단거리용 항공기인 A320 시리즈(A318, A319, A320, A321)는 지금까지 7,640대가 인도되어 운항중인 데 CFM56-5B 제트엔진은 이중 60%를 차지한다.
2.5초 마다 이륙하는 엔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트엔진인 CFM의 엔진이 장착된 항공기가 매 2.5초마다 이륙한다. 또한 24시간 어느 때나 CFM과 GE항공의 제트엔진이 장착된 항공기 2,200대 이상이 하늘에서 비행 중이다.
CFM56-7B
CFM56-7B 제트엔진은 5,962파운드(2.7톤)의 추력을 내며 보잉의 737 NG(Next-Generation) 시리즈(737-600/-700/-800/-900/-900ER/BBJ)에 독점적으로 사용된다.
CFM56-5B
CFM56-5B 제트엔진은 5,630 ~ 6,420파운드(2.5 ~ 2.9톤)의 추력을 내며 에어버스의 320시리즈(A318, A319, A320, A321) 엔진의 60%를 차지한다.
5. 첨단제조기술과 소재의 집합체, LEAP
차세대 LEAP(Leading Edge Aviation Propulsion) 제트엔진은 GE와 프랑스의 Snecma의 합작법인인 CFM에서 개발했으며 보잉 737, 에어버스 320 시리즈 등의 단거리용 단일통로 항공기에 이용된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CFM56 제트엔진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지난 40년간의 성공 노하우와 GE의 첨단제조기술 덕분에 탁월한 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효율성을 자랑한다. 전작에 비해 10% 이상의 연료 효율 증가와 온실가스, 소음 감소를 달성했다. LEAP 제트엔진은 소형항공기에 적합하도록 추력은 23,000 ~ 32,900 파운드(10 ~ 15톤)이며 엔진의 직경은 1.75 ~ 1.98 m이다.
소형 여객기 시장 제트엔진 점유율 70%
항공교통이 대중화되며 기존 시장에서의 수요증가와 신흥시장의 진입으로 단거리 소형 여객기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이나 인도 등 역시 소득의 증가와 거대한 국토로 인해 항공수요는 폭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잉, 에어버스, 중국의 COMAC 모두 소형 여객기 시장의 수성과 진입을 노린다. 우선 미국의 보잉, 유럽의 에어버스는 각각 737 MAX와 A320neo를 개발 중이며 첨단 소재를 이용한 경량화, 높은 연료 효율을 추구한다. 중국의 COMAC 역시 C919 항공기를 개발하며 소형항공기 시장에 진입을 노린다. 주요 항공기 제작사에서 각각 미래를 위한 기종을 개발 중이지만 이들 항공기의 제트엔진은 모두 LEAP이다. 에어버스는 LEAP을 포함한 2종의 엔진 제작사를 선정했으며 보잉과 중국의 COMAC은 LEAP 제트엔진의 단일 사용을 결정했다. 이미 6,670대의 수주잔량을 기록한 LEAP 은 신규 소형 여객기 엔진 주문량의 71%를 차지한다. 또한 앞서 설명한 세 기종은 신규 소형 여객기 주문량의 90%를 차지한다.

에어버스의 A320neo(좌)와 보잉의 737 MAX(우)
첨단제조기술이 불러온 혁신
연간 2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용과 지난 40년의 노하우가 만나 혁신적인 LEAP 제트엔진이 탄생할 수 있었다. 기존 CFM56-7BE 제트엔진에 비해 연료 효율이 15%나 뛰어나며 유지비용도 저렴하다. 안정성이나 신뢰성 역시 전작만큼 뛰어나다. LEAP 제트엔진은 유지비용이 가장 낮은 제트엔진으로 1년에 항공기 1대에서만 3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첨단제조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데,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소재가 최초로 사용되었고 팬 블레이드는 탄소섬유로 제작되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연료 노즐의 생산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는 기존 제조 공정에서는 불가능한 형태의 부품을 제작 가능케 함으로써 더 높은 효율을 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된 LEAP 제트엔진 연료노즐
LEAP-1A/1B/1C
LEAP-1A/1B/1C 제트엔진은 23,000 ~ 32,900파운드(10 ~ 15톤)의 추력을 내며 차세대 보잉 737 MAX, 에어버스 A320neo, 중국 COMAC의 C919에 장착될 예정이다.
상상을 현실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람의 상상이 현실로 된 이후 더 많은 사람을 더 빠른 속도로 운송하기 위한 경쟁이 있었다. 항공사들의 요구에 맞춰 항공기 제작사들은 최근 뛰어난 연료효율과 친환경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항공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GE항공은 탄소섬유복합소재,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재 등 첨단소재와 3D 프린팅 등의 첨단제조기술을 이용하여 더 가볍고 뛰어난 연료효율의 제트엔진을 개발하고 공급한다. 유지보수 솔루션, 정비까지 GE항공은 고객기업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성과가 바로 매 2초마다 GE항공의 제트엔진이 장착된 항공기가 이륙하고 24시간 어느 때나 하늘 위에 2,200대 이상의 GE 제트엔진을 장착한 항공기들이다. 항공산업이 발전하고 이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의 한 형태가 되었지만 아직 제트엔진에까지 관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이번 글을 통해 제트엔진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