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세계의 여러 기업들이 빅데이터에 대해 점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빅데이터 솔루션을 주도하는 기업이 미래의 주도권을 쥐게 되리라는 예측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다. IT 분야 리서치 및 컨설팅 기관인 IDC는 최근 “빅데이터 기술/서비스 시장은 세계적인 고성장 고부가치 시장이며, 급속하게 성장 중이다. 이 시장은 2017년까지 매년 27%의 성장률을 보이며 320억 4천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 이는 IT와 커뮤니케이션 기술 시장 성장률의 6배에 이른다”라고 전망했다. (IDC forecast 참조)
GE는 이미 빅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최근 신기술 스포트라이트 상(Spotlight on New TechnologySM Award)을 수상한 실리틱스 솔루션(Sealytics BOP Advisor)이 바로 그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보통 사람들이 그 존재를 잘 알지 못하는 폭발방지장치(Blow Out Preventer, 이하 BOP)는 심해 원유시추 작업에 반드시 필요한 장치이다.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한 이 장비는, 시추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서 장비와 인력을 보호해주는 최후의 수단이다. 무게 300톤, 높이 18미터에 이르는 BOP는 설치에만 1년 반이 소요되며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설치비용은 약 160억원이고 유지 보수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수를 위해 수면 위로 장비를 끌어올릴 때마다, 성능 유지와 안전을 위해 약 20%의 부품을 교체하며, 5년마다 아예 재조립을 해서 안정성을 도모한다.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은 BOP를 통해 얻는 효과와 이익이 그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고장이나 사고로 인해 시추 장비를 가동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은 하루에 30억원에 이른다.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대비할 필요가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가 된다.
GE의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실리틱스 솔루션은 BOP의 예측 정비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심해 장비의 압력, 밸브 위치, 해류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기에 ‘다크 데이터(dark data)’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그 데이터를 활용해 작업자들이 기계의 작동을 모니터하고,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객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보수해야 할 부품과 보수 시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GE오일앤가스 (GE Oil & Gas)의 생산관리담당 밥 저지 씨는 “장비가 고장난 후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려주는 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큰 비용이 들기 전에 미리 유지 보수해야 할 부분을 알려주면 고객사도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GE를 항공기 제트 엔진, 철도 기관, 가스터빈 등을 만드는 중공업 기업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GE가 창출하는 이익의 75%는 실리틱스 같은, 산업인터넷과 데이터 분석 기술의 결합으로 태어난 새로운 서비스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GE는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 부분의 수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GE의 회장이자 CEO 제프 이멜트는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현재 상황을 분석· 예측하며, 그를 통해 변화를 제시함으로써 GE는 항공사, 철도 회사, 발전 사업에서 가장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플로리다에서 매년 열리는 전자제품 그룹 회의는 전자제품 회사의 임원진과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2014년 회의에서 제프 이멜트 회장은 ‘미래를 위해 서비스를 재창조하자’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 발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하여 고장 발생을 줄이고 생산성을 최대화시키는 방안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자리에서 GE는 연말까지 40개 이상의 예측분석 시스템을 출시,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였다.
해양 사업의 실리틱스, 철도의 트립 옵티마이저(Trip Optimizer), 풍력 발전 터빈의 윈드 파워업(Wind Power Up) 등 이 모든 예측분석 시스템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레딕스(Predix)와 산업인터넷을 바탕으로 태어났다. 관리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장비의 작업 상황과 성능, 유지 보수에 필요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인터넷은 더 이상 이메일이나 쇼핑, 트위터 등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인터넷 시대의 전환점이다. 뛰어난 기계들과 사람들을 연결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생산성의 새로운 혁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