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이 되면, 뜨개질로 조그만 모자를 만드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아프리카 지역의 신생아들을 위해 모자를 뜨는 캠페인 때문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많은 아기들이 생명을 지키게 된 것은 물론이고,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신생아에게는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는 의학 지식도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인도 콜카타에서 신생아들과 함께하고 있는 GE의 기술을 대하면, 아마 그 작은 뜨개질 모자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닥터 쿠마르는 인도 콜카타 서쪽에 위치한 자르칸드에서 미숙아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자르칸트는 인구가 3천 3백만 명이나 되는 큰 넓은 지역이지만, 닥터 쿠마르 같은 미숙아 전문의는 별로 없다. 20여 명의 소아과 의사와 신생아 전문 학자로 꾸려진 쿠마르 팀은 란치(비하르 주의 주도)의 라니 어린이 병원에서 100명에 이르는 신생아들을 돌본다. 정상 체중보다 1kg 이상 적게 나가는 미숙아들도 여럿이다. 의료 서비스가 잘 갖춰진 지역에서도 미숙아들에게는 현대 의학의 집중 치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닥터 쿠마르가 일하고 있는 환경에서는 그런 집중 치료가 쉽지 않았다.
지역의 특성에 맞춘 새로운 아이디어
3년 전부터 닥터 쿠마르 박사의 치료팀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GE인디아에서 국내 시장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자장자장(Lullaby)’이라는 이름의 신생아용 체온유지 장치와 광선치료 장비가 도입된 것이다. 미국의 큰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장비만큼 고가의 제품은 아니지만, 튼튼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자르칸드는 1인당 연간 소득이 약 70만원 (680달러)이며, 전기 공급이 항상 원활하지도 않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최적의 장비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통찰이 필요했다. “기존 장비를 분해해서 비싼 부품을 값싼 것으로 갈아 끼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현장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장비를 직접 사용할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봐야 합니다.” 위프로(Wipro) GE헬스케어에서 헬스케어 분야 혁신을 담당하고 있는 비크람 다모다란의 이야기다.

라니 어린이 병원에 설치된 GE의 새로운 장비 덕분에 100명에 이르는 아기들을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체온유지 장치 ‘자장자장’은 미숙아들의 체온을 지켜준다. GE의 엔지니어링 팀에서는 장비를 조종하는 부분의 디자인을 새롭게 고쳤는데, 의료진이 스위치에 신경 쓰지 않고 아기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버튼과 다이얼을 직관적으로 디자인한 점이 돋보인다.
‘자장자장’ 체온유지 장비는 광선치료 장비와 조합으로 사용된다. 광선치료 장비 역시 인도의 상황을 고려하여 GE가 새롭게 만들어낸 것인데, 아직 간의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미숙아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신생아 황달’을 치료한다. 수명이 다한 적혈구에서 생기는 노란색 부산물인 빌리루빈으로 인해 생기는 이 증상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몸에 축적되어 뇌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광선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는 수혈을 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작은 몸으로 태어난 미숙아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치료일 수밖에 없다.
특수 LED조명이 장착된 새로운 광선치료 장비는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GE리서치센터의 연구 결과다. LED는 6년(5만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데, 기존의 일반 형광등보다 수명은 25배나 길면서 전력 소모는 5분의 1에 불과하다. 닥터 쿠마르는 “저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신생아 체온유지 장치와 LED 광선치료 시스템 덕분에 매일 수많은 신생아들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상황에서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한다.

GE가 현지 상황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의료 장비를 이용하여 아기들을 살리고 있는 닥터 라제시 쿠마르.
인도의 상황에 맞춰 개발된 이 장비들은 뜻밖에 다른 곳에서도 호응을 받고 있다. 단순화된 기능을 갖춘 장비가 필요했던 유럽의 여러 병원에서 이 새로운 디자인의 장비를 구입하는 상황이다. 위프로GE헬스케어의 현지 담당자들도, 인도를 위한 아이디어가 세계로 팔리고 있음에 ‘예상치 못했던 획기적 상황’이라며 놀라고 있다.
GE는 신생아나 미숙아의 생명과 건강 유지에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여러 기술과 장비를 개발해왔다. 인도에서 개발되었던 LED광선 치료 장치와 체온유지장치처럼, 대부분 현장의 의료진과 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감안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참고 – 미숙아 특수 옷(링크), 일상의 재료로 만든 신생아 체온유지 장치(링크))
한 명의 아기는 하나의 전혀 다른 미래다. 새로운 생명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다.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GE는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연구와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