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에릭슨(Stephen Erickson)이 비행기와 사랑에 빠진 것은 13살 때였다. 보스톤의 극장에서 영화 “에어포트(Airport)”를 보면서였다. 배우 조지 케네디가 연기한 항공기 정비사, 조 패트로니(Joe Patroni)가 눈더미에 갇혀 움직일 수 없는 보잉 707 제트기에서 탑승객들을 탈출시키는 장면을 본 순간이 그의 삶을 변화시킨 불꽃이었다. 항공기 엔진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기술학교에 졸업하고 GE항공에 합류하여 최고의 테스트 엔지니어가 되었다.

프라하의 테스트 셀에서 스티브 에릭슨(Steve Erickson)
현재 59세인 에릭슨은 매사추세츠 주 린(Lynn)에 위치한 GE항공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9월 그는 특별한 임무를 띠고 체코 프라하를 방문했다. GE 역사상 최초로 3D 프린팅 부품을 장착한 상용 항공기 엔진의 첫 번째 테스트를 위해서였다. 그는 프라하 근교의 눈 덮인 벙커 같은 테스트 시설에서 체계적으로 작업했고, 2017년 12월 말 어드밴스드 터보프롭(Advanced Turboprop, ATP, 링크) 항공엔진에 마지막 센서를 연결했다. “세상에 이런 엔진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에릭슨은 말한다.
ATP 엔진은 2017년 크리스마스 직전 첫 번째 테스트를 통과했다. 어드밴스드 터보프롭(Advanced Turboprop) 프로그램의 총괄인 폴 코커리(Paul Corkery)는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이제 우리는 실제로 동작하는 엔진을 갖게 되었습니다. 설계와 개발 단계를 지나, 테스트 단계를 거쳐 인증 단계로 넘어 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체코,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미국 등 전 세계 400여명의 GE 설계자, 엔지니어, 재료 전문가들은 지난 2년 동안 ATP 엔진 개발에 몰두했다. ATP 엔진에 사용되는 부품의 1/3 이상은 첨단 합금 소재로 3D 프린팅된다.
3D 프린팅 기술 등 상용 터보프롭 엔진 개발에 처음으로 적용된 수십 종의 신기술 덕분에 개발팀은 855 개의 개별 부품을 단 12개로 줄였고, 무게도 100 파운드(약 45kg) 이상 줄였으며, 연료소비율은 20% 향상, 출력은 10% 향상 그리고 유지 보수를 단순화했다. “이 엔진은 게임 체인저입니다”라고 코커리 총괄은 설명한다.

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여 855 개의 개별 부품을 단 12개로 구성했다 (사진: GE항공)
설계자들은 원래 초음속 제트엔진용으로 개발된 엔진 압축기의 부품을 포함시켰다. 가변익이라고 불리는 이 부품은 공기가 희박한 높은 고도에서도 효율적인 비행을 가능케 한다. 또 터보프롭 엔진을 제어하는 새로운 디지털 방식을 개발하여, 조종사가 3개의 레버가 아닌 단 하나의 레버만으로도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제트엔진과 동일한 방식이다. 이런 성과에 대해 항공기 제작사인 텍스트론 항공(Textron Aviation)의 수석부사장 브래드 트레스(Brad Thress)는 ‘혁명적인 단순함’이라고 칭찬한다. 텍스트론 항공의 세스나 디날리(Cessna Denali) 항공기는 ATP 엔진을 장착한 최초의 상용기가 된다.
에릭슨은 GE항공에서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블랙호크(Black Hawk) 헬기용 T700 엔진, 슈퍼 스탈리온(Super Stallion) 및 킹 스탈리온(King Stallion) 헬기용 T408 엔진 등 GE항공 주력 엔진의 테스트에 참여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까지 ATP엔진과 같은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텍스트론 항공의 세스타 디날리(Cessna Denali)는 ATP 엔진을 장착한 첫 번째 비행기가 된다 (이미지: Textron Aviation)
프라하에 위치한 길고 층고가 높은 테스트 시설은 GE항공의 현지 공장이다. 공장의 직원들은 GE의 터보프롭 엔진을 조립하고 정비한다. 터보프롭 엔진은 통근용, 농업, 곡예 비행 등에 사용된다.
지난 가을 공장의 작업자들은 테스트 시설 옆에 위치한 특별한 작업실에서 첫 번째 ATP 엔진을 조립했다. 12월 초, 팀은 조심스럽게 조립한 엔진은 특수 카트에 싣고, 작업장을 가로 질러 테스트 시설로 옮겼다. 그 때에 맞추어 제트 엔진용 부품을 3D 프린팅하는 아비오 에어로(Avio Aero)의 엔지니어도 합류했다. 아비오 에어로(Avio Aero)는 GE가 2013년에 인수한 이탈리아에 위치한 3D 프린팅 전문 기업이다.
테스트 시설에서 팀은 프로펠러가 만들어내는 토크를 시뮬레이션 하기 위해 ATP 엔진을 박스형의 워터 브레이크와 연결했고, 엔진에 공기, 연료 및 오일을 공급하고 배기가스를 내보내는 관들을 연결했다. 엔지니어들은 수백 개의 전선, 튜브 및 케이블을 엔진에 연결했고, 벽을 따라 서있는 회색의 금속 캐비닛에 있는 센서들과 연결했다. 센서는 진동, 토크, 추력 및 기타 입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테스트 시설에는 연료 및 오일 누출을 감시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다수 설치했다.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는 바로 위층에 있는 대형 컴퓨터 서버로 이동한다. 서버에는 이미 재작년 엔진의 개별 부품에 대해 테스트하고 수집한 데이터가 입력되어 있었다. 팀은 가변익을 장착한 압축기를 뮌헨공과대학(University of Munich)이 보유한 특수 맞춤 제작 장비에 고정하고 테스트했다. 테스트를 수행한 GE 엔지니어 중 한 명인 루돌프 셀마이어 (Rudolf Selmeier)는 “압축기를 실속 지점까지 밀어 부치면서, 전체 동작 범위를 테스트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GE는 총 12대의 테스트용 ATP 엔진을 예정이며, 유럽 및 캐나다 등에 위치한 여러 특수 테스트 시설에서 테스트 할 계획이다. GE는 향후 2년 동안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상용 비행에 대한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테스트에는 성능 및 고진동 테스트가 포함된다. GE는 올해 하반기에 엔진을 높은 고도에서 테스트 할 계획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전의 금요일 아침까지 준비한 모든 활동은 엔진의 첫 번째 포효를 위한 준비였다. 팀원은 테스트 시설의 두꺼운 강철 콘크리트 문을 단단히 고정하고, 위층의 통제실로 이동했다. 팀원들은 엔진이 회전하기 시작하면서 항공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여는 모습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지켜 보았다.

지난 연말, 에릭슨 (Erickson)은 항공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ATP 엔진의 성공적인 테스트 모습을 지켜봤다 (이미지: GE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