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 키츠뷔엘(Kitzbuehel)에서 열린 알펜랠리(Alpen-Rallye) 자동차 경주대회에 등장한
프레딕스 머스탱 (사진 출처: Flash Fotoservice)
클래식 머슬카의 아이콘인 포드 머스탱은 1964년 출시 이후 수많은 자동차 매니아들이 만지작거려(튜닝)왔다. 그런데 독일의 한 자동차 매니아가 그 ‘만지작거림’의 수준을 한 차원 올려 놓았다. 한스 프뢰넨(Hanns Proenen) GE유럽 정보보안 책임자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GE의 산업인터넷 클라우드 플랫폼인 프레딕스(Predix)를 이용해 본인의 머스탱을 해킹한 것이다. 이제 그의 클래식 머스탱은 최신의 전기자동차와도 견줄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계가 된 것이다.
현재 61세인 프뢰넨 씨의 이야기는 3년 전, 그와 그의 아내가 클래식 자동차 구매를 결정하면서 시작된다. 클래식 카는 “우리 부부의 젊은 날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LA의 중고시장에 나온 1966년형 머스탱이 프뢰넨 씨의 눈을 사로잡았고, 이들 부부는 1966년 이래로 그 머스탱의 주인이었던,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엘레베이터 엔지니어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부부는 심플한 머스탱의 매력에 빠졌고, 차를 독일로 가져왔다.
클래식 카의 매력에 대해 프뢰넨 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오래된 자동차에는 복잡한 전기 시스템 같은 게 없어요. 직관적이죠. 모든 부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의 후드를 열면 커다란 플라스틱 커버와 복잡한 호스와 전선으로 가득하죠. “클래식 자동차의 후드를 열어보면 각각의 호스와 전선이 왜 그 자리에 꽂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프뢰넨 씨의 빨강색 머스탱의 새 두뇌.
“풍차, 발전기, 아니면 머스탱, 어디서 데이터를 가져온다 한들 상관 없습니다.” (사진 출처: 한스 프뢰넨)
이 이야기는 프뢰넨 씨가 단순히 머스탱에 첫 눈에 반했다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4월, GE는 관리자들에게 프레딕스로 데이터를 전송할 때, 보안이 유지됨을 시연해 달라고 요청했다. 프뢰넨 씨는 이 기회가 자동차와 코딩에 대한 그의 애정을 결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에서 동작하는 프레딕스 플랫폼에 프뢰넨 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풍차, 발전기, 아니면 머스탱, 어디서 데이터를 가져온다 한들 상관 없습니다.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은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프뢰넨 씨는 온라인에서 50달러 정도를 지출하여 구매한 단순한 센서들로 오일 온도, 오일 압력, 엔진회전수, 그리고 GPS 등의 데이터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어려웠던 부분은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프레딕스라는 정교한 플랫폼으로 옮기느냐 하는 것이었다.

호켄하임 트랙을 달리는 포드 머스탱과 프뢰넨 씨
일반적으로 프레딕스는 기계 및 공장 운영자가 기계를 모니터링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계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즉, 날씨, 지도, 교통량 등 외부 출처의 데이터를 융합하면 자동차 같은 기계들이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에 관해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프뢰넨 씨는 되도록이면 프로그램을 간단하게 유지하기를 원했다.
프뢰넨씨는 C 언어로 30줄짜리 코드를 작성하여 머스탱에서 데이터를 수집했고, 또 추가로 40줄짜리 코드로 프레딕스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최근 트렌드를 기준으로 보면 이 정도는 정말 작은 규모의 코드다. 일반적으로 오늘날의 웹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 앱의 경우 파이썬이나 자바같은 더 복잡한 언어로 수 백 줄, 혹은 수 천 줄에 달하는 코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프뢰넨 씨는 이제 지난 몇 달간 자동차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언제 어떤 이유 때문에 자동차가 과열되었는지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사이의 산을 오래 운전하다가 잠시 멈춰 설 때 머스탱이 과열된다고 추측했다. 프레딕스 플랫폼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이 추측을 정확함을 확인했다.
“정말 흥미로운 결과였습니다. 차가 이동 중에는 한 번도 과열된 적이 없었거든요. 이제는 그것을 증명할 수도 있게 되었네요.”
프뢰넨 씨가 머스탱으로 실험한 결과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증명한다. 기계에서 프레딕스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으며, 단순하고 가벼운 프로그램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단순함이 보안의 핵심입니다.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면, 변화하는 부분들을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하고, 취약해질 가능 가능성도 커지는 것입니다.”

독일 뮌헨의 GE글로벌리서치 앞에 서있는 프뢰넨 씨와 그의 1966년 머스탱 (사진 출처: 한스 프뢰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