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는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어요?”
다섯 살짜리 아이가 당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상상해보자. 제트엔진의 원리를 어떤 단어, 어떤 논리로 풀어서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머릿속에서 수많은 말과 과정이 오갈 것이다. 하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역시 전문가들은 다른 것일 까? 우주항공 엔지니어이며 GE의 열역학팀 팀장인 토드 웨츨(Todd Wetzel)은 제트 엔진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면서 아주 간단한 단어 네 개로 끝내버린다.
쭈욱—! 꾸욱—! 쾅! 휘익—!
그의 설명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한국어로 옮긴다면 이런 느낌일까. 공기를 빨아들이고-눌러서-폭발시켜-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추진력이 생기는 과정을 의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기술 용어로 설명한다면 흡기-압축-연소-배기 과정이다.
풀어서 설명한다면 이렇다. 엔진 속으로 흡입된 공기는 압축된다. 충분히 압축한 뒤 점화시키면, 고온, 고압의 고밀도 공기가 터빈을 빠른 속도로 회전시킨다. 거기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난 40년 간 이런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터보 제트 엔진 덕분에 제트기가 하늘을 날 수 있었다.
오늘날은 한층 강력하고 효율적인 터보 팬 엔진이 등장했다. 엔진의 앞쪽에 커다란 선풍기 날개 같은 블레이드가 있는데, 이 블레이드가 회전하면서 공기를 엔진 속으로 흡입하는 것이다. 팬 블레이드는 막대한 양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공기로도 큰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말 그대로 ‘효율이 극대화된’ 점이 터보 팬 엔진의 장점이다.
위에서 엔진의 원리를 설명할 때 보았던 네 단어와 연관시켜 본다면 ‘쭈욱~’의 과정에 블레이드가 더해지면서, 흡입되는 공기의 양부터 달라진 셈이다. 그 다음 ‘꾸욱~’ 과정에서의 효율이 극대화되면서 연소 즉 ‘쾅!’의 강도가 커지고, ‘휘익~’하고 일어나는 바람도 강해졌다. 팬 엔진 덕분에 연료의 효율성이 30% 이상 높아졌다. GE의 신형 엔진의 경우 여기에 슈퍼 소재인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팬 블레이드를 만들고,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연료노즐로 공정을 개선했다. 특히 GE90 엔진의 팬 블레이드는 성능도 성능이거니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될 만큼 유연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한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된 GE90 엔진의 팬 블레이드
쭈욱! 꾸욱! 쾅! 휘익~
아래 영상에 등장하는 GE의 엔지니어 토드 웨츨은 즐거운 얼굴로 리듬감 있게 이 과정을 설명해준다. 물론 GE의 엔진에 적용되는 슈퍼 소재와 첨단기술은 이 재미있는 설명처럼 단순하지는 않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들이 기나긴 고민과 지루한 실험과정을 견뎌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을 반드시 무겁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저 커다랗고 무거운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을 날아요?”라고 묻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호기심을 생각해보자. 인류의 모든 기술은 그런 호기심과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더 빨리, 더 멀리 날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서 엔진 관련 기술이 나날이 진화할 수 있었다. 아래에 있는 영상을 보고 한번 따라해보자. ‘쭈욱~꾸욱~쾅! 휘익~’ 세 번째의 ‘쾅!’ 즉 연소 과정을 힘있게 강조해주는 것이 포인트다. 한번씩 따라할 때마다 왠지 제트엔진이 그만큼 더 친근하게 느껴질 법 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