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하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이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보기 위해, 또한 직접 참여하거나 올림픽과 관련된 업무를 위해,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브라질을 찾고 있다. 브라질 민간 항공사무국의 예상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8월 동안 234만명이 추가로 항공 교통을 이용할 것이라 한다. 승객 수는 올림픽 개막일인 8월 5일 정점을 찍어, 9만 명이 브라질에 항공편을 이용해 도착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올림픽 폐막 다음 날인 8월 22일에는 9만 5,000명이 리우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과 폭증하는 방문객에 대비하기 위해, 브라질 민간 항공 당국은 몇 가지 운영 계획을 수립하여 브라질 39개 공항에 적용하고 있다.
이렇듯 평소보다 브라질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세계 전역에서 날아오는 항공기로 브라질의 하늘 길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 2007년을 기준으로 볼 때 브라질을 방문한 여행자 수가 2배로 늘었고, 이 수가 향후 10년 동안 매년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늘 길이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진 가운데 브라질 항공 당국은 항공로 관리에 대한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국토가 넓은 브라질은 국내선 규모가 세계 4위에 달한다. 반면 현재 브라질의 공항 관제 시스템이나 항공사의 공급능력으로는 도저히 올림픽 기간 중의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자칫하면 올림픽을 찾는 많은 외국 손님들이 불편을 겪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브라질의 항공 인프라 개선을 촉구하며,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림픽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 항공 관제 시스템인 인프라아에로(INFRAERO) 모델은 더 이상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우며 대부분 공항의 수용 능력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한다. 브라질의 항공 물동량 25%를 감당하는 상파울루 공항은, 인프라도 서비스도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등의 여러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부족한 공항 건물을 갑자기 지을 시간도 없고, 항공편을 무턱대고 늘릴 수도 없다.
하늘의 실시간 교통 정보 안내, GE의 RNP 시스템
물리적인 방법이 힘든 상황이라면, 인적 자원이나 소프트웨어 부분의 개선을 꾀해야 한다.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상황이 되고, 브라질 GOL항공과 항공 관련 기관들은 GE항공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시작했다. 그 결과 GE의 RNP(Required Navigation Performance) 시스템을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를 포함해 브라질 남동부 10개 공항에 도입하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GE의 RNP 시스템은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을 시도할 때마다 최적의 루트를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실제 항공기의 운항 경로와 기존 운항 데이터 등을 분석하여 최적화된 경로를 파악해 알려줄 뿐 아니라, 최단 운항 거리 경로까지 제안할 수 있어 연료 소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이 시스템은 하늘은 물론 지상에서도 활주로 운영의 최적화 솔루션을 제시하는 등 항공 운영 효율화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쉽게 말해 “실시간 교통정보”와 “내비게이션”의 두 기능이 결합된 것이라 생각하면 될 듯하다.
지금까지는 공항마다 정해 놓은 절차가 있고 항공기들이 그에 따라 착륙 허가를 받고 공항에 접근할 수 있었다면, RNP는 각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할 때마다 가장 효율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해준다. RNP는 지상에서 송출하는 라디오 주파수 대신 GPS 신호를 이용하며, 항공기와 공항의 운항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루트보다 최적화되어 효율이 높은 루트를 제시하는 RNP
GE항공의 빅데이터(Big Data) 활용 기술 RNP 시스템은 항공기와 공항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RNP 시스템은 GE항공이 개발한 것으로, 항공기 내부에 장착된 수백 개의 센서에서 발생하는 기가바이트 단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산업인터넷의 힘과 정교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된 시스템이라고 할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이미 에티하드(Etihad)항공, 호주의 콴타스(Qantas)항공, 에어아시아(AirAsia)에서도 이용하는데, 실시간으로 항공기 상태를 모니터링하여 연료 소비도 줄이고, 항공기 유지보수를 용이하게 하며,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GE의 운항 효율성 서비스 책임자 지오바니 슈피탈레(Giovanni Spitale)는 RNP 서비스를 한마디로 이렇게 설명한다. “GE항공의 운항 분석 플랫폼(Flight Analytics Platform)은 RNP를 사용하여 실제 경로와 기존 운항 데이터를 분석하고 경로를 최적화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개선의 여지를 찾아냅니다. 뿐만 아니죠, 연료 소비와 운항 거리를 줄일 수 있는 경로를 추가로 찾아내고, 수직 비행 경로 단축, 수용 능력 개선, 활주로 처리량 개선, 환경 개선 등의 다양한 요인들을 최적화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RNP 서비스를 도입한 결과를 볼 때, 항공기 1대당 비행거리 평균 22마일(약 35km) 감소, 운항 시간 7.5분 단축, 항공유 사용은 77갤런(약 290L)이 줄어드는데, 이렇게 5년이면 2,400만 달러(약 25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브라질의 공항들에 설치된 GE RNP 시스템의 효과는 올림픽 기간 이후 가시적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