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매일 학교 가는 길에 보는 공장이 있다. 그런데 이 공장의 간판은 매일 바뀐다. 어제는 ‘멈추지 않는 인공위성 공장’이었는데 오늘은 ‘초음속 레이스카 공장’이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소녀는 그 공장 안으로 살포시 들어간다.
공장 한 쪽에서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금속 고관절을 만들고 있고, 그 옆에서는 제트엔진의 부품을, 또 그 옆에서는 이빨이 빠진 아이스하키 선수가 소녀를 바라보며 웃는다. 3D 프린트 인공 치아의 임플란트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 동영상의 내용처럼 한 곳에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적층제조(3D프린팅)의 궁극적인 목표일지도 모른다. 즉, 제조업의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으며,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적층제조 기술의 확산
지난 5월 21일, GE의 적층제조 사업부인 GE애디티브는 서울 COEX에서 ‘GE애디티브 데이 2019’ 글로벌 세미나를 개최했다. 산업 전문가들이 모여 제조업의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인 적층제조(3D프린팅)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강성욱 GE코리아 총괄사장은, “GE는 세계적으로 1,000명 이상의 재료 과학자, 엔지니어, 및 특성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재료 개발과 차별화를 통해 적층제조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고, “지난 40여년간 전력, 헬스케어, 항공 등 주요 산업분야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파트너로 함께 한 GE가 적층제조를 통한 제조혁신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제조업의 비전을 확신하는 사람들은 적층제조 기술이 단순히 제품을 제조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기술은 비즈니스의 가치사슬을 완전히 새롭게 구축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전통적인 제조와 적층제조의 모습을 비교한 위 사진처럼 제조업은 이미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은 제조 방식의 한계를 고려한 설계가 필수적이었다. 주조나 단조 등 오래된 기술은 안정적이지만, 그 제약 조건 때문에 효율성 향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적층제조 기술은 그런 제약 조건을 극복하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설계가 가능하여, 제품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적층제조는 전통적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줄인다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적인 제조 공정에서 제어가 어려워서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으로 가치사슬의 구석 구석을 보면, 새로운 미래와 비전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기술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사업이나, 추가적인 사업을 창출할 수 있다.
항공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GE의 LEAP 엔진에 장착되는 연료 노즐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미 연간 3~4만개의 연료 노즐이 적층제조로 생산되고 있다. 그 엄격한 FAA 인증도 해결했다. 또한 각종 항공기용 구조용 부품, 인테리어 부품, 공력(Aerodynamic) 부품, 항공전자 부품 등 응용 영역이 계속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엔진 부품, 구조용 부품, 브레이크 부품, 타이어 휠, 고성능 열교환기 등으로 응용 분야가 확산 중이다. 헬스케어는 언급할 필요도 없다. 신체의 일부를 대신한 의료용 임플란트 등이 등장하고 있고, 게다가 의료기기 등도 적층제조 기술의 적용 대상이다. 골프 산업도 이미 적층제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미묘한 설계 차이와 재료의 특성 때문에 성능의 한계에 부딪혔던 제품들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GE의 적층제조 여정
이처럼 적층제조의 패러다임을 정립한 GE는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을까? GE애디티브코리아 이동환 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그레그 윌슨(Gregg Wilson) GE애디티브의 수석 엔지니어는 GE의 적층제조 여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겉보기만의 적층제조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얻은 통찰도 공유했다.

레그 윌슨(Gregg Wilson) GE애디티브의 수석 엔지니어
윌슨은 기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하기 위해서는 ‘적층제조 여정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할까?’라는 본질적인 질문부터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 아직은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확립된 산업표준이나, 데이터가 부족하여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퀄리티에 신경을 쓰고, 시스템 레벨 사고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용 모델을 만들고, 성능 차별화 요소를 확정하고, 공급망을 혁신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GE의 경우, 2010년부터 적층제조 여정을 시작했다. 2012년 연료 노즐을 설계했고, 2014년 GE90 엔진용 T25 센서로 첫번째 인증을 획득했다. 그 이후 항공엔진 터빈 블레이드나, 발전용 터빈 부품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고, 2017년 카탈리스트(Catalyst) 엔진에서 적층제조 기술의 종합적인 모습을 완성했다고 전한다. 그 과정에서 적층제조기술센터(CATA)를 설립하여 고객과의 관계를 향상시켰고, 컨셉 레이저(Concept Laser)와 아르캄(Arcam)을 인수하여 적층제조 기계의 라인업도 정립했다.
아직은 정립된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평가 기준을 만들어 가기도 했다. 보잉 747-8 항공기에 장착되는 Power Door Opening System(PDOS) 브라켓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설계부터 양산까지 10달이 걸렸다. 이 기간은 인증기간까지 포함한 것이다. 개선된 기술을 적용하여 시간을 단축한 것도 있지만, 부품, 재료, 공정 등 핵심적인 부분이 다른 부품을 개발하면서 표준화하고 이미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기계, 재료, 공정 관련 데이터는 이미 검증된 데이터가 되어 고객에게 제공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은 이미 성공한 사례를 기반으로 적층제조 여정을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의 사례로는 GE운송의 기관차에 탑재된 열교환기다. 2천개의 부품을 단 하나로 줄였고, 70% 소형화했다. 사실 기관차의 경우, 경량화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소형화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소형화로 확보한 공간에 연료전지 등을 탑재할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사업 기회의 창출로 이어진다.
적층제조 기술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
신기술의 미래는 리스크도 수용해야 한다. “여러 관련 팀이 모여서 다양한 관점에서 리스크를 평가해야 합니다. 성공/실패의 기준을 정하고, 평가를 정량화해야 합니다.”라고 윌슨은 강조한다.
이처럼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적층제조 기술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이며, 이런 도전 과제야 말로, 그 분야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다.
첫번째 과제는 적층제조 공정 속도 향상과 공정 제어에 관련된 것이다. 공정 속도를 고속화하기 위해서는 적층되는 두께를 늘리거나, 사용하는 레이저의 갯수를 늘리고, 레이저의 파워를 높이면 된다. 물론 분말 피드 속도도 높아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요소들과 트레이드 오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시점에서 최적화해야 한다. 또, 적층제조 공정을 섬세하게 제어해야 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공정을 모니터링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두번째, 적층제조 재료의 선택과 후처리와 관련된 것이다. 적층제조 공정은 분말을 용융하여 부품을 만들기 때문에 사후 열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미세구조가 최적화되어 원하는 물성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기계 파라미터와 열처리 파라미터를 최적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GE애디티브의 애드웍스(AddWorks) 서비스는 기업이 적층제조 여정을 시작하는데 최고의 협력자로 고객의 적층제조 여정이 성공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지원한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아래로 문의하면 된다.
GE애디티브 영업담당, 정일용 이사 (Ilyong.jung@GE.com),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