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루이스. 우리에겐 ‘머니볼’이나 ‘빅쇼트’로 유명한 베스트 셀러 작가다. 마이클 루이스가 2014년 발표한 발표한 ‘플래시 보이즈 (Flash Boys)’는, 승률 100%인 금융 거래를 합법적으로 실행하는 초단타매매 트레이더의 존재를 폭로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트레이더들이 사용한 방법은 ‘초고속 트레이딩’ 또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라고 부르는 데, 10억분의 1초 단위의 초고속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다른 투자자보다 ‘나노 초’ 빨리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9HA’ 등 GE의 첨단 발전용 가스터빈은 산업인터넷에 연결될 예정이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그린빌에 위치한 GE의 터빈 테스트 시설의 ‘9HA’는 사진처럼 전선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스터빈에 탑재된 6,000개 이상의 센서를 연결한 것이다. 실험테스트 기간 동안 약 5TB의 데이터를 수집했는데, 이는 미국 의회도서관에 소장된 도서의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사진 : 크리스 탤버트)
지금부터는 금융 거래의 세계가 아니라 산업 분야의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GE는 이 ‘초고속 통신’을 산업인터넷에 활용한다. 지난해 7월 16일, GE글로벌리서치의 과학자들은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동시에 실험을 하나 진행했다. 뉴욕 주 니스카유나 연구소에 설치된 ‘진자’가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약 5,000km 떨어진 캘리포니아 주 산호세에 설치된 진자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두 진자의 움직임은 처음엔 약간 어긋나 있었다. 그러나 니스카유나 연구소의 콘트롤러에서 산호세의 진자에 부착된 콘트롤러에 제어명령을 보내자마자, 동부와 서부에 있는 2개의 진자는 그 움직임이 완전히 동기화되었다.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실험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진자에 설치된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움직임을 측정하고 각 진자의 위치를 분석한 데이터를 교환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기술은 결정성 이더넷 스위치(Deterministic Ethernet Switch)라는 것으로, 양쪽의 진자가 완전히 동기화되는 것을 보장하며, 다른 네트워크의 트래픽이 동기화 명령을 간섭할 수 없도록 한다.
산업인터넷에 필요한 것은 속도
전 세계의 기기가 서로 소통하는 ‘산업인터넷’의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이 과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항공 산업부터 전력, 의료 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에서 효율을 개선하고 수조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GE 뿐만 아니라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 내셔널 인스트루먼트(National Instruments) 등 산업인터넷 구현에 참여한 기업은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통신용 광섬유로 연결했다.
이 실험에서 GE는 인터넷2(Internet2) 망을 사용했는데, 이 회선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100기가비트(Gigabit)에 이른다. 이 속도는 6,000개의 영화를 동시에 다운로드해도 여유 있다. 가정용 인터넷 연결 속도가 초당 15메가비트 수준이니 그 속도를 알만하다.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링크 덕분에, 두 진자의 상대적인 위치, 진동, 속도 벡터 등 진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나타내는 파라미터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결과를 보면, 대한민국은 국토도 좁고, 고품질의 통신 회선을 갖추고 있어, 산업인터넷을 활용해 산업 효율을 제고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뉴욕 주 니스카유나에 위치한 GE글로벌리서치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댄 섹스턴.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 광섬유 회선과 센서를 사용해 미국 동서부에 설치한 두 진자의 진동을 동기화시켰다. (사진: GE글로벌리서치)
GE글로벌리서치 소프트웨어 리서치 부문 부사장 콜린 패리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미국 전역에 막대한 초고속 빅테이터 망을 설치해 필요한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가 수행한 두 진자의 동기화 실험은 서로 격리되어 있는 기계들의 기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2기의 풍력 터빈을 연결하여 터빈끼리 서로의 작동 상태을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그 다음에는 15개, 그리고 더 많은 장비를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미래에는 풍력터빈과 제트엔진, 사람, 컴퓨터 장비 등이 연결된 수십억 개의 시스템이 엑사바이트(Exabyte, 1018 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자 실험 장치의 모습. 진자 동기화 실증 실험은 전세계 24개국 이상의 180여개 기업이 참여한 산업인터넷 콘소시움 (IIC) 활동의 일환이다.
이런 초고속 네트워크는 산업인터넷 제품과 서비스에 필수요소이다. 왜냐하면 산업인터넷은 엄청난 양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하며, 전세계 여러 곳에 위치한 기계에 동시에 제어명령을 전달해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초고속망을 사용하면 데이터 이동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어, 산업인터넷 제품과 서비스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 GE는 향후 400여곳의 GE 공장을 이런 초고속망으로 연결할 예정이다. 즉,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 비전이 실현되면 실시간으로 아주 빠르게 공장의 생산 계획도 수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