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기억하자
– 빅데이터는 나쁜 데이터일 수도 있다. 기업들은 반드시 관리자들의 데이터 분석 지식을 강화하여 자신들에게 정말 필요한 데이터 과학자를 고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 적합한 직원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맥킨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8년까지 미국에서만 19만 명의 숙련된 데이터 과학자가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 한다.
– 원격 근무가 가능한 디지털 오피스라는 떠오르는 트렌드를 통해 새로운 기업문화가 생길 것이다. 관리자들이 눈 여겨 보아야 할 놀라운 사실 하나는, 이런 환경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일을 과도하게 하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올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기술 분야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는 디지털 트렌드의 부각을 논의하기 위해 스페셜 세션이 진행되었다. 이 트렌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역시 빅데이터 기술이다. 빅데이터란 스마트폰, 컴퓨터, GPS 장비, 의료 기기, 산업 부품, 공장 기계, 교통 시스템 등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매일 만들어내는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빅데이터 기술을 산업인터넷 솔루션과 함께 산업 공정에 적용하면, 기업은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예측정비 능력을 향상시키며, 생산성을 늘리고 동시에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이런 목표를 가진 많은 기업들이 생산 공정에 엄청난 수의 센서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GE는, 2013년에 항공기 운항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해 시범적으로 15,000회의 비행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했다. 2015년까지 GE는 1,000만회의 비행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그러나 빅데이터는 기업이 이를 적절히 판단, 분석하고 사용할 방법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순식간에 나쁜 데이터가 되어버릴 가능성도 있다. 인간의 두뇌가 무작위적인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이나 연관성을 찾아내려는 경향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빅데이터도 아포페니아(Apophenia)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아포페니아 현상이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인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 안에서는 모든 방향으로 데이터의 연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 다나 보이드(Danah Boyd)와 케이트 크로포드(Kate Crawford)은 연구 논문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빅데이터가 나쁜 데이터가 된 유명한 예로는 구글의 플루 트렌드 프로젝트(Flu Trends Project)가 있다. 구글은 2008년부터 독감과 연관된 검색 결과를 추적해 이를 독감 발생 지역으로 간주하였다. 구글의 목적은 이를 통해 독감 발병을 예측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4년 구글이 예측한 독감 발병 예상치는 미국 질병 통제 연구센터에서 예측한 수치의 두 배에 달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미디어가 독감의 발생을 보도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질병과 상관없는 검색 횟수가 증가했고, 이 예상치 못한 변수가 구글의 집계에 포함되어버렸다는 이론이 이에 대한 설명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빅데이터 기술을 제대로 쓰려면
기업이 빅데이터의 힘을 기업의 의도대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데이터 과학 전담팀을 구성하고, 최고정보관리 책임자(CIO)의 지속적인 교육에 힘쓰며 마케팅-IT-데이터 분석팀 간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적절한 직원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맥킨지(McKinsey)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18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19만 명의 데이터 분석가가 더 필요할 것이며, 데이터 업무에 능숙한 관리자는 무려 150만 명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한다. 한편 얼마 전 포브스(Forbes)는 빅데이터 기술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가 곧 브랜드이다”라는 개념이 힘을 얻으면서, 최고 정보관리 책임자(CIO)보다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가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관리자들이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하여 운영할 때도, 조직 구성원들의 과제를 고려하여 아주 조심스럽게 이 이슈를 다루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경제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내에서 사람들의 활동 영역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이는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과 기계가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뉴 이코노믹 싱킹 연구소(The Institute for New Economic Thinking)의 특별연구원 W. 브라이언 아서(W. Brian Arthur)는 인터넷 집중화와 인공지능, 분석기술, 빅데이터로 인한 운영 비용 절감 기술 전반을 통틀어 “자율 경제(Autonomous Economy)”라고 명명했다. 그는 이러한 경제가 노동력의 증가는 요구하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전반적으로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몇몇 간단한 사무 등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상은 인간과 기계가 단기적, 중기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공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으로 로봇이 단순히 인간을 대체하는 일보다는,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현장이 훨씬 더 일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MIT 공학 교수인 존 레오나드(John Leonard )는 MIT 테크놀러지 리뷰에 실린 기고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CEO들이 간과하기 쉽지만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디지털 변화가 노동의 수행 방식 자체에, 즉 누가 어디서 일하는가에 어떠한 변화를 주는가라는 문제다. 미국의 원격 근무자는 2005년부터 2012년 사이에 80%가 증가하여 그 수가 330만 명에 달했다. 이는 리서치 사이트인 글로벌 워크플레이스 애널리틱스(Global Workplace Analytics)의 조사 결과인데, 여기에는 자영업자의 수는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원격 근무를 통해 절감하는 인건 비용 절감은기업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조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근무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근로 문화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드레스 코드부터 근무 시간까지, 현실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전통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고 근무시간 내내 교류하는 것을 전제로 운영되어왔다. 이와는 반대로, 원격 연결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개개인들로 구성된, 각각의 시간대에 있으며 심지어는 언어까지 다른 사람들이 한 팀으로 묶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합과 협력의 팀워크를 창조해내기 위해서는 매우 섬세한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기업에서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일부 관리자들이 원격 근로자라면 파자마를 걸치고 느긋하게 일하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들은 태만이 아니라 과로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을 통해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노력과, 다국적 팀의 편의를 맞추기 위해 원격 근로자들은 과로하는 경향이 있다.
초과 근무나 과로가 기업에게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빅데이터 기술 도입을 통한 디지털 근무 환경이 멈추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관리자들의 끊임없는 조율과 뛰어난 수완이 필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