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터넷(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의 성장과 함께 산업의 모습 자체가 바뀌고 있음은 이제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기업들은 센서와 연결된 기계에서 정보를 얻고, 그를 이용해 작업의 효율을 높이며 돌발적인 가동중지 시간을 최소로 줄여나가고 있다.
이런 기술적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데이터 분석이 이뤄지도록 하고, 이에 적합한 담당자가 선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최고 경영진부터 생산 현장까지 기업문화가 달라져야 할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많은 중소규모 제조기업들에서 아직 산업인터넷이나 빅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GE리포트는 Fabricators & Manufacturers Association (FMA)의 CEO인 에드워드 유델(Edward Youdell)에게, 더 많은 기업들이 산업인터넷을 기업문화로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해보았다.
그는 GE와 같은 얼리어답터 기업들이 중소 제조기업을 돕는다면 이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들려주었다. 그는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빅데이터와 산업인터넷 활용에 어느 정도 이상 적응하지 못한다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고객을 잃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GE 인텔리전트 플랫폼 사용자 써미트(GE Intelligent Platforms User Summit)에서 산업인터넷과 기업문화에 대한 패널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던 에드워드 유델은 신기술이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뒷받침하도록 보장해야 하며,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부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혁신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산업인터넷 시대의 문화적 변화에 대해, GE리포트는 유델에게 질문을 던졌다.
GE리포트: 첨단제조(Advanced Manufacturing)처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산업에서 경쟁적인 환경이 어떻게변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첨단제조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건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이 용어가 다양한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첨단제조와 첨단기술을 동일시합니다. 저는, 첨단제조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직결되어 있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은 생산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개별 기업이나 한 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미국 내 민간 부문의 연구개발 투자는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습니다. 최근 노동의 생산성 향상으로 얻은 이익의 상당 부분이 미국이 글로벌 제조국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에 쓰여지고 있습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가격 하락으로 미국과 중국의 제조 비용 차이가 약 5% 이내로 줄어들었습니다. 첨단기술과 첨단제조방식 덕분에 생산성이 증가하게 되면, 미국은 생산지로서의 이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첨단제조에 대해 생각할 때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혁신적인 프로세스 개선은 언제나 생산현장에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개선은 첨단기술과 관련이 없습니다. 개선이란 수익성을 향상하기 위해 우수한 생산현장의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혁신을 실천해온 결과입니다. 제 생각엔 현장에서의 이런 지속적 혁신이 첨단제조에서 더욱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GE리포트: 산업인터넷과 빅데이터는 기업의 운영 방식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요?
빅데이터라는 단어를 들으면 “계측하는 것은 곧 완성이다(What gets measured, gets done)”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생산현장의 제조 전문가들이 생산의 질과 생산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 사용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사용 능력 제고를 위한 도구 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 최근 더 향상되었습니다.
GE, 캐터필러(Caterpillar), 보잉(Boeing) 같은 대형 OEM업체는 중소기업들보다 이러한 개선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자원과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빅데이터와 산업인터넷 활용에 어느 정도는 적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OEM 고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OEM 장비에 산업인터넷 기술을 더할 경우, 이런 장비와 공급망 파트너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흐름이야말로 산업인터넷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 될 것이라 봅니다. 이 정보의 흐름에는, 파트너십을 이루는 양측 모두의 효율성과 이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습니다.
GE리포트: 산업인터넷이 제공하는 분석적 기회(Analytical Opportunities)를 기업들이 제대로 활용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그렇게 되기까지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보십니까?
야구에 비유하자면 산업인터넷은 이제 막 1회 초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구글에서 “산업인터넷”을 검색하면 8억 1,400만 개의 결과가 나옵니다. 이는 산업인터넷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더 그렇겠죠.
일례를 들어, 빅데이터와 산업인터넷에 관련해 우리 FMA 회원들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금속 가공업은 가변성이 큰 고정밀(高精密), 소규모 사업입니다. 금속 가공업자들은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일련의 공통된 기술을 사용하지만 작업준비, 재료, 부품 요구사항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런 주문생산 사업에서는 장기적 생산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 당장은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빅데이터의 가치가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OEM을 주문하는 고객들의 요구와 필요가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도 결과적으로 빅데이터의 가치가 강조될 것입니다. 기계와 기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지는 중요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우리는 OEM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공급망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GE리포트: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문화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기계에 센서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까요?
저는 기업들에게, 무엇을 측정하고 싶은지 파악하기 전에는 센서 설치와 데이터를 수집을 하지 말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최근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한 기업인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기술의 경직성 때문에 경우에 따라 기업의 가장 큰 문화적 자산인 혁신과 기업가 정신이 방해 받을 수 있다며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솔루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기술 공급자들이 잘 수용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데이터와 기술은 제조기업을 위해 존재하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술 공급자들이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그 기업인은 좌절한다고 했습니다.
솔루션을 만들어내기 전에, 제조업자들이 먼저 혁신과 향상에 대한 갈망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문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연한 기술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공급이 필요한 것입니다.
GE리포트: 리더십의 수준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최고 경영진 모두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나요?
강력한 리더라면 CIO의 책임이 클라우드와 서버실 운영뿐 아니라 제조의 전 영역에 걸쳐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CIO는 솔루션 도입 이후가 아니라, 현장 생산과 기술 전략이라는 최전선에 있어야 합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제조 전문인력들이 등장하면서 도드라지는 트렌드를 볼 수 있는데요. 이 전문가들은 기술을 아주 편안하게 느끼며,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해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저는 미래에는 이런 트렌드가 기술 및 장비 공급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제어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이 사업을 성장시킬 것입니다.
GE리포트: FMA는 기술역량 격차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왔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일어나게 된 것인가요?
대답하기에 복잡한 주제인데요. 고리타분하게 설교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주요한 두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술 격차 문제의 첫 번째 요인은 노동 인구의 노령화입니다. 평균 연령 50대 중반으로 추산되는 이 그룹은 제조와 관련해 풍부한 지식과 기술을 축적해왔습니다. 베이비 부머 세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만 명 정도가 은퇴한다고 하는데, 이들이 은퇴하면서 다음 세대의 숙련된 작업 인력을 구할 수 있을지 제조업계 고용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들이 신기술에 투자하면서, 프로그래밍 기술과 정교한 고가의 장비 작동에 필요한 기술 분야에서 노동 인구 수요가 변하고 있습니다. 기술전문대학은 다음 세대의 인력을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문제의 두 번째 요인은, 고등학교 직업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중심이던 교육 철학이 1970~80년대에 모든 학생들에게 대학 입시를 준비시키는 것으로 강조점이 바뀌면서, 숙련된 노동 인구의 부족이 비롯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서, 머리로 하는 일이나 두 손으로 하는 일이 모두 가치 있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장려하던 일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입학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술전문대학의 대안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일반적인 진학교육과 동등하게 중시되어야 합니다. 아이비 리그에서 학위를 받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일이야말로 모든 선진 교육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입니다.
사회적으로 교육시스템을 재검토하여 학생들이 프레스기계 기사나 기계정비기사 같은 제조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가족을 부양하면서 동시에 명예롭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처럼 불안정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우수한 제조 능력을 갖추는 일은 최고의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수하고 총명한 학생들을 제조업 분야로 이끄는 것은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GE리포트: 오늘날 대학 졸업생들이 앞으로 생산직을 준비하도록 하는 혁신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FMA는 일리노이 주의 커뮤니티 컬리지에 소속된 첨단제조 연구실을 후원하기 위해 50만 달러 규모의 계획된 기부를 실천하려고 합니다. 금속 가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최신 기술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그 결과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는 작업 인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유타 주의 오그던-웨버 기술대학(Ogden-Weber Tech College)의 교육 전문가들은 “맞춤형(On Demand)” 입학이라는 혁신적 교육 모델을 살펴보는 컨퍼런스를 개최하였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등록하기 위해 봄이나 가을 학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이, 즉시 학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숙련된 제조 전문가들이 더 빨리 현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GE리포트: 미래의 공장(factory of the future)에 대해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저는 종종 학생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가지고 있나요?” “만약 가지고 있다면, 그런 기기를 만드는 기업이 첨단기술 기업이라고 생각합니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두 질문에 모두 “그렇다”라고 답합니다.
그럴 때 저는 이런 말을 합니다. 스마트 기기의 진정한 우아함은 멋진 디자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했던 사람들에게 있다고 말이죠. 여기에서 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제조업에서 일하는 것이 멋질 수 있다는 생각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조기술의 미래에는 기술 주도적인 환경과 혁신의 문화가 자리잡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도전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이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문화가 생겨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