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코스먼(Sam Cossman)은 열추적 미사일 같은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극한의 뜨거움을 추구한다. 아마도 샘 코스먼은 현존하는 가장 저명한 화산탐험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 8월 초에도 니카라과의 마사야(Masaya) 화산의 이곳 저곳 탐험한 바 있다. 활화산인 마사야 화산은 지역 주민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인 곳이다.
화씨 1,000도(섭씨 약 537.8도)의 열을 견딜 수 있는 은색 보호복을 입은 코스먼은 산의 정상에서 1,200피트(약 365.8미터) 아래의 분화구 쪽으로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그 아래엔 선명한 오렌지색으로 이글거리는 용암호와 용암폭포가 있다.
코스먼이 하는 일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위험하기 그지 없다. 이 작업에는 대역도 없다. 코스먼은 니카라과 정부가 요청한 임무를 수행 중인데, 그의 임무는 분화구 안에 80개가 넘는 센서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센서들이 수집한 데이터는 ‘프레딕스’로 전송된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레딕스(링크)는 GE가 산업인터넷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우리는 최초로 화산에 인터넷을 연결하고 있는 셈입니다.” 샘 코스먼의 말이다. 그의 디지털 미디어 회사인 퀘이크(Qwake, 링크)는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화산 폭발에 대비한 디지털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데이터 과학자들은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여러 개의 ‘디지털 트윈(링크)’을 생성하여, 분화구 내의 상태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연구팀은 이 프로젝트로 수집한 데이터를 공개하여, 전 세계에서 많은 화산 응용 프로그램이 개발되도록 촉진하고, 마사야 화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GE리포트는 니카라과에서 샘 코스먼을 만났다. 아래 인터뷰는 분화구로 다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던 코스먼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GE의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코스먼의 위험한 탐험 현장을 감상할 수도 있다.

단테의 ‘지옥의 문’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고 한다. “여기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 하지만 화산탐험가 샘 코스먼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 그는 화염이 끓는 마사야 화산 내부에 디지털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북으로 약 20km 떨어져 있는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Managua)에서 바라본 해발 약 635m의 화산.(이미지 출처: @tmophotos, Qwake)
GE리포트: 마사야 화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샘 코스먼: 이 프로젝트는 마사야 산 아래에 있는 한 민박집 주인이 보낸 메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저에게 영상 링크를 보냈는데요, 저는 그 영상을 보고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용암호 (Lava Lake)때문이었죠. 세계에는 약 10개의 영구적인 용암호가 있는데, 이 용암호는 매우 독특했습니다.
GE리포트: 어떤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까?
샘 코스먼: 이 용암호는 마그마 구멍에서 부글부글 끓거나 휘돌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호수라기 보다는 마치 폭포 같았어요. 절벽을 향해 용암이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땅 아래 마그마 구멍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죠. 화산 폭발로 지역 주민의 삶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화산 근처에 이미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린 후였습니다.
GE리포트: 어떻게 마사야 화산에 가게 되셨습니까?
샘 코스먼: 저는 니카라과 정부에 연락하고, 조사활동에 동의를 구했습니다. 오랜 세월 잠들어 있다 갑자기 깨어나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마사야 화산에 대해, 정부는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했죠.
GE리포트: 코스먼씨, 팀을 소개해 주세요.
샘 코스먼: 처음엔 화산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기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팀을 꾸렸습니다. 물리학자, 화산학자, 백엔드(Back-end)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등이 있었죠. 드론 전문가와 드론 제작자도 함꼐 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정보들을 수집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화산 표면 아래에서 발생하는 일을 전체적으로,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GE리포트: GE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습니까?
샘 코스먼: 저는 샘 올스타인(Sam Olstein) GE 혁신담당 이사를 알고 있었습니다. 애초에는 프레딕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프로젝트 규모가 눈덩이처럼 거대해졌죠.
GE리포트: 프로젝트를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샘 코스먼: 기본적으로 우리는 화산에 관한 디지털 플랜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화산에 이렇게 센서를 많이 설치한 경우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이 프로젝트는, 몸이 안 좋아서 의사를 찾아가선 몸의 일부만 진찰 받는 일이나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로 얻는 정보로 화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는 없으니까요. 수많은 변수를 모두 관찰하고, 관련된 모든 변수를 또 다른 요소와 연관성을 파악하려면 마법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GE 포트: 어떤 종류의 센서를 사용합니까?
샘 코스먼: 80개가 넘는 센서로 그물형의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를 만들었습니다. 대기압, 온도 그리고 아황산가스,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등 여러 유형의 가스를 측정할 뿐만 아니라, 탄성파 자료, 중력계로 얻은 중력 자료, 화산 내부와 주변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수들도 측정할 계획입니다.

샘 코스먼과 그의 연구팀이 80개 이상의 센서를 분화구 안에 설치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퀘이크)
GE 리포트: 센서는 어떻게 생겼고, 특징이 무엇인가요?
샘 코스먼: 크기는 3×4인치(7.62×10.16cm)이며, 손에 잡히는 크기입니다. 센서는 엄청난 극한 상황을 견뎌내야 합니다. 화산이 내뿜는 초고온의 유독가스는 부식성이 매우 높은데요, 이처럼 작업에 방해되는 수많은 인자들을 고려해야 하죠.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죠. 스테인리스 윈치(Winch) 신품을 하룻밤 동안 분화구 옆에 놔두었는데, 그 다음날 살펴보니 마치 200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뜨거운 열은 센서에 내장된 배터리를 녹일 수 있고, 또 플룸(Plume)도 존재 합니다. 플룸은 확실히 독성이 있긴 하지만, 배터리 충전에 필요한 태양광 복사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사실, 카메라를 포함해 우리가 사용하게 될 장비 대부분은 버려질 것입니다. 수많은 비용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죠. 아황산 가스를 비롯한 여러 가스들의 유해 성분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 중 하나입니다.

화산 탐사를 위해 용암호 근처까지 센서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미지 출처: 퀘이크)
GE리포트: 센서가 설치한 위치에 잘 남아 있어야 팀이 떠난 후에도 계속 작동할 수 있을 텐데요, 센서를 어떻게 보호할 계획이십니까?
샘 코스먼: 이 문제는 센서 연결망을 제작하는 스페인 기업, 리베리움(Libelium)과 협업 중입니다. 리베리움이 제작하는 센서 연결망은 도시락 크기의 밀폐형 용기인데요, 실리콘으로 밀봉한 후 공기를 빼내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듭니다.
샘 코스먼: 센서들을 설치할 때 1,200피트(약 365.8미터. 에펠 타워의 높이가 약 1,000피트, 304.8미터)에 이르는 깊은 곳까지 내려가게 됩니다. 깊이 내려갈수록 온도는 높아지지만, 용암 근처에 센서를 설치해야 합니다. 우리가 센서를 설치할 곳은 화씨 150도(섭씨 65.6도)를 넘지 않을 겁니다. 다른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바닥 부분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센서를 부착할 위치를 찾았습니다. 몇몇 위치는 화씨 800에서 1,000도에 이를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연구팀의 수석 화산학자 길레모 카라반티 박사(오른쪽)가 센서를 점검하고 있다. 이 센서들은 태양광으로 작동을 계속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tmophotos, 퀘이트)
GE 리포트: 데이터는 어떻게 전송되나요?
샘 코스먼: 화산 내부와 화산 주변을 빙 둘러 센서 연결망을 설치하고, 중계기 두 개를 설치해, 약 2km 밖에 위치한 공원 입구의 방문자 센터와 연결할 겁니다. 데이터는 3G 무선통신망을 통해 전달됩니다.
GE 리포트: 이 데이터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샘 코스먼: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합니다. 그 다음, 딥러닝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으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나는 패턴을 통해 학습하게 되지요. 이런 패턴과 위험을 예상할 수 있는 특정 패턴의 화산 폭발 과정과 연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탄성파 데이터가 커지고, 특정 가스가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 이는 마그마가 상승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팀에서 수석 엔지니어를 맡고 있는 휴고 노델(Hugo Nordell,)이 분화구 가장자리에 설치된 센서에 전원을 공급할 태양 패널을 시험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tmophotos, 퀘이크)
GE리포트: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샘 코스먼: 디지털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화산 폭발 과정 중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단계는 네다섯 개로, 뚜렷한 특징이 있습니다. 마그마의 상승, 분화의 전조, 가스 제거 단계(이 단계에서 가스나 산성비로 마을이 황폐해질 수 있습니다), 폭발식 분화(막대한 양의 화산재를 분출하는데, 이게 지붕에 쌓이면 집이 무너져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저희 프로젝트의 목표는 화산 폭발의 이런 잠재적 위험을 완화시키고,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보를 제공하려는 데에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연구방식이 세계 여러 곳에서 실행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합니다. 활화산 근처에 거주하는 지구 상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GE리포트: 누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나요?
샘 코스먼: 저희 작업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입니다. 전 세계의 개발자, 기술자, 과학자 커뮤니티 모두가 접근 가능하죠. 이 프로젝트 안에서 자신들이 처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방식은 저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준을 뛰어 넘는, 더 많은 혁신을 가능케 할 폭 넓은 이니셔티브가 될 것입니다.
GE리포트: 데이터는 언제부터 볼 수 있나요?
샘 코스먼: 현재 프레딕스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개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API 개발이 완료되어 공개되면, 누구라도 컴퓨터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