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부의 해안 지역이라고 한다면 거칠고 차가운 기후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스코틀랜드의 어느 슈퍼마켓에 당당히 들어가 감자 칩을 훔쳐가는 갈매기의 영상이 화제가 된 적도 있었지만, 사실 이 해안이 따뜻한 남쪽 나라 바닷가처럼 인기 있는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전세계에서 조수 간만의 차이가 가장 큰 곳으로, 간만의 차이가 23~40피트(약 7~12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두 번, 달은 마치 시계처럼 지구의 바다에 밀물과 썰물을 일으킨다. 달이 움직이는 바닷물은 신뢰할 만하고 재생가능하며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막대한 전기의 저장고와도 같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조력발전용 라군(power generating tidal lagoon)을 사우스 웨일스의 스완지 만에 건설하는 것도 이런 천혜의 조건을 활용하려는 의도에서다. 새롭게 건설되는 조력발전용 라군의 규모는 4.2 제곱마일(약 11 제곱킬로미터) 정도인데, 이는 뉴욕 센트럴파크의 3배에 이르는 면적이다.

스완지만의 조력발전용 라군에 설치될 수중 조류터빈의 단면도
라군 속으로 조류가 들어왔다 빠져나가면서 바닷속에 설치된 거대한 터빈을 구동시키면, 도시 하나 (15만 5천 가구, 약 70만명 규모)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라군과 인접한 스완지만 지역의 연간 가정용 전기 사용의 90%에 달하는 전력량이다. 겨우 한 개의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이 이 정도 규모인 것이다.
이런 꿈 같은 프로젝트가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첨단기술의 존재 덕분이며, GE도 그 기술 개발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인류가 물의 힘을 에너지 생산에 이용한 것은 오래 전부터의 일이다. 그러나 스완지의 조력발전은 재래식 발전과는 다르다. 스완지만의 조력발전용 라군은 32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에 겨우 16개의 첨단 터빈이 필요할 뿐이다.
만약 좀 더 전통적인 방식을 이용하여 같은 수준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스팀터빈 수백 대가 필요했을 것이다. 스완지만의 라군에서는 훨씬 적은 수의 터빈을 이용하며, 더 적은 비용으로 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게 된다. 발전된 기술 덕분에 시설과 장비 역시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되므로, 발전소의 예상 가동 수명은 120년에 이른다.

스완지만 조력발전용 라군에는 주위를 둘러싸는 둑이 설치될 예정이다.
GE파워컨버전은 스완지 프로젝트에서 발전 부문과 송전 부문의 기술에 참여했다. GE의 대형 유도 발전기(induction generators)와 가변속 구동 시스템(variable speed drives)이 안드리츠 하이드로(Andritz Hydro)가 공급하는 수력 발전터빈과 함께 구동될 것이다.
GE는 이미 다른 여러 분야에 재생 에너지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해안이나 내륙(onshore and offshore)의 풍력발전 단지, 광산 시설, 오일앤가스 시설, 선박 등이 그 예이다. 영국 해군도 지난 10년간에 걸쳐 많은 선박에 이와 유사한 기술을 적용해왔다.
스완지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매년 23만 6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고, 의미 없이 버려지던 조류 에너지는 저비용 전력의 무한한 공급원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이것은 겨우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스완지만 프로젝트팀은 미래의 조류발전 라군 프로젝트는 최대 3기가와트의 발전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오랫동안 인류에게 가장 익숙한 천체였으며 무수히 많은 신화와 예술의 소재가 되어왔던 달이, 청정하고도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황량하고 거칠던 해안 마을은 에너지 생산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달이나 바다에 대해 좀 더 새로운 시각의 상상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