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E에서는 CMO (Chief Marketing Officer) 베스 콤스탁이 GE 창립 이후 137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부회장의 자리에 올랐다. 베스 콤스탁은 미디어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후 비즈니스계로 전환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가 새로운 부회장에 오른 것은 최근 GE가 디지털 산업 기업으로 혁신하고 있는 행보를 또다른 측면에서 보여주는 듯하다.
CMO로 일하는 동안 GE라이팅, GE벤처 등의 비즈니스에서 넘치는 통찰력을 보여왔던 베스 콤스탁이 이제 GE의 비즈니스 혁신을 리드하는 부회장 자리에 올라, 3명의 다른 부회장과 함께 제프 이멜트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 최근 몇 해 동안 콤스탁은 존 라이스(John Rice), 다니엘 하인젤만(Daniel Heintzelman), 키스 쉐린(Keith Sherin) 3명의 부회장과 함께 이미 이멜트 회장을 보좌해왔다. “변화와 혁신을 향한 콤스탁 부회장의 열정은 GE의 성장 전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라며 이멜트 회장은 말했다.
콤스탁의 새로운 직책은 이멜트 회장과 이사진의 공식 승인을 얻었다. <포춘> 매거진의 지오프 콜빈(Geoff Colvin)은 최근 호에서 이렇게 전했다. “2001년 회장에 오른 이멜트는 137년된 GE를 산업 인프라 사업에 초점을 둔 기업으로 변모시키려 한다. 발전, 제트엔진, 기관차, 오일앤가스 생산 장비, 라이팅 (토마스 에디슨이 시작한 GE 최초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제 이멜트의 과업을 콤스탁이 넘겨받은 셈이다.”

베스 콤스탁 부회장 (GE Business Innovations)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GE가 핵심 역량을 축적하고 잘 활용하는 체질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GE스토어를 통해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 기술 융합이 가능해졌고, GE가 오랫동안 선진 기술을 축적해온 물리적인 기계 시스템에 새로운 세기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차원의 산업 기계, 즉 산업인터넷으로 변화시켰다. 이제 디지털 요소가 빠진 GE 제품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다. 때문에 GE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원활히 변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런 변화 덕분에 GE는 변동성이 큰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는 다양성을 강화할 수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간소화(Simplification) 철학이 조직에 자리잡게 되었다.
지난 해 10월, 베스 콤스탁은 30억 달러 규모의 GE라이팅 사업을 맡았다. 이 사업 부문의 손익을 책임지는 동시에, 100년 이상 지속되어온 사업을 어떻게 디지털 시대에 맞도록 리모델링해야 할 것인가라는 도전과도 맞닥뜨려야 했다. 이는 전구를 새롭게 발명하는 일과 다름없을 만큼 어려운 과제였다. 여기에는 LED기술을 개발하여 대규모 사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스타트업 기업들과 제휴를 맺는 일도 포함되었다.
콤스탁은 GE벤처도 관장했는데, 그 동안 GE의 변화와 성장을 도울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에너지,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첨단 제조 분야 70개 이상의 기업이 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된다.
이멜트 회장은 자신이 계획하는 GE의 변화라는 큰 구도에서 베스 콤스탁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콤스탁은 디지털 기반 산업 기업으로 진화를 가속화하는 GE에서 산업인터넷 분야의 투자를 진두 지휘했습니다”
이멜트 회장이 콤스탁에게 주목한 것은 팀 워크와 혁신에서 보여준 능력 때문이었다. 2003년 콤스탁은 GE의 CMO직책에 올랐다. 이 자리는 이전 20여 년 간 공석이었던 직책이었다. 그 이후 글로벌 광고 시장의 상황은 여러 측면에서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베스 콤스탁이 맡은CMO의 직무 역시 그런 변동과 함께 많은 변화를 거쳐야 했다. 그는 혁신의 스킬을 더 연마하기 위해 4년 전 대표적인 혁신 기업 중 하나인 나이키의 이사진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제 GE는 디지털 산업 기업(Digital Industrial Company)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사업의 포트폴리오는 이미 명확해졌고, 디지털을 모국어처럼 유창하게 활용하는 산업 기술은 GE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되었다. 간소화를 추구하는 기업문화로 “수평적인 민첩함”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거대 조직임에도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일하는 패스트웍스 원칙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적 사고로 전환되었다.
수평적인 민첩함 (Horizontal Agility)이란 다양한 그룹의 사람과 사업 분야 즉 수직적인 측면의 전문성을 모아 결과물을 빠르게 도출하는 것을 말한다. 21세기는 빠른 속도와 영역 파괴적인(Disruptive) 현상이 당연한 세상이다. 과거처럼 사업부 사이에 장벽을 쌓고 서로 단절된 태도를 가져서는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개인의 목표만 생각한다면 결국 실패하게 된다. 결국 “공통의 목표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팀을 구축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이 GE의 믿음이다.
작년 10월 라이팅 사업 부문까지 총괄하게 되었을 때, 더 젊은 회사로 이직을 고려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베스 콤스탁은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있었죠. 그렇지만 GE의 글로벌한 존재감, 그리고 이멜트 회장이 끊임없이 저를 성장시키려는 열정 때문에 저는 GE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GE의 혁신 전문가 베스 콤스탁은 커리어를 성장시키기 위한 비결을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무시하고 인기 없는 기회에 뛰어들어라. 그리고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