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신성이 되어가는 별이 만들어 내는 행성상 성운.
초신성 잔해 SN 1006는 지구에서 약 7천 광년 떨어져 있다. (이미지 제공: Getty Images)
지난 11월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마인드+머신 2016 컨퍼런스에서 GE는 와이즈아이오(Wise.io) 인수를 발표했다. 기계학습과 지능형 시스템의 선두 기업인 와이즈아이오, 그 사업의 시작은 밤하늘의 별들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지난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천문학과 조슈아 블룸(Joshua Bloom) 교수는 밤 하늘을 망원경으로 찍은 사진 수만 장을 이해하려고 고군분투했다. 밤 하늘의 사진은 모두 검은 사진에 하얀 가루가 뿌려진 것 같아, 육안으로 차이를 판별하기 어려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룸 교수는 통계학과 및 컴퓨터공학과 교수진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기계학습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보면 어떨까라는 조언을 들었다. 기계학습 소프트웨어는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여 수 초 만에 결과를 얻는 강력한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와이즈아이오의 CEO 제프 에르하르트(Jeff Erhardt)에 따르면, 이 알고리즘이 적용된 소프트웨어는 마치 강력한 망원경과 같다. 왜냐하면, 사진 속에 찍힌 수백만 개의 흰 점들을 분석하여 백색 왜성같은 가장 희귀한 우주 현상을 더욱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 교수에게 이 경험은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와 같은 순간이었다. 이후 블룸 교수는 에르하르트와 함께 와이즈아이오를 설립했고, 지금은 버클리에 본사를 둔 이 회사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다. 와이즈아이오는 기계학습 및 인공지능 기술을 천체 관측뿐만 아니라 지상의 과제 해결에도 적용하고 있다. 비즈니스 커뮤니티와 산업계 사람들이 은하계 별들의 수만큼 많은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정교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블룸 교수는 시리우스 쌍성계의 시리우스 B(Sirius B, 우측)와 같은 백색 왜성들을 구분하기 위해
처음 기계학습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미지 제공: Getty Images)
기계학습 소프트웨어는 과거의 패턴으로 이루어진 지도를 바탕으로 예측 모델을 생성한다. 이러한 예측 모델들은 컴퓨터에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면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에르하르트는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거대 산업 기계에 통합하면 지금까지 실현 가능한지조차 몰랐던 수준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수준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 GE디지털은 와이즈아이오 솔루션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및 분석 도구를 활용할 경우 2020년까지 매출 150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10억 달러는 운영 효율성 개선으로 얻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링크)
특히 와이즈아이오는 각종 기계의 가상 복사본을 생성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링크)을 비롯해 GE 가 산업인터넷 플랫폼 프레딕스(Predix)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여러 기계학습 응용프로그램(앱)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 현재 엔지니어들은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사용 시나리오와 관련된 여러 디지털 모델을 만들어, 기계의 부품이 유지보수가 필요한지 아닌지를 결정하고 있다.
와이즈아이오의 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하면 이러한 결정의 일부를 사람의 개입 없이 내릴 수 있게 된다. 와이즈아이오의 소프트웨어는 별들을 분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패턴을 파악하여 즉시 결정을 내리고 필요한 변경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이즈아이오는 이미 핀터레스트(Pinterest), 시트릭스(Citrix), 폭스바겐(Volkswagen) 등의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기업인 핀터레스트의 경우, 와이즈아이오가 수천 건의 사용자 질문을 분석하여 패턴을 파악함으로써 고객의 불만사항을 훨씬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또 다른 예로 오일 및 가스 파이프라인 기업에 대해서는 음압 측정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획득하여,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하고 오일 누출 위험을 알려줄 수 있는 데이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에르하르트는 이러한 방식으로 점검 보고에 소요되는 시간이 수주에서 수일로 단축된다고 말했다.
GE는 다양한 사업 부문에 와이즈아이오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예정이다. 일례로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기계학습 기술을 통해 진단 과정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에르하르트는 “기계가 수십만 장의 이미지를 생성하면 기계학습 기술로 종양이나 암의 기형 진단 과정을 강화하고 자동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