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조 공장에서 녹지 않고 살아남은 눈 뭉치, 병 속에 담긴 번개, 이야기하는 벽. 토마스 에디슨은 이 중 어느 것도 불가능하다고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를 실현할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이 미국 발명가의 날(National Inventors’ Day)로 선언한 에디슨의 생일을 맞아, 올해 GE는 불가능하다고 전해지는 이야기에 도전하며 그의 생일을 축하한다.
미국 뉴욕 니스카유나(Niskayuna)에 소재한 GE글로벌리서치의 스티브 브레시(Steve Buresh)는 재료공학자로, 지난 10년 간 ‘원자로’부터 ‘의료용 영상 기기’까지 GE의 다양한 분야에서서 경험을 쌓아온 엔지니어다. 그는 최근 눈 뭉치를 불구덩이에 넣는 GE의 ‘Unimpossible Missions’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그에게 이번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았다.
GE리포트: 당신의 미션이 눈 뭉치를 불구덩이로 넣었다가 꺼내는 일이었는데, 어떻게 가능했나요?
스티브: 이 프로젝트를 위해 재료 공학자, 엔지니어, 물리학자, 심지어 화학자까지 GE글로벌리서치 전 분야의 전문가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팀원 대부분은 제트엔진과 가스터빈 분야 전문가고, 석유과 가스, 헬스케어와 전력 분야의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의학 분야에서는 뜨거운 열을 견딜 수 있는 X-선의 타겟(Targets)을 위한 재료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통찰력에 크게 도움 받았죠.
GE리포트: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했나요?
스티브: 우선 단열재와 눈 뭉치를 담을 수 있는 용기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 니켈 기반의 초합금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평소 가스터빈의 슈라우드(Shrouds)와 보호 장치에 사용되는 재료인데, 무려 섭씨 1,300도의 열을 견딜 수 있지요. 용기의 벽은 1/8인치 두께로 설계하고, 제트엔진의 외관에 사용되는 알루미나 실리케이트를 소재로 한 섬유계 단열재를 2인치 두께로 내부에 붙였습니다.
GE리포트: 그것만으로 눈이 녹지 않을 수 있나요?
스티브: 아닙니다. 그 외에도 용기의 내부를 드라이 아이스로 채우고,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구를 제작하여 반으로 갈라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눈 뭉치를 잡아주도록 놓아두었죠. 이 정도라면 외부 온도가 섭씨 1,100도라도 내부를 영하 100도까지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GE리포트: 구 형상의 홀더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소재였나요?
스티브: 그렇습니다. ABS 플라스틱으로, 메이커봇(MakerBot) 등 일반적인 3D 프린터에서 사용하는 소재와 같습니다. 이 홀더는 눈 뭉치가 으깨지는 것을 막아주죠. 단열재가 눈 뭉치를 이불처럼 감싸면서 부서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GE리포트: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스티브: 무게가 50파운드를 넘는 보관 용기가 용융 금속과 어떻게 반응할지, 열을 견딜 수 있을지, 우리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주조 공장이 연구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슬래그의 온도를 측정할 도구를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용기를 지지하기 위해 코발트 합금으로 보관함을 설계했습니다. 또, 용기가 슬래그보다 가벼워 둥둥 떠다녔기 때문에 용융 슬래그(Molten slag) 아래에서도 용기를 고정할 수 있어야 했죠.
GE리포트: 용기를 열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나요?
스티브: 용기가 냉각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 드라이 아이스 일부는 없어졌고 용기 외부에는 슬래그와 산화층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 뭉치는 온전한 상태였습니다. 모두 매우 흥분했죠. 연구실에서 재료를 실험할 때, 연구진은 때로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실험이 실패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예측할 수 있는 ‘고상한 실패’죠. 하지만 이 실험은 우리 연구진의 한계를 넘어선 도전이었습니다.
GE리포트: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점은 무엇인가요?
스티브: 저는 용기의 제작, 테스트, 단열재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프로젝트는 몇 주 동안 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성과는 놀라웠습니다. 각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 이들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실현한 것이 진정 GE스토어(GE Store)가 지닌 힘이었습니다. 이런 첨단 기술의 융합이 현실에서 가능한 일임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