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을 혁신으로 이끄는 과학 소식들을 소개한다.
1. 암호 속의 암호
뉴욕대학교 연구진은 스마트폰이나 ATM 화면 등에서 주변 사람의 눈길을 신경 쓰지 않고 보안 접속이 가능한 일루전핀 기술을 선보였다.

일루전핀(IllusionPIN)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이미지가 바뀐다.(사진 출처: NYU Tandon)
무엇인가: 스마트폰 등 휴대용 기기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할 일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보안에 대한 불안감과 의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그런 불안감을 가진 이들에게 희소식이 등장했다. 뉴욕대 공과대학(NYU Tandon School of Engineering)의 연구진이 개발한 신기술, ‘일루전핀(IllusionPIN)’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ATM 기기나 그 외 전자기기의 화면에 뜨는 정보를 자동으로 보호한다. 기기 사용자는 화면에 뜨는 내용을 정확히 볼 수 있지만, 한 발짝만 떨어져 있어도 사용자가 보고 있는 내용과 완전히 다른 것을 보게 된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일루전핀 기술은 고공간주파수에서 하나, 저공간주파수에서 하나, 이렇게 한 화면에 두 종류의 이미지를 동시에 띄워,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를 보도록 한 것이다. “일루전핀을 실행하는 기기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용자에게는 숫자 키패드가 보이지만, 그보다 조금 더 떨어진 거리에서 화면을 보는 타인에게는 전혀 다른 키패드가 보인다”고 메몬 교수는 설명한다.
왜 중요한가: 이 새로운 기술은 어깨 너머로 민감한 정보를 훔쳐보는 ‘숄더 서핑(Shoulder Surfing)’과 같은 잠재적인 절도 행위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일루전핀은 다른 사람이 내 스마트폰 화면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심적 안정감은 물론이고, 보안 수준도 한 차원 올려놓는다. 뉴욕대 공과대학 연구팀의 나시르 메몬(Nasir Memon) 교수는 연구 성과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목표는 기기에 부담을 주지 않고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비밀번호(PIN) 인증의 탄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일루전핀은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마다 프로그램이 리셋되기 때문에 어깨 너머로 훔쳐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전 테스트에서 일루전핀 기술은 숄더 서핑을 100% 막아냈다.
2.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섬유, 거미줄
이탈리에서 가장 튼튼하고 질긴 섬유로 거미줄을 양산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교의 연구진은 거미를 탄소 나노 입자에 노출시킴으로써 거미줄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무엇인가: 북부 이탈리아의 산악도시 트렌토에 있는 트렌토대학교(University of Trento)의 연구진은 보통의 거미줄보다 3배 강하고 10배는 질긴 거미줄(Spider Silk)을 생산하는 거미 배양법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팀장인 니콜라 푸그노(Nicola Pugno) 교수는 이를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튼튼한 섬유”라고 부른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푸그노 교수의 연구팀은 탄소 나노 입자가 함유된 액체에 거미를 노출시킴으로써 거미줄의 강도를 높였다. 푸그노 교수는 인간이 만든 물질과 자연 과정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생물학적 구조 소재와 강화물질의 자연적 혼합은 다른 동식물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나아가 혁신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생체합성소재(Bionicomposites)’의 새 지평을 열 것입니다.”
왜 중요한가: 푸그노 교수가 개발한 거미 섬유는 방탄조끼에 사용되는 등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섬유로 불리던 케블라(Kevlar)보다 강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방탄복부터 고강도 낙하산까지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
3. 발화 걱정 없는 다이아몬드 전지
필라델피아 드렉셀대학 연구진은 나노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발화 위험을 없앤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드렉셀대학교에서 리튬이온전지에 나노 다이아몬드를 첨가해 단락이나 용융을 유발하는 덴드라이트의 형성과 성장을 막는 방법을 발견했다.(사진 출처: Drexel University)
무엇인가: 지난 여름, 미국 필라델피아의 드렉셀대학교(Drexel University) 연구진이 미세 나노 다이아몬드를 전해액에 첨가함으로써, 충전식 리튬이온전지의 발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리튬이온전지를 반복적으로 충전하다 보면 내부에 수상돌기(Dendrites)라는 미세한 줄기가 성장해, 전지 내부에서 양·음극을 분리하고 있는 막을 뚫게 된다. 이 경우 전지 내 단락이 발생해 전해액이 타면서, 이것이 발화로 이어지곤 했다. 하지만 전해액에 나노 다이아몬드를 첨가하면 리튬 입자가 마치 다이아몬드 결정처럼 균일하게 쌓인다. 전지를 손상시키는 수상돌기가 생성되는 대신 리튬과 나노 다이아몬드가 균일한 모양의 결정 구조를 만들어, 마찰 없이 미끄러지며 서로를 지나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
왜 중요한가: 리튬이온전지는 수명이 매우 길어, 휴대전화,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기기 제조사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전지이다. 하지만 재충전을 반복하다 보면 발화 위험성이 높아져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나노 다이아몬드 전지는 발화 및 폭발에 대한 위험성을 감소시켜 수 천 종류에 이르는 전자 기기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으며, 복잡한 대형의 대용량 배터리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