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나 제조업이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어떤 모습을 떠올릴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제조업 과정은, 원자재를 들여와 조립이나 제조의 공정을 거치고 포장해서 판매한 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정도가 아닐까? 사실 지금까지의 제조업은 이름 그대로 ‘제조’에 강조점이 찍히게 마련이었다. 제조업체와 고객과의 관계는 애프터서비스(after-sale service), 즉 제품을 판매한 후 그 물건과 관련된 소모품을 제공하고 고장을 고쳐주는 정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지금까지 제조업에서 ‘첨단기술’은 남다른 제품을 개발해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달라진 제조업, 진화하는 GE
GE는 우리가 알던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에서는, 제조 기업의 역할은 제품을 판매하는 데에서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판매 이후 운영과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첨단기술 역시 제품개발 단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능을 발휘하는 운영 과정에서 더 큰 활약을 하게 된다.
GE의 진화와 제조업계의 변화 한가운데에는 첨단산업기술이 자리한다. 지난 3년간 GE는 미국, 유럽, 중국에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했고 소프트웨어와 분석분야에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해왔다. GE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눈지아타는 이런 과감한 투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GE는 사람과 기계, 데이터를 연결하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GE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쌓아왔습니다. GE가 만든 수많은 기계가 전세계 각 산업 분야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GE가 만든 약 28,200대의 제트 엔진, 약 21,500대의 기관차, 약 1,400,000대의 의료기기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장비들을 산업인터넷으로 연결해줄 소프트웨어 플랫폼 프레딕스™ (Predix™)가 있습니다.” (링크)
GE는 이미 철도에서 헬스케어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수십 가지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프레딕스 플랫폼으로 인해,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많은 일들이 가능해졌다. 새로운 변화의 영역은 너무나 넓다. 각종 발전소나 광산의 효율을 최대화하며, 실시간으로 전력 수급 상황을 알 수 있으며, 심해의 원유 시추장비의 폭발을 방지하고 고장이나 정비시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항공기나 열차의 연료 및 연료를 실시간으로 관리하여 교통 시스템까지 최적화한다. 원유나 가스를 운송하는 파이프라인부터,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의 각종 장비들까지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운영되어 사람들의 시간과 에너지 손실이 줄어든다. 크게는 한 사회를 움직이는 인프라 산업부터, 작게는 우리들의 병원 예약이나, 환자들의 투약 시간까지 최적화된 상태로 움직이는 것이다.
경제와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산업인터넷
GE의 산업인터넷 기술과 프리딕스 플랫폼은, 제조 이후의 장비와 기계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가동중인 각종 장비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운용 방법을 새롭게 제안하여, 말 그대로 최적화된 활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과거처럼 소모품을 교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고장이나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문제를 예방하여 이로 인한 운휴 시간을 최소로 줄인 것이다. 또한 기업이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 장비나 기계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여 사용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효율의 극대화는 곧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로 직결된다.
GE의 이코노미스트 아눈지아타의 말처럼, 산업인터넷과 첨단제조기술은 개별 기계와 시스템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생겨난 변화는 경제 규모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바꾸게 된다. 이제 예전처럼 1차, 2차, 3차 산업이라고 분류하는 접근법은 유효성이 떨어진다. 서비스와 생산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모든 산업들을 서로 융합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이런 파라다임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즉 산업인터넷 기술과 물리적 기계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통합하여, 새롭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실제로 연구개발 과정과 엔지니어링, 생산과정이 첨단기술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공장이 등장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전 세계의 아이디어가 한곳으로 모이고, 그 아이디어들이 곧바로 시제품으로 태어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이러한 제조 시스템을 GE는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라고 부르고 있다.
산업인터넷 이해하기(링크)
산업인터넷의 미래를 제안한 GE의 보고서(The Value of Interconnectedness, 상호연결의 가치)에서는 “연결된 기계는 지금까지의 기계와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상호연결이 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디지털과 물리적 기계를 연결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방식을 우리는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GE는 새로운 산업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제조기업을 만들 것 입니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이 말처럼 제조업의 형태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사고방식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이 시작되었다.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은 비단 산업 분야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들 역시 이 변화로 인한 새로운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