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전인 1880년 토마스 에디슨은 백열전구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후 백열전구의 독특한 형태는 시간 속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져왔다. 전구의 모양은 세계적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의미하는 아이콘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일까? 고전적인 전구의 형태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반적인 전구의 형태는 거의 1세기에 이르는 시간 동안 유지되어왔다.
하지만 이런 전구 형태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백열전구 사용이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으며, 전구 모양의 형광등(the compact fluorescent lamp, CFL)도 더 효율이 높은 발광 다이오드(LED)로 교체될 예정이다. LED 조명은 기술 특성상 전통적인 백열전구 형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평면으로, 곡면이나 자유로운 형상으로,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의 조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LED 전구는 다양한 형태로 제조할 수 있다.
GE 라이팅 제품인 원통형 LED ‘브라이트 스틱(Bright Stick)’이 작업대를 비추고 있다.
GE라이팅의 톰 보일(Tom Boyle) 가전조명담당 수석 혁신 매니저는 과일인 서양 배(혹은 A라인) 모양의 전통적인 전구는 처음에는 입으로 유리를 불어서 만드는 수공예 기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최초로 제작된 GE의 LED 전구도 서양 배 모양이었지만, 이런 형태를 택한 것은 단순히 심리적인 이유가 컸습니다. 사람들이 이 모양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형태가 최선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GE는 최근 60와트의 CFL을 대체할 새로운 LED 전구 ‘브라이트 스틱(Bright Stick)’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마치 립스틱을 확대한 것처럼 날씬하며 전체가 하얗다. 바닥엔 은색 에디슨 스크류 베이스가 장착되어 있다. 미국 전역에 있는 홈 디포(Home Depot)에서 3개 세트에 1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다양한 형상으로 제조 가능한 전구
“미국에는 약 40억 개의 전구 소켓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LED 전구는 10분의 1도 안 되지요. 따라서 앞으로 사업 가능성이 무한합니다. 10년 후에는 점유율이 50%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톰 보일 수석 혁신 매니저가 밝히는 LED 전구의 사업 전망이다.

초기의 백열전구를 만드는 유리 공예 장인의 모습
GE의 엔지니어 닉 홀로니약(Nick Holonyak)이 지난 1963년 가시광을 방출하는 LED를 발명했다.
최근 5년간 이 기술은 여러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LED의 효율이 몇 년 사이에 매년 7% 가까이 향상됨에 따라, 전구를 더 작게 만들고 방열판이나 냉각 핀의 크기도 감소시킬 수 있었다. 가격도 2011년 이후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여, 50달러이던 60와트 상당의 LED 전구를 지금은 5달러 미만으로 살 수 있다.
브라이트 스틱의 수명은 1만 5000시간으로, 하루에 3시간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14년을 사용할 수 있다. 또 CFL보다 에너지를 80%나 절약할 수 있으며, 스위치를 넣으면 즉각 켜지고, 특별한 재활용 기술이 필요한 수은 등의 유해 중금속을 전혀 포함하지 않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GE는 LED 전구의 디자인을 5가지 시안으로 시험한 후, 스틱형으로 최종결정했다. 톰 보일은 그 선택의 이유에 대해 “고급스럽고 단순한 디자인을 원했습니다. A라인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죠. LED는 어느 디자인에서나 빛의 분산이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스틱형이 운송과 보관에 훨씬 용이하죠.”라고 밝혔다.

에디슨은 1879년 백열전구의 특허를 출원했고, 1880년 1월에 특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전구 바닥에 붙어 있는 에디슨 나사(Screw) 베이스이다. 에디슨은 백열전구의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전구를 교체하는 방법이 간단하고 효율적이어야 함을 깨닫고 뉴저지 멘로 파크에 있는 자신의 연구소에서 이 나사 베이스를 발명했다. 1900년의 어느 날 저녁,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던 에디슨에 영감을 준 것은 사무실에 있던 등유 캔 뚜껑의 내부 디자인이었다. 이때 에디슨은 “이거라면 전구에도 소켓 베이스에도 최고”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1세기 전, 세계의 생활 양식을 변화시킨 에디슨의 백열전구는 이제 ‘소켓’에만 그 흔적을 남기고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백열전구를 만들고 실용화했던 혁신의 정신은 GE의 새로운 LED에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다.

토머스 에디슨(오른쪽)이 발명한 수많은 물건 중에서도
전구는 오늘날까지 가장 밝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