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2014 빅 M 콘퍼런스(Big M Conference)’는 미래의 제조기술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게 될지를 보여준 자리였다. 콘퍼런스가 열린 디트로이트는 바로, 제조기술의 성장과 생산성을 낳은 현대적인 자동차 생산 라인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포드자동차 T모델의 생산 라인)
오늘날 제조기술 분야에서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라고 부르는 새로운 생산 라인이 등장하고 있다. 그 덕분에 엄청난 생산성 개선이 이루어진다. 현실에서 우리는 디지털 기술 덕분에 친구들과 연락하거나, 물건을 구매하고, 은행업무를 보는 등 입하며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산업현장으로 가져오면 “생각하는 공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생산의 공정 전체를 디지털 프로세스로 완전히 연결할 수 있으면 이런 기대는 현실이 될 수 있다.
20/20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디지털 통합으로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GE의 추산에 따르면, 미래에 공장을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20/20 비전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비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제품개발주기 20% 단축
• 제조와 공급망 효율 20% 향상
20%라는 숫자가 제조 부문에서 얼마만큼의 변화를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 GE 같은 대기업의 경우 1%의 변화가 각각 5억 달러 이상의 잠재적 비용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으로 대신할 수 있을 듯하다.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무척 큰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20세기에 제조업은 기계와 도구의 발달에 힘입어 성장할 수 있었다. 최근의 제조업에서는 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조 프로세스를 더 스마트하게 만들고, 혁신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성장을 도모해왔다. 예를 들어 도요타 자동차는 린 제조 방식(Lean Manufacturing)을 도입하여 제품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데에 성공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정보기술에서 일어난 비약적 발전과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21세기 소비자의 일상 생활에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많은 양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집에 전화를 해서 저녁식사 메뉴를 정하기도 하고, 피자를 시키거나, 단골 식당에 요리를 주문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 오후 6시까지 집에 들어오라고 문자를 보내거나, 더운 여름날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원격으로 에어컨을 작동시켜 집을 시원하게 해놓을 수도 있다.
GE는 이미 산업인터넷(사물인터넷)의 힘을 제품과 서비스 분야로 옮겨 놓았다. 제트엔진 같은 GE 제품에 센서를 부착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 제품이 언제 유지보수가 필요할지 예측하며, 계획된 정비 외에는 불시에 정비가 필요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연비를 극대화하고 열차운행을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기관차도 생산 중이다. 또한 더 효율적, 효과적으로 전력 생산과 공급을 조정하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즉 “이야기를 하는” 풍력발전터빈도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 GE는 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산업인터넷(사물인터넷)과 디지털 세계의 힘을 GE와 파트너 기업의 작업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저녁 메뉴를 결정하려고 가족과 연락할 때와 마찬가지로, 제품설계자, 가상제조 엔지니어, 작업현장 관리자, 공급망 파트너들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그에 적합한 생태계가 필요하다. 인프라와 기술은 존재하고 있지만 이들이 함께 모여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제조 분야를 아는 사람이라면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GE가 원하는 변화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동시에 서로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뒤섞인 매우 복잡한 시스템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안 GE는 21세기 공장의 비전을 어떻게 실현할지 심사숙고 해왔다. 20/20 비전은 다음의 4가지 축을 발판으로 하여 실현될 것이다.
1. 가상 제조(Virtual manufacturing)
최근에는 제품이나 부품을 실제 작업 현장에서 다루기 전에 가상으로 설계하거나 어떻게 생산될지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공급망의 여러 부문에서 설계와 시뮬레이션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 게다가 많은 가상 설계와 시뮬레이션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GE는 제조시설 내부에서 차이가 존재하거나, GE와 공급망 파트너들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에 연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지능을 갖춘 기계(Intelligent Machines)
대규모 자동차 공장의 작업 현장은 자동화와 지능화가 높은 수준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필요한 곳으로 전송해주는 센서에 힘입은 결과이다. 그러나 자동차 공장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센서에 의한 자동화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노후화된 공장에서는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기계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는 있으나 공장의 다른 기계와 연결되어 있지 않아 그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없는 기계도 있다. GE는 이런 차이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작업 현장에서 기계들이 공장 시스템과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소통하여, 예고 없이 멈추지 않고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3. 유연한 공장(Flexible Factories)
공장 관리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아마, 생산성·효율·민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공장 가동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일 듯하다. 생산 라인이 생기면서 공장의 생산성이 대폭 향상되었지만,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최적시스템 조정과 생산과정 변화는 아직 그 실행이 쉽지 않다. GE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더 빠르고 쉽게 제조 공정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한 작업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비로소 ‘멈추지 않는 공장’을 진정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4. 재구성이 가능한 공급망(Reconfigurable Supply Chains)
오늘날 대부분의 공장은 소품종 대량 생산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소비자나 고객들이 맞춤형 솔루션을 원하는 시대가 왔다. GE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지역별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신속하게 고객니즈에 맞추어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 되었다. GE는 공급망과 긴밀히 협력하여 공장 가동을 쉽게 재구성하여,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고객들은 점점 더 짧은 시간 안에 결과가 나오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민첩한 제조기술과 공급망은 경쟁력 있는 무기가 된다. 이런 민첩성을 구현하기 위해, 공급망을 완벽히 파악하여 재고와 주문 처리를 최적화해야 한다.
‘생각하는 공장’ 즉 21세기형 디지털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이 4가지 축마다 각각 강력한 IT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를 통해 공급망을 하나로 묶어, 정보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전송하는 데이터 통신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 제조공정의 모든 데이터 시스템을 통합하는 공통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필요하다. GE는 IT 지원 네트워크를 공급하기 위해 이 두 가지를 구축한 것이다.
이런 IT 인프라는 앞으로 데이터를 정보로 전환시키기 위한 분석기술과 공장가동 최적화에 쓰일 수 있는 지식을 필요로 할 것이다. 나아가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인데) IT 인프라는 GE 팀들을 통한 피드백 루프를 구성하고, 제품의 생산·이용·서비스 방식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생산과 설계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상황 속에서 점점 더 서로 연결되며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경제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위에서 살펴본 4가지 축이 필수적이라 볼 수 있다. 우리가 이미 경험한 바처럼 공급망은 완전히 글로벌화되었기에 전세계의 물리학적·지정학적 충격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국민 소득을 더 빨리 증가시키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기업만이 아니라 정부에서도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생각하는 공장은 강력한 글로벌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엔진이 될 것이다. 결국, 생각하는 공장의 디지털 스레드는 글로벌 경제 내에서 더 효율적이고 유연한 링크를 만들어내고, 더 큰 생산성 증대와 더 빠른 혁신을 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완벽하게 연결된 디지털 스레드 구축을 위해서는 GE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지만, 다른 많은 기관들의 동참 역시 중요하다. 디지털 스레드 구축은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국가 제조기술 주도전략(National Manufacturing Initiative)의 핵심 미션이기도 하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디지털 제조기술 혁신 연구소(Digital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에 GE가 산업분야 핵심 파트너로 참여했고, 디지털 스레드를 실현할 신기술 촉진을 위해 산업-정부-학계를 포함하는 다양한 팀이 구성되었다. 이 연구소는 디지털 도구에 관한 교육과 접근성을 확대하여 중소 공급업체가 더 혁신할 수 있고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생각하는 공장은 아직은 비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모든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려는 GE와 다른 주체들의 노력으로 그 시작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0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인터넷으로 소비자들의 삶이 빠르게 변화한 것처럼, 산업계에서도 눈부신 속도의 변화가 일어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