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술은 어디까지 진보하게 될까? 최근 이 기술의 발전 동향을 보면 새삼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이제는 하늘을 나는 여객기도 이 기술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차세대 LEAP의 첫번째 생산품이 시험과정을 거치고 있다.
GE항공(GE Aviation)은 미국 인디애나 라파예트에 제트 여객기 엔진을 생산하는 새로운 조립 공장을 건설한다. 내열성이 뛰어난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소재(CMC) 같은 차세대 소재를 이용한 이 엔진은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연료 노즐과 탄소섬유 복합소재 팬 블레이드를 장착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LEAP이라는 이름의 이 차세대 엔진은 2016년 이후 에어버스 A320 네오 기종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재 GE항공이 생산하는 항공기 엔진 중 가장 높은 인기를 기록, 이미 20개 나라에서 6,000건이 넘는 주문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액수로는 80조원에 달하는 기록이다. LEAP 엔진은 GE와 프랑스 엔진기업 스넥마(Snecma)의 합작 벤처 기업 CFM 인터내셔널이 개발 중이다.

첫번째 LEAP 엔진이 캐나다에서 아이싱 테스트(빙결시험)를 거치고 있다.
차세대 단거리 항공기에 LEAP 엔진을 채택한 기종은 에어버스 A320 네오, 보잉 B737 맥스, 코맥(COMAC) C919 등이다. 단거리 운행 여객기 시장은 앞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단거리 운행은 전체 항공 시장의 47%를 차지하지만, 향후 20년 이내 70%를 상회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GE항공의 인디애나 라파예트 공장 건설에는 약 1천억원의 비용이 투자된다. 2020년까지 200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게 되는 이곳의 생산 라인에는 영상기반 자동검사시스템(Automated Vision Inspection Systems)이나 무선을 이용한 부품 관리 같은 신기술이 적용되어 생산성을 높이게 된다. 라파예트 공장은 GE항공이 최근 7년 사이 새롭게 건설한 7곳의 공장 가운데 하나이다. 이 공장들로 2500명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
LEAP 엔진 한 개에는, 3D 프린팅으로 만든 연료 노즐(위 사진 참조) 19개와 4세대 탄소섬유 복합소재 블레이드, 내열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재 (CMC) 부품들이 들어간다.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노즐의 내구성은 기존 제품보다 5배나 좋다. 또한 용접 부위가 25곳에서 5분의 1 수준인 5곳으로 줄어, 훨씬 더 기능적이기도 하다.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소재 부품은 무게와 내열성 부분에서 금속 부품을 능가한다. 기존 금속 부품과 비교할 때 무게는 3분의 2 정도로 줄고, 내열성은 20% 이상 늘어났다. GE항공의 생산담당 임원 마이클 커프먼 씨는 이렇게 말한다.
“설계를 할 때 무게를 줄이면 생각보다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가벼운 블레이드를 사용하게 되면 기존의 두꺼운 니켈 합금 터빈 디스크는 필요가 없어지죠. 원심력이 줄기 때문에 베어링이나 다른 부품도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물리학의 기초 원리 그대로죠.”
신기술 덕분에 LEAP 엔진은 기존의 금속제 엔진보다 수백 kg이나 가벼워졌고, 신소재로 인해 열효율과 엔진효율도 높아졌다. “소재 기술을 계속 연구 중입니다. 소재가 달라지면 더 가볍고, 더 효율성 높은 제트 엔진을 만들 수 있게 되죠. 그 결과 이 엔진을 사용하는 항공기는 더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움직이게 됩니다.” 커프먼 씨는 이렇게 덧붙인다.
첫 번째 LEAP 엔진은 이미 개발을 마치고 인증을 위한 테스트 과정에 들어갔다. 미국 오하이오·프랑스·캐나다 등지에서 엔진 시스템과 작동성 등을 테스트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실시되고 있다. 지상 테스트와 비행 테스트를 받기 위해 LEAP 엔진은 60번의 분해-재조립과정을 거치게 된다. 엔진이 15년 간 운항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테스트는 2016년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CFM의 셰이커 셔루어(Chaker Chahrour) 부사장은 “우리는 가능한 모든 테스트 프로그램에서 엔진을 가동하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GE가 만든 34,000개의 상용 엔진이 하늘을 날고 있다. 향후 6년 이내에 이보다 15% 증가한 41,000개의 엔진이 항공기에 장착될 예정이다. GE항공은 2013년 말 기준 125조원 상당의 수주 잔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사이 20%나 증가한 것이다.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GE항공은 2017년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3조 5천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런 성장은 오랜 투자와 연구 개발의 결과로,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GE는 매년 1조원을 제트엔진 연구 개발에 투자했고 LEAP 엔진은 그 연구가 이뤄낸 결실의 하나일 뿐이다. GE 글로벌리서치센터의 연구진은 지난 20년 동안 LEAP 엔진에 적용한 첨단 기술인 3D프린팅과 신소재인 세라믹 매트릭스 복합소재(CMC)를 연구해왔다.